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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률 1위 이스라엘도, 누적 접종횟수 1위 미국도 '재확산' 고민에 빠졌다

인주백작 2021. 3. 4. 06:50

백신 접종률 1위 이스라엘도, 누적 접종횟수 1위 미국도 '재확산' 고민에 빠졌다

2021.03.02 20:00

 

2일 뉴욕타임스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이스라엘은

인구 100명 당 92.6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회 접종을 완료해 세계에서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다. 아워월드인데이터 제공

 

전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올리고 있지만 재확산 위험이 여전히 도

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재감염과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 백신 접종률 1위 이스라엘, 재감염 사례 확인

 

2일 뉴욕타임스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org)’에 따르면 지난달 27

일 기준 코로나19 백신을 1회 접종한 비율은 인구 100명 당 이스라엘이 92.63명으로 세계에서 백신 접종 속도가 가장 빠

르다.

 

이어서 아랍에미리트(UAE) 60.82명, 영국 30.77명, 미국 22.0명, 칠레 17.58명, 브라질 3.92명 순으로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 평균은 7.36명, 전 세계 평균은 3.09명이다. 한국은 지난달 28일 기준 인구 100명 당 0.01명이다. 


백신 접종 규모로는 지난달 28일 기준 전 세계에서 2억3960만 도스(1회 접종분)가 접종됐다. 누적 접종 도스가 가장 많

은 나라는 미국(7281만 도스)이다. 

 

최근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사례를 들어 백신 접종률과 별개로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계속 준수

하지 않을 경우 재확산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백신 접종 이후 면역력이 형성될 때까지 일정 시간이 걸리기 때

문이다. 

 

백신 접종률이 전 세계 1위인 이스라엘의 경우 백신 접종 초기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펼치면서 감염재생산지수(R)가 0.6까

지 떨어졌지만, 백신 접종 개시 이후 최근까지 감염재생산지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감염재생산지수는 0.99까지 증가했다. 


확진자 수도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존스홉킨스대가 운영하는 코로나19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 2000명대까지 떨어

졌던 이스라엘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이달 1일 기준 4151명으로 4000명대로 다시 늘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는 이스라엘의 신규 확진자 증가 이유로 코로나19에서 회복된 뒤 남아프리카공화국 변

이 바이러스에 다시 감염되는 등 코로나19 바이러스 재감염이 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이스라엘 남성이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은 1월 31

일 처음 확인됐다. 지난달 16일 기준 이스라엘 보건부가 확인한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재감염자는 총 3명이다. 재감염

자를 포함해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총 124명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실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재감염 확산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현재 이스라엘에서 접종 중인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남아공

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재확산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3월 재확산 위험이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1일(현지시간)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이런 전망을 밝히며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야

후뉴스 캡처

 

○ 백신 누적 접종량 1위 미국,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확산 

 

백신 누적 접종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국도 3월이 코로나19 재확산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로셸 월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일주일간 평균 확진자

는 직전 주와 비교해 약 2% 이상 증가했고, 최근 일주일간 평균 사망자 수도 직전 주에 비해 2% 이상 늘었다”며 “여전히

팬데믹(대유행)의 궤도 변화 가능성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중순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감소세를 나타냈다. 사망자도 하루 1200명 대로 줄어들었

다. 그럼에도 CDC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이유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CDC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유전체 전장분석 결과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46개 지역에서 2400명,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16개 지역에서 53명,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5개 지역에서 10명이 확인됐

다. 


CDC는 이 데이터를 근거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3월 미국 코로나19 유행의 우점종이 될 것”이라며 “3월 변이 바이

러스 확산이 올해 미국 코로나19 유행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CDC는 미국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체 분석 사례가 다른 나라보다 적다며 실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미국에서 긴급사용승인을 얻은 코로나19 백신 3종이 변이 바이러스에 얼마나 면역력을 나타낼지에 대해서는 시험

이 진행 중이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모더나는 지난주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부스터 샷을 개발해 시험 중이라고 밝혔

다. 


화이자 백신을 개발한 우구르 사힌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화이자 백신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

스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보여주는 실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는 6~8주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긴급사용승인을 얻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존슨앤존슨 알렉스 고르스키 최고경영자(CEO)는 변

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부스터를 개발 중이라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월렌스키 국장은 “궁극적으로 예방 접종만이 코로나19에서 우리를 해방시키겠지만, 그 때까지 더 많은 백신 접종이 필요

하다”며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공중 보건 예방 조치를 준수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현경 기자uneasy75@donga.com

 

[팩트체크]백신 맞으면 유전자가 바뀐다?

2021.03.02 10:50

 

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 1호 접종을 받은 환경미화원 정미경

씨가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1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2만1177명을 기록한 가운데 백신을

두고 각종 괴담이 온·오프라인에서 번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 괴담이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을 맞으면 유

전자가 변한다’는 내용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실제 시판된 적이 없는 메신저RNA(mRNA)라는 종류의 백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괴담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mRNA 백신은 스파이크단백질 만들 수 있는 유전정보를 담은 mRNA를 지질로 된 작은 주머니에 감싸 인체에 주입하는

핵산 백신이다. mRNA는 체내에서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DNA 정보를 실어 나른다. 살아있는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해

체내에 넣는 방법이 아닌, mRNA를 이용해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를 전달한다. 그러면

체내 면역세포가 여기에 대응할 항체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메신저RNA 백신은 바이러스나 그 단백질을 이용한 백신

보다 훨씬 생산하기 쉽다는 게 장점이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과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백신들이 모두 mRNA

백신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총 7900만명 분이 백신을 확보했다. 이 중 화이자 백신 1300만명 분, 모더나 백신 2000만명

분이 포함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mRNA 백신 괴담과 관련해 홈페이지에 “백신의 RNA가 사람의 유전정보를 바꿀 수는 없다"며 사실

무근이라고 밝히고 있다. 질병관리청 역시 코로나19 백신 및 예방접종 홈페이지를 통해 "주입된 mRNA 백신의 유전물질

은 분해되므로 인체의 DNA(디옥시리보핵산)와 상호작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에 따르면 mRNA 백신은 DNA에 변화를 줄 수 없다. 박 교수는 “사람의 유전정보는 세

포의 핵 안에 DNA의 형태로 존재한다”며 “mRNA 백신에 의해 주입된 RNA는 세포 핵 밖의 세포질에서 작용한다”고 말

했다. 박 교수는 이어 “백신은 사람 DNA가 들어 있는 핵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며 단백질을 생성한 후 우리 세포가 백신

의 RNA를 제거시키기 때문에 백신의 RNA가 사람의 유전정보를 바꿀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mRNA을 이용한 백신 개념은 이미 1990년대에 나왔다. 당시 과학자들은 생쥐 실험을 통해 세포에 RNA나 DNA 같은 유

전자를 주입하면 질병과 싸울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하지만 mRNA가 만들어내는 단백질의 양이 너무 적

고 인체에서 너무 빨리 분해되는 등의 기술적 한계가 존재했다. 2000년대 초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활발한 연구활동이

이어지며 이 같은 기술적 한계들을 해결했고,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빠른 백신 개발이라는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화이자 백신에 식염수를 타 ‘물 백신’을 만든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는 지난달 27일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이 백신 접종 현장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1바이알(병)당 접종인원 확대 가능성을 설명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

다. 정 의료원장은 당시 "동결된 화이자 백신이 해동되면 0.45 밀리리터(mL) 정도가 있고, 여기에 1.8mL의 생리식염수를

섞으면 총량이 2.2 mL가 되는데 1회 접종 용량을 0.3 mL로 하면 7인분이 나온다"고 말했다.


정 의료원장의 발언대로 화이자 백신의 표준 접종방법은 0.45mL의 원액에 1.8mL의 식염수를 섞은 뒤 1인당 0.3mL씩 접

종하는 것이다. 미국 화이자도 1.8mL의 식염수를 넣어 희석해 접종하라고 안내한다. 


백신의 부작용이 너무 커 코로나19에 걸려도 쉽게 회복하는 젊은 연령대의 경우 백신을 맞지 않는 게 낫다는 주장도 제

기된다. 박완범 교수는 “50세 미만의 성인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대체로 큰 문제 없이 잘 회복되는 것이 맞다”면서

도 “50세 미만이더라도 당뇨, 비만, 만성 심폐질환, 면역저하 질환이 동반된 경우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중증으로

진행해 일부에서는 사망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젊은 성인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본인들에게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주변에 있는 고령의 성인들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할 수도 있다”며 “코로나19의 감염으로 인한 본인의 피해를 줄이고 노인 등 고위험군에 전파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 또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젊은 성인들도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

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