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지뢰밭 주택 대신..자산가들, 꼬마빌딩에 몰린다
입력 2021. 01. 21. 11:28
6·17, 7·10 대책이후 상담 급증
보유비용 낮고 임대수익도 가능
대학가 역세권 상가 시세 '껑충'
공실·유동성 한계 위험관리 중요
주택 시장 규제가 쏟아지면서 자산가들의 관심이 ‘꼬마빌딩’으로 옮겨붙고 있다. 같은 값이면 무거운 세금을 내야하는 아
파트 대신 규제가 덜하고, 월세를 꼬박꼬박 챙길 수 있는 꼬마빌딩이 매력적이라는 얘기다. 자산가들의 부동산 상담에서
절반 가량이 수익형 부동산에 쏠릴 정도다.
지난해 NH농협은행 올백(ALL100) 자문센터를 통한 부동산 상담 의뢰건수는 전년 대비 2.6배 급증한 것으로 21일 확인됐
다. 전체의 56%가 빌딩 매입 상담이었다. 대부분이 7월 이후다. 신한은행 등 다른 은행에서도 수익형 부동산 상담건수가
20% 이상 늘었다. 6·17, 7·10 대책 등의 영향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부문 수석위원은 “빌딩 매입 다음으로는 부동산 자산 점검 및 상속 증여, 개발 및 리모델링 문
의가 많았다”며 “규제 이후 자산가들이 이자를 충당할만큼의 임대수익이 나오는 상가를 안전자산의 하나로 보는 경향이
생긴 듯하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화폐가치 하락, 주택보유 세금 부담 등이 꼬마빌딩 매력을 높였다는 풀이다.
30억원대 자산만 봐도 아파트와 꼬마빌딩간 세부담 차이는 확연하다.
21일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를 34억원에 샀다고 하자. 1주택자 취득세 3.3%지만, 다주택자는 부담은
최대 12%까지 높아진다. 여기에 중개수수료(최대 0.9%), 매년 부과되는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등까지 고려하면 올해에
만 최소 1억7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대출도 안된다.
같은 가격대 꼬마빌딩 등은 취득세율이 4.6%다. 하지만,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김효선 위원은 “상업용 부동산에 종부세를 부과하려면 상가나 사무실 부속토지의 경우 별도합산 토지는 공시지가 합계
가 80억원이 넘어야하는데 꼬마빌딩은 대부분 해당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대출도 통상 감정평가액의 65%까지 가능한데, 감정평가액을 80~90%까지 반영하는 것을 고려하면 최소 10억원대 대출
을 무리없이 받을 수 있다. 매월 임대수익으로 현금흐름을 만들 수도 있고, 매각을 통한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구동현 케이팩중개법인 빌딩사업부 팀장은 “빌딩 시장도 세제 부담이 전년보다 늘긴 했으나, 대출 자체가 용이하고, 지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 기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홍대나 건대 입구 도로 5층 미만 역세권 꼬마빌딩이 50억 가량
이었는데 이제 60~70억원으로 올랐다”며 “아파트를 팔고 현금을 보유하고 있던 자산가들이 투자를 확대해나가는 추
세”라고 덧붙였다. 다만 공실위험과 아파트 보단 낮은 유동성은 감수해야 한다.
김미숙 KB증권 해외부동산 연구원은 “소비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상업용 부동산도 양극화 가능성
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입지가 좋고, 유동성이 양호한 선호도 높은 상권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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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주식부자' 김범수, 왜 '이 타이밍'에 1000억대 증여카드를 빼들까
송화연 기자 입력 2021. 01. 21. 17:53
"가족에게 마음의 빚 있었을 것"..증여 후 김 의장 지분가치 9조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2019.9.2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카카오 창업으로 지분가치가 10조원에 육박하는 '주식부자' 김범수 의장이 부인과 두 자녀,
친인척 11명에게 자신이 보유한 카카오 주식 33만주(1452억원 규모)를 증여해 그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김범수 의장의 보유 지분가치에 비하면 1% 남짓한 '소액'이지만 '책임경영'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창업주의 주식변동
관련 결정은 예민한 문제다. 특히 가족과 친인척에게 거액의 주식을 증여하는 일은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기 마련이다.
주가도 역사적 고점이다. 카카오의 52주 신고가가 46만3000원인데 증여 시점 당시 주가는 44만원이다. 보통 증여세 부
담때문에 '증여하기 좋은 때'는 주가하락기가 선호된다.
이런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김 의장이 예민한 '가족 및 친인척 주식 증여'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뭘까.
◇한게임·카카오 사업흥행 뒤에 가족 지원 있었다
김범수 의장은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서 살 정도로 어려운 유년기를 보냈다. 성공하겠다는 일념으로 공부해 서울대학교
에 입학한 그는 졸업 후 삼성SDS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1997년 '인터넷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회사를 퇴사했다.
사업 자금을 위해 시작한 사업은 PC방이었다. 그는 1998년 한양대학교 앞에 '미션넘버원'이라는 대형 PC방을 차렸는데
이 PC방은 개업 6개월 만에 5000만원을 모았을 만큼 승승장구했다. 그렇게 PC방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창업한 회사가
현 NHN의 전신,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이다.
그가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창업하면서 PC방 운영은 아내의 몫이 됐다. 한게임 서비스가 흥행하기 전까지 가족의 생계
를 책임진 것은 사실상 아내였다.
김 의장의 처남인 형인우 씨도 김 의장이 사업을 지지한 핵심인물 중 한 명이다. 삼성SDS 개발자 출신의 형인우 씨는 매
형을 도와 NHN에서 개발팀장과 아이위랩(카카오의 전신) 이사로 일했다. 형 씨는 지난 2014년 김범수 의장에 이어 개인
자격으로는 가장 많은 양의 카카오 주식을 보유한 바 있는데, 그가 카카오 창업에 미친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
다.
◇"카카오 성장하며 김범수사단 돈방석…가족에 늘 마음의 빚"
가족의 든든한 지원아래 오늘날의 카카오를 일궈낸 김 의장이지만 창업주인 만큼, 회사의 덩치가 커져도 본인 주식은 팔
기가 쉽지 않다.
카카오는 스톡옵션 등 주식으로 보상하되 연봉 자체는 낮은 편이다. 지난해 3월 공시된 '2019년 카카오 사업보고서'에 따
르면 2019년, 김 의장이 수령한 연봉은 5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대신 김 의장이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 지분가치는 약 9조7200억원에 달한다. 김 의장이 보유한 지분은 본인 명의 1217
만631주(지분율 13.74%)와 케이큐브홀딩스 992만9467주(지분율 11.21%)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2대 주주로 김 의
장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그의 지분가치는 1년 새 무려 6조원 이상 급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훈풍을 타고 카카오 주가가 1년 새 2.6배 뛰어올랐지만 김 의장은 지난해 기부를
제외하고는 주식을 처분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포함해 과거 김 의장과 함께 사업을 일군 김범수 사단이 기업공개(IPO)
등으로 줄줄이 돈방석에 앉은 상황에서 오히려 가족에 금전적인 보상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 김 의장 마음의 빚으로 남았
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게임커뮤니케이션 창업 초기 멤버인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지난해 카카오게임즈를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시키며 돈방석에 앉았다. NHN에서 인연을 맺고 현재 카카오의 새로운 먹거리인 웹툰·웹소설을 이끌고 있는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도 올해를 목표로 IPO를 준비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가족에게 주식을 증여하게 되면 일각에선 부정적인 의견을 낼 것이란 것을 김 의장 역시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도 증여를 결정했다는 것은 그간 도움을 준 가족과 친인척에게 보상을 하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는 의미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부인과 자녀가 주주 이름으로 등장하는 만큼, 경영권 승계 차원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승계를 논하
기엔 증여규모가 미미하다. 세율이 50%가 넘는 증여세에도 주가가 역사점 고점일 때 증여를 단행하는 것은 추가 주가
상승에 대한 의지의 발로라는 해석도 나온다. 올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등 IPO 이벤트가 줄
줄이 예정돼 있다.
카카오 측은 이번 증여 공시에 대해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한 변동사항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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