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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백선엽 친일행적이 조작? 퍼지는 역사왜곡

인주백작 2020. 7. 23. 17:30

[팩트체크] 백선엽 친일행적이 조작? 퍼지는 역사왜곡

이가혁 기자 입력 2020.07.21. 21:32

 

[유튜브 '조갑제TV' (지난 3일) : 그러면 백선엽 장군한테 독립군을 토벌했다는 말을 할 수가 없잖아요. (그거

는 누명을 씌우는 거죠, 어떻게 보면.)]
[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 (지난 6월 11일) : (간도특설대) 부대원들은 자기 가족과 동족을 지켜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는 합법적인 물리력이었다.]

[앵커]
고 백선엽 장군 친일 행적이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 누가, 무슨 근거로 이런 역사왜곡 주장을 하고 있는지,

이가혁 기자와 팩트체크해 보겠습니다.

이가혁 기자, 백 장군이 복무한 곳이 간도특설대라는 부대인데, 여기에 대한 역사적 판단을 뒤집겠다는 거

죠. 가능한 얘깁니까?

[기자]
가능하지 않습니다. 2010년 초반부터 보수진영 일각에서 이런 주장 나왔는데, 최근에는 역사왜곡으로 비판

받는 '반일종족주의' 책 저자, 또 보수 유튜브를 중심으로 이런 주장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간도특설대는 과거 일제가 중국에 세운 만주국의 군대입니다.
일본 관동군 지휘를 받아서 특히 중국 북간도 내 항일세력 토벌을 위해 조직한 부대죠.

백 장군은 1943년부터 1945년까지 여기서 장교로 복무해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올랐습니다.
먼저, '간도특설대가 독립군을 잡는 게 아니라 만주 내 조선인을 보호했다'는 주장, 근거 없는 왜곡입니다.


1970년 일본 만주국군 간행위원회가 펴낸 책 보시죠.
부대 설립 취지는 "애국적 자각심과 협력심을 결집"시키기 위해서, "조선인 거주지구에 조선인 부대를 배

치"하는 "정치적 고려"였다고 나옵니다.

조선인을 앞세워 조선인과 중국인, 탄압하고 이간하는 이이제이 전략이라는 게, 정설입니다.
유튜브 영상에 근거라며 나오는 자료들도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먼저 영상보시죠.

[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 (지난 6월 11일) : (간도특설대가) 자기 자신들을 감시하고 탄압하는데 이런 부대

가 나온다는데… (신설 축하대회도 하고 용정에서도 축하대회가 있었고.)]

당시 만주 조선인들이 간도특설대를 환영하고 고마워했다는 주장인데요.
근거를 보면 하나는 당시 대표적 친일신문인 간도신보, 다른 하나는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입니다.


그 당시 공식 발행된 매체에선 이런 일제 당국의 선전 논리가 나오는 건 당연하겠죠.
역사학계에선 이렇게 무비판적으로 사료해석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당시 항일세력 활동을 무조건 '비적, 마적일 뿐'이라고 비하하는 이런 기사들 역시 일제의 시각입니다.

[앵커]
백 장군이 간도특설대 활동하던 시기에는 조선인 항일세력은 없고 중국인들뿐이었다, 그러니까 독립군 탄

압을 직접 한 것은 아니다는 주장도 많이 나오더군요?

[기자]
역시 우리 독립운동사에 반하는 주장일 뿐입니다.

1940년 전후로 중국과 사회주의 계열 독립군이 연합한 '동북항일연군'이 사실상 궤멸한 건 사실입니다.

간도특설대가 대대적으로 탄압을 벌인 결과입니다.

백 장군이 복무한 건 그 이후인 1943년부터 2년간이지만, 간도특설대의 목표가 바뀐 건 아닙니다.
이 시기에도 간도특설대는 세 군데 지역에서 양민을 살해하고, 고문, 약탈, 방화, 성범죄를 저지릅니다.

중국 팔로군과 싸웠다지만, 저 중에서, 피해자 중에서 조선인이 섞여 있을 가능성도 충분히 큽니다
1993년 백 장군이 일본어로 펴낸 책에는 "우리가 추격했던 게릴라 중 많은 조선인이 섞여있었다" "동포에게

총을 겨눈 것은 사실"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상해 임시정부든 만주 쪽 사회주의 계열이든 당시 항일운동이 중국과 손잡고 이뤄졌다는 건, 우리 역사학계

기본 시각입니다.

[앵커]
친일행위자로 결정한 것도 우리 법조문에 따른 것이잖아요?

[기자]
네,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는 2009년 당시 진상규명법 요건에 따라 간도특설대 장교로 복무한 것

만으로도 친일행위라고 결정한 겁니다.

구체적인 개인 행적까지 따질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간도특설대는 당시 가장 적극적으로 일본 제국주의에 앞

장선 단체였다는 뜻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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