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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아수라장인데..국회의원들은 상 받고 사진 찍고

인주백작 2020. 1. 9. 10:34

KBS

국회는 아수라장인데..국회의원들은 상 받고 사진 찍고

by. 노윤정 입력 2020.01.09. 08:31


 

[앵커] 

연말연시, 줄을 잇는 국회의원 시상식, 연속 보도하고 있습니다. 

본회의장에서 몸싸움이 벌어진 지난 연말, 국회 안에서 열린 한 시상식, 다녀왔습니다.

 

웃지 못할 모습들, 그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노윤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선거법 표결을 놓고 국회가 아수라장이 된 날, 이 순간, 오후 5시 반. 

시계를 돌려 8시간 전으로 돌아가 봅니다.

 

["화이팅!"] 

화기애애하게 사진 찍는 사람들, 수십 명의 여야 의원들입니다.

 

이곳, 어디일까요? 

한 시민단체가 연 국정감사 우수의원 시상식입니다.

 

[주최 측 관계자 : "73명은 본회의에서 선정된 분이고 79명이 받으십니다."] 

이분들 또 상 받으러 오셨네요. 

출석 확인 해보니, 7명 빼고 72명 모두 참석했습니다.

 

[참석 의원 보좌관 : "(의원님이 안 오면 상을 아예 안 주는 건가요?) 아예 안 주죠. 참석 안 하면 안 주겠단 거죠.

받기 싫으면 말라고..."] 

상을 준 단체, 어떤 곳일까요?

 

[원일호/시상식 단장 : "270개 시민단체가 연대한 21년 전통의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주최하는..."]

 

그런데 이 단체, 의원들 앞에서 국회 사무처를 향해 거침없이 막말을 합니다. 

[김대인/NGO 모니터단 대표 : "유인태 총장이 홍위병도 아니고, 조폭도 아니고..."]

 

무슨 사정일까? 

국정감사 모니터 당시 사무처가 보낸 공문. 

활동 편의를 요구하려면, 소속 단체 270개 명단을 알려달라, 요청합니다.

 

[유인태/국회 사무총장 : "(6개 단체 밖에 회신이 안 왔다는...) 270개 명단을 좀 달라고 했더니 뭐, 탄압을 한다고..."] 

270개 소속 단체, 왜 공개를 안 하는 걸까?

 

[김대인/NGO 모니터단 대표 : "옛날에 전자주민카드 운동하는데 검찰에서 전화 와서 50개 단체라는데 명단 좀 내라,

명단 내면 거기 압박할 거 아니냐... 못 줍니다."]

 

모니터단을 그만둔 관계자를 수소문해 물어봤습니다. 

[NGO 모니터단 전 관계자/음성변조 : "270개 NGO 모니터라는 건 옛날부터 사용하던 용어인데, 지부까지 합해서...

지부 빼면 18개 정도 될 거에요."]

 

그럼 평가는 공정하게 이뤄졌을까요? 

우수 상임위원회 뽑는데 모니터단 활동 배려 여부를 고려한답니다. 

["교육위 같은 데 얼마나 방해가 심한지... (팻말에) 의자에다 요만한 쪽지로 '모니터단', 앉으면 안 보이는 거예요."]

 

모니터단 팻말을 작게 만들었다는 교육위원장, 결국, 수상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하지만 5.18 망언 주인공들은 상을 받았습니다.

 

[김순례/자유한국당 의원 : "(5·18 관련 발언한 것 때문에...) 그건 지금 여기서 논할 바가 아니고요. 의정 활동하는

분야는 다양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논란, 상 받은 의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오신환/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 : "제가 270개 전체가 몇 개인지 모르죠."] 

[윤후덕/더불어민주당 의원 : "그런 내용이 있는데 오늘 처음 읽어봤습니다."] 

[곽상도/자유한국당 의원 : "이 단체에서 나름대로 객관적인 평가를 해서..."]

 

시상식이 끝날 무렵, 뒤늦게 도착한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이런 설교까지 듣습니다.

 

[김대인/NGO 모니터단 대표 : "공정성을 상실한 공권력은 폭력이다. 이거 뒀다 뭘해요? 종아리, 아니 XX통을

때린다든가..."]

 

이래도 괜찮은 걸까? 

의원들은 별 상관없나 봅니다. 

[불참 의원 보좌관 : "의원님도 발 동동 구르고 있는데 혹시 오후라도 의원님이 직접 방문하면 사진이라도 혹시..."] 

시상식이 모두 끝나고, 본회의장에서 몸싸움이 한창이던 때, 의원들 SNS엔 일제히 상장 든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노윤정 기자 (watchdo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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