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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대한항공이 '국내법 무시'하고 동성부부 '인정'했다?
이가혁 기자 입력 2019.12.12. 21:48
대한항공이 '동성부부' 인정했다는 보도
"국내법 무시했다"…쏟아진 반응
대한항공, 법 무시하고 '동성부부' 인정했다?
[기자]
대한항공이 '동성 부부의 가족 마일리지 합산을 인정했다' 이런 보도가 나왔습니다.
"우리 법에서 동성 부부가 인정이 안 되는 상황인데, 그럼 대한항공은 국내법 무시한 것 아니냐"
온라인에서 이런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앵커]
이가혁 기자하고 바로 팩트체크해 보겠습니다. 우선 대한항공이 동성부부를 인정했다는 게 무슨 말입니까?
[기자]
항공 마일리지를 배우자, 부모님, 자녀와 함께 적립할 수 있는 게 가족 마일리지 제도인데요.
예를 들어서 '우린 같이 합산해서 모을게요'라고 사전에 항공사에 등록해놔야 하는 건데, 이때 부부나
가족 관계라는 걸 입증하는 서류를 항공사에 내야 합니다.
이번에 해당 동성 부부는 한국 국적이지만, 미국 영주권자였고요.
캐나다에서 받은 혼인증명서가 있었고 미국에서 발행한 부부합산 세금증명서도 있어서 제출을 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게 첫 번째 사례다거나, 아니면 대한항공이 이번에 규정을 바꿔서 이렇게 해준 것이다라는
식의 말은 사실입니까?
[기자]
네, 하나씩 따져보면 첫 사례라는 것은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새롭게 대한항공이 정책을 바꾼 것은 아닙니다.
일부 기사를 보면, "세계 인권의 날을 앞둔 9일에 대한항공이 이랬다" 이런 식으로 표현이 나와서,
마치 이 날에 맞춰서 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꾼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1990년 이 마일리지 가족 합산 제도를 시작한 이후에 동성혼에 관해서 새롭게
바꾼 게 없습니다.
규정을 보면 국내와 국외가 나누어져 있기는 하지만, 이게 국적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서, 어디에서
발급한 것이든, 합법적 가족관계만 증명이 되면, 등록을 할 수가 있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애초에 이성부부와 동성부부를 구분하지 않았고, 시스템상으로도 따로 분류하지를
않아서, 처음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원래 있던 규정대로 한 것이다, 상황이 바뀐 게 없다라는 것이죠.
[기자]
네, 바뀐 것이 없습니다.
해외에서 혼인증명서를 발급받을 수가 없다면 여전히 국내에 있는 동성 부부는 마일리지, 가족 합산
마일리지 제도를 쓸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오히려, 대한항공이 이번에 국내법을 어겨서 동성부부를 인정했다, 이런 식의
논란까지도 이어졌습니다.
우리 법원이 '혼인은 남녀의 애정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 반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민간 항공사가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는 건, 이런 법적 영역과는 무관합니다.
'사적 자치의 원칙'이라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서 '수험생에게 50% 할인해준다' 이런 것처럼 다른 고객을 차별해서 적극적으로 불이익을
안기는 경우가 아닌 이상, 경영상의 자율을 보장받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동성혼이 법적으로 인정되지 못하는 우리 국내의 실정에 맞게, 동성 부부들 간의 마일리지
공유 혜택을 폭넓게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기자]
우리처럼 동성혼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나라 중에 실제로 말씀하신 그렇게 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일본의 전일본공수라는 항공사인데요.
2016년에 바로 이 발표를 한 이후에 동성 배우자 간의 주소지가 같은 등본만 내 거나, 또는 일부 지자체가
발급해주는 사실혼관계 증명서를 내면, 동성인 부부도 합법적으로 인정 받지는 못하지만, 동성인 부부도
마일리지 가족 혜택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해외 영주권이나 해외에서의 혼인 증명서가 따로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이슈 항공사 마일리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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