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보다 기술 창업 중심으로"
김영배 입력 2021. 04. 25. 11:06
산업연구원, '스핀오프' 창업 202개사 실태 조사
"43세, 석·박사, 기술·연구 부서 출신" 주류
43.4세. 산업연구원이 스핀오프(분사) 방식으로 생겨난 기업 202개사의 실태를 조사해 25일 내놓은 결과에서 나타난 창
업자의 창업 당시 평균 나이다. 창업자의 출신을 보면 석·박사(41.6%), 기술·연구 부서(58.4%) 비중이 높아 고학력·기술 중
심형으로 창업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맨땅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기업에서 갈라져 나오는 방식의 스핀오프 창업은 시장 조기 안착→투자금 회수→
재투자로 이어지는 창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과 창업자의 상생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가 사내벤
처 육성 프로그램을 마련해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배경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운영 중인 이 프로그
램에 선정된 창업 기업은 395개사에 이른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한 스핀오프 창업자의 창업 준비 기간은 평균 21.9개월이었다. 창업 당시 대상으로 삼은 제품(기술)의
시장 상황에 대해선 “도입기·성장기“였다는 응답 비율이 81.7%로 높게 나타나 ‘모험 추구형’으로 분석됐다.
창업 의사 결정에 영향을 끼친 요인으로는 직장 경험(86.6%), 학교 교육(3.0%), 가정 교육(2.0%)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진행한 양현봉 선임연구위원은 “대기업 중심으로 분사 창업을 활성화하는 분위기와 함께, 스핀오프 창업에 대한 정부 지
원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면서 ‘직장 근무 경험’이 창업 결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창업 당시 조달하는 창업자금의 구성은 정부 지원금(35.0%), 은행 융자금(21.4%), 모기업 지원자금(20.1%) 순으로 조사됐
다. 엔젤·벤처캐피탈 같은 민간 벤처자금 비중은 8.9%로 비교적 낮았다.
창업 애로사항으로는 ‘판로 확보·안정적 수익에 대한 불안감’(35.6%), ‘창업 성공까지 생활자금 확보’(29.7%), ‘창업자금 확
보’(26.2%), ‘실패·재기 두려움’(6.4%) 순으로 높게 꼽혔다. 만점 5점 척도로 스핀오프 창업 지원제도에 대한 인지도를 조
사한 결과에선 3.7점으로 낮게 나타났다. 제도 활용도와 만족도 역시 각각 3.8점, 3.7점으로 낮았다. 지원제도 운영·활용
에 따른 문제점으로는 ‘정부 창업자금 등 지원제도 부족’(30.7%), ‘제도 운영 모기업에 대한 금융·세제 혜택 미흡’(21.3%),
‘사내벤처·스핀오프 지원제도 신청·활용 절차 복잡’(12.9%) 등을 주로 꼽았다.
양 위원은 “기업발 스핀오프 창업자의 창업 당시 평균 연령이 43.4세로 조사됐다는 점을 감안해 창업 정책의 중점 대상
을 연령 제한을 두지 않는 ‘기술 창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전환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청년층 위주로
운영해온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대·중소기업 노동자 등으로 넓혀 추진하고, 선순환 창업자금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민간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양 위원은 덧붙였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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