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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유산 60% 사회로…"통큰 기부, 역사에 남을 모범"(종합)

인주백작 2021. 4. 29. 06:58

이건희 유산 60% 사회로…"통큰 기부, 역사에 남을 모범"(종합)

등록 2021-04-29 04:01:00

 

재계·학계 "이윤추구에서 벗어나 사회적 리더로 가기 위한 모습"
"틍큰 기부로 문화유산 지키고 의료지원 하는 것은 바람직"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2011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활동 사진.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0.10.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했던 재산의 60% 이상이 국고와 사회로 환원된다. 생

전 약속한 1조원 대의 사재출연 약속을 넘어선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그룹 총수 일가의 '통 큰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

다.

삼성전자는 28일 이 회장 유족을 대신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유족이 1조원 규모의 의료 공헌과 미술품 기증, 상속세 12

조 이상 납부 등을 통해 생전 고인의 유지를 받든 사회 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모두 포함하면 이 회장이 남긴 유산

의 60% 가량을 사회에 내놓는 셈이다.

이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 규모의 상속세 납부액이다. 평소 사회적 환원을 강조한 이 회장의 생전 철

학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유족들은 의료 지원에 1조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상황

을 감안해 이에 대한 대응을 위한 7000억원을 기부한다. 이 가운데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

염병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된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

단 설비까지 갖춘 150병상 규모의 세계적인 수준의 병원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또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

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될 예정이다. 기부금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된

후, 관련 기관들이 협의해 활용한다.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지원에도 3000억원이 투입된다. 유족들은 소아암·희귀질환에 걸려 고통을 겪으면서도 비싼 치료

비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이 돈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부금은 앞으로 10년간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치료, 항암 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을

위한 비용으로 지원된다.

이는 인간존중, 인류사회 공헌이라는 이 회장의 경영철학을 따른 것이다. 이 회장은 생전에 주변으로부터 '최대 관심 사

업이 반도체와 병원'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의료 분야를 특별히 챙겼으며, 특히 저소득층 어린이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

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보 등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된 이 회장 소유의 미술품 대다수도 국민들의 품에 안긴다. 유족들은 국보 216호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총 1만1000여건에 2만3000여점의 미술품을 국립기관에 기증한다.

유족들은 지정문화재와 예술성과 사료적 가치가 높은 미술품을 대규모로 국가기관에 기증해 이 회장의 바람대로 국립박

물관의 위상을 높이고 온 국민이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와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 등의 지정문화재 60건을 포함해 국내 유일 문화재 혹은 고지도

등의 고미술품 2만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된다.

또 김환기 화백의 '여인들과 항아리'나 이중섭의 '황소' 등 한국 근대미술 작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할

예정이다. 아울러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을 비롯해 샤갈, 피카소 등 유명 서양미술 작가들의 작품도 대거 국립현대미

술관에 전달된다.

특히 예상을 깨고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를 비롯해 '금동보살삼존상',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등 가

치가 높은 미술품을 국립기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미술계에서는 삼성가에서 기증한 미술품 가치를 최대 10조원에 달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삼성가(家)가 고(故) 이건희 회장이 남긴 유산에 대해 12조원대의 상속세를 낸다. 아울러 상속세 발표와

함께 1조원의 의료 공헌과 2만3000여점에 이르는 미술품 기부 등 사회 환원에 대한 계획도 약속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이 회장은 생전에 우리의 문화재가 국내외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이를 모아 국립박물관의 위상

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건희 컬렉션의 해외 유출 우려도 제기됐으나 유족들은 국립기관 등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일찌감치 결정했

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재계와 학계는 삼성가의 이번 사회 환원에 대해 '역사에 남을 훌륭한 본보기'라고 평가했다.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 등을 시작으로 재산의

최소 50%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부의 사회 환원을 지속적으로 행해오고 있다. 삼성도 이윤추구에

서 벗어나서 사회적 리더로 가기 위한 세계적 흐름에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 유명 기업가들의 사회적 환원을 통해 공동체적인 삶을 추구하는 행위가

글로벌 리더로 가야할 길로 자리 잡은 것 같다. 우리나라도 사회적 리더의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삼성이 전향적인 태도

를 보인 게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동안 정치권력과 연결해서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지탄을 받았지만 사회적 환원을 통해서 사회 구성원

과 공감대를 이루면서 새출발한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다만 소모성이 아니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사용됐

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도 "이런 통 큰 기부를 통해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고, 의료지원을 하는 점이

상당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선대회장의 사업보국 이념을 손자에서 실천하는 모습 또한 역사에 남을 훌륭한 모

범을 보였다"고 호평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역시 "과거에는 재벌총수여도 경영권을 지키면서 개인자금으로 사회에 기여를 하기는 힘들었다.

최근에 국내 기업들도 사회 환원을 많이 하고 있는데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 같아서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삼성 관계자는 "경영으로 삼성을 일궈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한 이 회장은 다시 세금과 기부를 통해 마지막 사회공헌을

실천한 것"이라며 "특히 대규모 지정 문화재의 국가 기증은 이번이 최초로서, 국내 문화자산 보호는 물론 미술사 연구와

국민들의 문화 향유권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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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유족, 장산 임야 3만8천㎡ 해운대구 기부

손형주 입력 2021. 04. 29. 11:04 수정 2021. 04. 29. 11:38 

 

축구장 5개 크기 면적..구립공원 지정 추진에 힘 보태려 기부 결정

 

이건희 회장 유족이 기부한 토지 위치 [해운대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부산 해운대구는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이 소유 중인 해운대구 우동 산2번지 토

지를 지난 22일 해운대구에 기부했다고 29일 밝혔다.

 

해운대구에 따르면 이번에 기부받은 토지는 장산산림욕장과 장산 계곡이 위치한 임야로, 축구장 5개 크기 면적(약 3만 8

천㎡)에 달한다.

 

송림이 울창하게 자라는 등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고, 산책로를 비롯해 벤치 등 주민 편의시설이 다수 조성돼 있어 공

익적 활용도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구는 "이 회장 유족이 해운대구가 장산을 구립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 중인 사실을 알고 산림 보존에 힘을 보태고

자 기부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구는 공유재산 심의 및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계획안 심의 등 기부채납이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추진했다.

 

해운대구의회도 기부자 뜻에 공감해 기부채납 심의만을 위한 원 포인트 임시회를 개회해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

구는 이번 기부를 계기로 장산의 보존 가치가 보다 널리 알려지고, 시민들의 자발적 노력으로 미래 세대까지 영구히 보

전·관리할 수 있는 장산 공유화 운동이 더욱 확산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홍순헌 구청장은 "토지를 기부해준 이건희 회장 유족에게 감사드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생태계와 산림 보존, 장산 구립

공원 지정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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