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북한 열병식 '통중계'는 이적행위?
이가혁 기자 입력 2020.10.12. 21:52
[앵커]
지난 10일, 북한이 이례적으로 심야 열병식을 벌였죠. 조선중앙TV가 이날 저녁 녹화 중계한 영상이 국내에도 그대로 실
시간 보도됐는데요. 야당 일각에선 이걸 이른바 '통중계'라며 문제 삼고 있습니다. '이적행위'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타
당한 지적인지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이가혁 기자, 주말부터 정치권에서 말이 나왔죠?
[기자]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열병식이 열린 당일날 글을 올렸는데요.
"조선중앙TV를 통째 중계하는 뜨악한 장면", "대한민국입니까, 북조선입니까"라며 보도채널 2곳을 비판했습니다.
오늘(12일) 국회에서도 관련 발언이 나왔는데요, 들어보시죠.
[김미애/국민의힘 의원 : 김정은 선양을 목적으로 하는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을 뉴스 속보 자막과 함께 여과
없이 중계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여과없이 방송을 해서 문제라는 건데, 그런데 이제 보통 이런 식의 중계는 여과없이 해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저희가 전례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지난 10일에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이 그 장면이 한 보도채널에서 35분 동안 방송이 됐습니다.
이 중에서 김 위원장 연설이 28분이었습니다.
하지만 5년 전에 똑같은 70주년 열병식은 일부 종합편성채널이 이런 통중계를 150분가량 했습니다.
당시 중계가 좀 과했다, 이런 취지의 기록이 미디어오늘 보도에 남아 있습니다.
2015년 이후에 이렇게 총 다섯 번의 열병식이 있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행사를 생중계하거나 행사가 끝난 뒤에 녹화 중계로 내보낸 걸 국내의 보도채널, 종합편성채널이 실
시간으로 짧게 혹은 길게 그대로 받아서 보도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사실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연설 자체가 뉴스이다 보니까, 이런 실시간 보도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는 거잖아요.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북한 신년사도 역시나 많은 뉴스거리가 되는데요.
그게 대표적입니다.
김정일 시대의 노동신문 등 지면으로만 나오던 북한 신년사는 김정은 시대 들어서 방송 육성으로 공개돼 왔습니다.
이 역시 조선중앙TV가 내보내는 즉시 국내 방송사들이 실시간으로 보도합니다.
확인해 보니까 육성 신년사가 나올 거다라고 예측하지 못했던 첫해를 빼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그랬습니다.
올해는 참고로 김 위원장이 육성 신년사를 내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리고 이런 열병식 중계 때문에 북측에 상당한 저작권료를 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잖아요. 이거는 사실입니까?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이번 중계방송 때문에 북한에 상당 금액의 돈까지 지불된다고 하니, 돈 퍼주고 북한 체제 허위홍보한 이적행위다, 이런
주장인데요.
사실이 아닙니다.
2006년 이후에 국내 방송사들은 북한 조선중앙TV에 영상 저작권료를 내고 있습니다.
2008년 이후에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라는 국내 민간단체가 맡아두고 있죠.
그런데 이 저작권료는 특정행사 영상을 쓸 때마다 얼마를 내는 이런 건건이 지불이 아닙니다.
연 단위로 계약을 한 거라서 열병식 중계를 하건 하지 않건 지급액은 똑같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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