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국회 통째로 세종시 이전, 가능한가?
이가혁 기자 입력 2020.07.20. 21:36수정 2020.07.20. 21:44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행정수도를 제대로 완성할 것을 제안합니다. 길거리 국장, 카톡 과장을 줄
이려면 국회가 통째로 세종시로 이전해야 합니다.]
[김종인/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 헌법재판소 판결문에 의해서 그렇게 할수 없다는 것이 이미 결정이
됐는데…]
[앵커]
국회를 통째로 세종시로 이전하자는 주장이 다시 나왔습니다. 야당은 이런 제안에 일단 동조하지 않겠다는
분위기입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와 함께 실현 가능성 따져보겠습니다.
이가혁 기자, 국회를 이전하는 게 건물만 그냥 옮기면 되는 게 아니잖아요?
[기자]
그렇죠. 헌법재판소 표현 그대로 따르면 '정치·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하는 기관의 소재지가 수도'입니다.
즉 국회와 청와대 등이 있는 곳인 서울이 우리 헌법이 정한 유일한 수도라는 겁니다.
조문으로 명시된 것은 아니지만 수백 년 동안 그렇게 인정되어 온 이른바 관습 헌법이라는 게 우리 헌법재
판소의 판단이죠.
그래서 현재 세종시가 행정수도가 아니라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됐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그 논리에 따르면 국회의 소재지를 옮기기 위해서는 개헌, 헌법을 고쳐야 한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개헌이 전제조건입니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구체적으로 말을 하지 않았는데, 김종인 비대위원장 말대로 개헌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계획입니다.
2004년 당시 헌법재판소도 수도가 서울이라는 관습헌법, 이거 폐지하려면 법률이 아닌 헌법을 개정해야 한
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했다가 폐기된 개헌안 제3조 2항에도 대한민국 수도에 관한 사항은 법
률로 한다, 이렇게 문구가 들어갔습니다.
즉 서울만을 수도로 보는 관습헌법을 벗어나서 수도에 관한 사항을 별도로 따로 법을 정해서 행정수도 정책
을 펼 수 있는 방안을 두었던 것이죠.
[앵커]
그런데 서울로 쏠린 기능을 세종시로 더 옮겨야 한다는 데는 사실 여야 할 것 없이 이견이 없던 부분 아닙
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7년에 제19대 대통령 선거 때를 좀 기억을 다시 되돌려보면요.
당시 주요 5당 후보 모두 좀 어정쩡한 상태인 세종시를 행정수도로써 더욱 발전시키겠다, 이런 공약을 냈습
니다.
특히 당시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후보는 공약집에 개헌 사항임을 명시했고요.
단 문 후보 공약집을 보면 행자부, 미래부를 세종시로 이전, 국회 분원을 설치 등의 대안이 들어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국회 이전하고 분원은 또 다른 얘기인 거잖아요. 그러니까 서울에 기존 걸 두고 세종시에 추가로 만
든다는 건데 이러면 헌법적으로 문제가 없습니까?
[기자]
지난 4월의 총선 때를 돌려보면요.
세종을 지역구에 출마한 김병준 당시 통합당 후보는 개헌 없이 국회 분원을 더 비중 있게 사용하면 행정수
도는 사실상 완성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위헌이 될 소지가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세종 분원 시나리오를 검토한 국회 용역보고서를 보면 개헌 없이 본회의나 국회 상임위 등 핵심
기능을 일부라도 분원을 따로 만들어서 옮기면 위헌 소지가 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임지봉/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너무너무 명백합니다. 명칭을 분원으로 하건, 본원으로 하건 관계없
이 국회의 정치·행정의 중추 기능을 하는 국회의 부서가 간다면 그건 수도 이전으로서 위헌이라는 겁니다.]
[기자]
오늘 김태년 원내대표가 말한 행정수도 이전 취지를 생각하면 국회가 개헌안을 통과시킨 후에 국민투표를
거쳐서 그야말로 개헌을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수도가 꼭 서울일 필요는 없다, 이런 국민의 뜻, 민의를 확인하는 국민투표를 따로 치러서
위헌 소지를 없애는 방법 정도가 가능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CopyrightsⓒJTBC, All Rights Reserved.
'오늘의 팩트체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팩트체크] 백선엽 친일행적이 조작? 퍼지는 역사왜곡 (0) | 2020.07.23 |
---|---|
'북한 괴문서' 팩트체크 나섰지만 방송 못 한 사연 (0) | 2020.07.21 |
[팩트체크] 코로나 덕 봤나… 유행병 확 줄었다 (0) | 2020.07.19 |
[TF팩트체크] 김호중은 입영 연기 '730일'을 넘겼을까? (0) | 2020.07.17 |
[팩트체크] 해외입국자, 장례식 '상주' 될 수 있나? (0) | 2020.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