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핑크뮬리가 '생태계 교란 생물'이라고?
이가혁 기자 입력 2020.10.15. 21:22
[앵커]
전국 곳곳에 이른바 '분홍 갈대밭', 핑크뮬리밭 많죠. 사진 명소로 인기를 끄는 한편, 생태계 교란 생물이라는 말이 퍼지면
서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이가혁 기자, 핑크뮬리가 생태계 교란 생물입니까?
[기자]
먼저 온라인 기사 제목 하나 보시죠.
"핑크뮬리, 알고 보니 생태계 교란종" 또 동시에 "핑크뮬리밭에 사진 찍으러 오세요"라는 지자체 홍보도 볼 수 있는데요.
어디서는 생태계 교란종이라고 하고, 사진 찍으러 오라고 하고, 헷갈린다. 이런 반응이 많습니다.
결론 말씀드리면 미국이 원산지인 핑크뮬리, '생태계 교란 생물'은 아닙니다.
'생태계 교란 생물'이라는 용어는 환경부 장관이 지정한 생태계 위해성 1등급 동·식물을 말합니다.
현재 1급 식물은 16종인데, 당장 대책을 수립해 퇴치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무단으로 재배하거나 이동하는 건 불법이고, 처벌도 받습니다.
그럼 핑크뮬리는 뭐냐? 지난해 12월에 2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우리 생태계에 당장 해롭지는 않지만 더 퍼지면 알 수 없으니 계속 지켜본다는 뜻입니다.
국립생태원이 1년에 한 번씩 재평가를 할 수 있는데, 1급 판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법적인 제재 대상도 아닙니다.
[앵커]
그러니까 '생태계 교란종'이라고 못 박아 쓴 기사는 잘못됐다는 건데요. 몸에 해롭거나 한 건 아니죠?
[기자]
몸에 해롭지 않습니다.
위해성 심사 기준 중 일부입니다.
인체에 유해하냐? 알레르기 유발하는지 같은 걸 보는데, 핑크뮬리는 아닙니다.
제거할 때 어려움이 있냐? 넝쿨식물 같은 것에 비해 쉽게 제거됩니다.
다른 식물의 식생을 방해하냐? 바로 이 부분이 문제입니다.
핑크뮬리는 한 다발에 씨앗이 7만~8만 개씩 들어있고, 아무 데서나 잘 자라는 편입니다.
너무 퍼뜨렸다간 외래종인 핑크뮬리가 토종식물이 사는 자리까지 빼앗을지 모른다는 겁니다.
그래서 환경부는 "당장 위험한 건 아니지만, 더 심는 건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지자체에 심는 걸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최근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핑크뮬리밭에 사진 찍으러 가는 분들이 혼란스러울 것 같은데, 심각하게 걱정할 건 없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물론 최근 공원 같은 곳은 코로나 때문에 통제가 되는 편인데요.
아무튼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눈에 안 보일 만큼 작은 씨앗이 옷, 신발에 붙어 다른 곳으로 퍼질 수 있으니 잘 털어 달라,
가급적 핑크뮬리밭 한복판 말고 멀리서 찍는 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요새 화분으로 키우는 분들도 많은데, 혹시 화분 흙을 버릴 땐 핑크뮬리를 제거하고 버려 달라고도 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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