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등장에 지지와 규탄 목소리로 아수라장 된 대구검찰청
백경열·허진무 기자 입력 2021. 03. 03. 17:15 수정 2021. 03. 03. 17:52
[경향신문]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대구고검·지검에 나타나자 주변은 지지와 규탄의 목소리로 아수라장이 됐다. 윤 총장은 전날 언
론 인터뷰를 통해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추진을 공개 비판하면서 ‘여론전’에 나섰다.
윤 총장이 대구를 방문한 명분은 직원 간담회였지만 그의 발언을 들으려는 시민과 취재진이 일찌감치 모여들었다. 그가
도착하기 전부터 대구검찰청 앞에서는 ‘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 “윤석열 총장님 만세”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윤 총장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 20여개도 담장을 따라 놓였다. 인근 도로에서는 검찰개혁을 주장
하는 시민들이 “윤석열 탄핵”이라고 적은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날 오후 1시58분쯤 윤 총장이 탄 차량이 검찰청 입구에 도착하자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일부 지지자들은
차량을 막아서고 꽃다발을 전하려고 했다. 윤 총장이 차량에서 내리자 시민과 취재진이 뒤섞여 모여들었다. 윤 총장은 대
구검찰청을 찾은 소감에 대해 “제가 27년 전에 늦깎이 검사로 사회생활을 첫 시작한 초임지”라며 “여기서 부장을 했고
몇 년 전 어려웠던 시기에 2년간 저를 따뜻하게 품어줬던 고장이다. 떠나고 5년 만에 왔더니 정말 감회가 특별하고 고향
에 온 것 같은 그런 느낌”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1994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의 댓글조작 의혹 사건 수사 외
압을 폭로한 뒤 좌천성 인사를 당해 대구고검 검사로 2년간 일하기도 했다. 현재 대구지검에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했던 김태은 형사1부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의 비리 의혹을 수사했던 고형곤 반부패수사부장이
근무하고 있다.
윤 총장의 중수청 추진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 이어 계속됐다. 윤 총장은 “지금 진행 중인 ‘검수완
박’(검찰 수사권 완전한 박탈)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오후 4시부터 약 2시간
동안 검찰청 직원들과 만났다. 윤 총장은 직원들을 만나기에 앞서 “공정한 검찰, 국민의 검찰로 나아가기 위해 어떻게 해
야 하는지 얘기를 나누고 싶고 고생한 직원들 격려도 해야 되지 싶다”며 “경제선진국들이 자국민들의 복리와 직결되는
시장 투명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정부패에 얼마나 강력한 법집행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겠다”라고 전했다.
윤 총장은 간담회에서도 중수청 설치로 검찰의 수사권이 완전히 폐지되면 ‘살아 있는 권력’의 범죄를 단죄하는 반부패 수
사 역량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날 직원 간담회는 검찰 내부 구성원들의 결속을 도모하는 동시에 중수청
반대 여론에 호소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검찰청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윤 총장과 잠시 악수를 나눴다. 권 시장은 만남 직후 페이스북
에 “윤 총장의 대구 방문을 환영한다.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려는 총장님의 노력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적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대구고검과 지검을 방문한 가운데 윤 총장 지지자와 반대 시민들이 대구검찰청에 몰려와 있다.
연합뉴스
백경열·허진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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