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꼭 필요한 내용만 있을까? 6월 재난문자 전수조사해보니
이가혁 기자 입력 2020.06.24. 21:12
[앵커]
지금 내가 있는 곳의 코로나 정보, 매일 재난문자로 날아옵니다. 분명 방역에 도움이 되지만,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면서 재난문자 피로감을
느끼는 분들도 늘고 있습니다. 꼭 필요한 내용만 보내지고 있는 건지, 팩트체크팀이 6월 한 달 동안 전국에서 발송된 재난문자를 모두 분석해 봤습니다.
이가혁 기자, 재난문자를 아예 차단하기도 한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아예 요새는 재난문자가 오면 '내용도 안 보고 지운다'는 분들도 있고요.
또 아예 스마트폰에서 '차단 설정'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온라인에 보면 차단 방법을 알려주는 글과 동영상도 부쩍 늘었습니다.
[앵커]
이 정도면 재난문자를 보내는 정부나 지자체도 이런 것을 이미 알고는 있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미 지난 3월, 행정안전부가 전국에 문자 발송을 담당하는 지자체 담당자들에게 '이런 내용은 좀 자제하라'고
코로나 문자 발송 온라인 교육도 했습니다.
너무 늦은 밤 보내는 것 자제하고, 다른 내용 없이 '손 잘 씻으라' 같은 생활수칙만 홍보하거나 '마스크 구매하라'는 내용만 있는 문자는
방역당국이 홍보하고 있으니까, 굳이 지자체까지 자주 안 보내도 된다, 자제하라는 겁니다.
물론 알릴 건 알려야죠.
신규 확진자 발생 정보나 동선은 개인정보 유의해서 적극적으로 보내라고 지침을 정했습니다.
[앵커]
자제해야 할 유형, 적극적으로 보내야 할 유형, 이런 지침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전수 조사를 해봤죠? 어떻습니까?
[기자]
네, 6월 1일부터 오늘(24일) 오후 6시까지 약 한 달 동안 전국에서 발송된 재난문자 내용을 모두 분석했습니다.
총 1835건입니다.
누가 보냈는지를 기준으로 보면 광역 또는 기초자치단체가 보낸 게 1797건으로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밖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22건, 행정안전부가 13건이었습니다.
아까 보신 행정안전부 지침대로, 꼭 필요한 문자만 보내졌는지 분석 결과 보시죠.
적극적으로 보내라고 한 유형, 녹색입니다.
밀접접촉자 검사를 유도하는 등 방역에 필요한 내용인, '관내 신규 확진자 발생 정보'가 651건으로 가장 많았고, '확진자 동선 안내'가 457건이었습니다.
코로나 관련은 아니더라도 산사태, 호우 등을 알리는 재난 문자는 29건이었습니다.
행안부가 자제하라고 한 내용은 얼마나 보내졌는지 보시죠. 주황색입니다.
신규 확진자 발생 정보가 포함되지 않은, 오직 생활수칙만 적은 내용은 564건, 공적 마스크 구매 안내가 16건입니다.
사례를 보시면 한 군청은 6월 1일부터 오늘까지 매일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하자'는 내용을 재난 문자로 보냈습니다.
물론 좋은 내용이지만, 국민 피로감 생각해서 문자 발송까지는 자제하라고 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또 다른 지자체는 '우리 대처 잘하고 있다'는, 홍보성으로 볼 수도 있는 내용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정리하면, 행정안전부가 내린 지침을 기준으로 6월 한 달간 재난 문자를 분석한 결과, 적극적으로 발송해야 할 유형은 62%, 자제해야 할
유형은 32%로 나타났습니다.
이 주황색 10건 중 3건에서 좀 더 줄인다면, 아예 재난문자 수신을 차단해서 정작 꼭 필요한 내용을 못 받는 그런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겁니다.
[앵커]
네, 그렇겠네요.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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