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고사성어 - [애이불비ㅣ哀而不悲]
○ 슬프지만 지나치게 비통에 빠지지는 않는다
○ 哀(슬플 애) 而(말 이을 이) 不(아닐 불) 悲(슬플 비)
슬프지만 지나치게 비통에 빠지지는 않는다는 말로, 애이불상(哀而不傷)과 같은 말이다.
애이불비라는 성어 자체는 고려시대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야국의 악사(樂師)였던 우륵이 신라로 망명한 후 그곳에서 가르치게 된 세 명의 제자 법지, 계고, 만덕의 음악을 듣고 “즐거우면서도 지나치지 않고 애절하면서도 비통하지 않으니 정악이라 할 만하다[樂而不流, 哀而不悲, 可謂正也.].”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 《삼국사기》의 고사는 앞서 《논어》의 말을 인용하여 쓴 것이다.
애이불비는 낱글자 뜻으로만 보면 애(哀)와 비(悲)가 의미가 같고 용례도 비슷하여 잘못 이해할 소지가 있다. 그러나 유래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성어에서 비는 애에서 더 나아가 감정이 지나쳐 몸과 마음에 해로울 정도에 이르는 것을 가리킨다. 지나치고 과도한 슬픔은 자기 자신에게도 좋지 않지만 그러한 분위기를 자아내어 같은 감정을 겪지 않아도 되는 사람에까지 미치게 한다.
이처럼 애이불비는 슬퍼하지만 과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도를 넘기지 않는 감정을 의미하는 비슷한 성어로 원이불노(怨而不怒), 흡여기분(恰如其分), 낙이불류(樂而不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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