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팩트체크

[팩트체크] 중국에 휘둘려 우리 방역당국 입장 바뀌었다?

인주백작 2020. 11. 18. 07:05

[팩트체크] 중국에 휘둘려 우리 방역당국 입장 바뀌었다?

[JTBC] 이가혁 기자 입력 2020-11-17 21:32

 

 

[앵커]
코로나19 재확산 걱정이 크지만, 온라인에는 방역 신뢰를 흔드는 사실과 다른 정보들이 여전히 떠돕니다. 코로나 19 방

역이 중국과 관련된 정치적 음모란 주장들이 흔하죠. 팩트체크에서 다뤄보겠습니다.

이가혁 기자, "긴급진단 시약을 승인한 게 중국 요청 때문이다" 이건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K방역이 C방역의 일부"라는 이런 주장으로 최근 온라인에 퍼졌습니다.

그동안 항원·항체 신속진단키트 사용을 거부해왔던 식약처가 중국의 요구에 입장을 바꿨다는 내용입니다.

[앵커]
바꾼 게 맞나요? 구체적으로 뭘 가지고 하는 소리입니까?

[기자]
정확히는 식약처가 아니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9월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는 정확성 문제 때문에 검토하지 않

고 있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하지만 이달 6일, 식약처가 항체 검사 방식의 코로나19 신속진단시약 1개 제품을 정식 허가했습니다.
이 사이인 이달 초, 중국 정부는 자국에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PCR 검사 외에도 항체 검사 음성 결과를 내야 한

다"고 각국에 알렸는데요.

이를 근거로 온라인에서 "식약처 허가에 중국이 모종의 개입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거죠.

[앵커]
그동안 '부정확하다'던 진단 키트를 중국 요청 때문에 승인해줬다, 이거군요? 사실입니까?

[기자]
사실이 아닙니다. 오늘(17일) 확인 결과, 질병관리청 입장이 바뀐 게 없습니다.

"정확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항원·항체 방식 긴급진단시약은 코로나19 진단용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즉, 입장 변화는 없

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진단시약 사용승인은 이런 질병청 방침이나 중국 당국과 무관하게 이미 지난 7월부터 절차가 진

행돼 왔습니다.

지난 7월 신청 접수 후 심사를 거쳐 이달 6일 허가가 났습니다.
허가에 통상 1년 걸리는데, 코로나 상황에서는 신속 절차로 4개월가량 걸립니다.

식약처는 "중국 조치와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식약처 승인이 곧장 코로나19 진단에 적용된다는 뜻이 아니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식약처 보도자료에도 승인된 시약에 대해 "해외 입국 시 검사 결과 제출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감염

진단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앵커]
그럼 승인 시기와 중국 정부 입국 검역 강화 시기가 겹쳐 보이는 건 착시라는 건가요?

[기자]
그것도 확인했습니다. 진단 방침을 내는 질병청, 사용 승인을 해주는 식약처, 그와는 별개로 외교부 협의가 있었습니다.

그 결과 나온 병원 협회 공문인데요.
중국 입국하려면 이달 11일부터는 병원 두 군데서 PCR 검사 2회, 승인된 항체 검사가 병원에서도 가능해진다면 한 군데

서 PCR과 항체검사를 한 번만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외교부와 중국 당국 간 협의 절차 때문에 질병청이 코로나19 진단에 항체검사를 쓰기로 바꿨다거나, 식약처

가 갑작스럽게 사용 승인했다는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앵커]
하나 더 준비했죠. 더 황당한 괴담인데 역시 페이스북에 많이 퍼졌다고요?

[기자]
"백신 맞지 말자"라는 주장 밑에 "백신에 RFID 도입 의무화 필요하다"는 정은경 청장 발언을 다룬 기사를 인용했습니다.

백신을 통해 몰래 인식 정보가 담긴 이른바 '생체칩'을 인체에 집어넣을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인데요.
이 주장에 인용된 기사에 나온 원문은 몸이 아니라 백신 유통 과정을 추적 관리할 수 있도록 칩을 도입하라는 겁니다.

국감에서 야당 의원이 제안했습니다.

[김미애/국민의힘 의원 (지난 4일) : 백신에 대한 RFID 부착 등 추적관리시스템 도입 방안… 조속한 시일 내 보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황당한 내용, 원조는 미국입니다.
"빌게이츠가 이런 일을 벌이고 있다"는 음모론인데요.

미국 팩트체크 미디어인 '팩트체크닷오알지', 로이터, BBC 등이 "어떤 근거도 없다"고 검증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