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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단체' 취급받는 삼성..해외선 "강력한 경쟁자" 극찬

인주백작 2021. 4. 24. 11:10

'범죄단체' 취급받는 삼성..해외선 "강력한 경쟁자" 극찬

주성호 기자 입력 2021. 04. 23. 05:10


22일 재판서 이재용 측 "檢, 삼성 범죄집단 취급" 토로
대만 TSMC 창업자 "인텔 아닌 삼성이 강력한 경쟁상대"

지난 1월 18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에 출석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기업경영 과정의 모든 행위가 범죄로 취급되는 상황이 억울하고

답답할 뿐이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변호인)

#"삼성전자는 여전히 반도체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상대다."(대만 반도체 기업이자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TSMC의 창업자)

지난 22일 재계 1위 기업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국내외의 시선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날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이재용 부회장이 또 다른 형사재판에 처음으로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2017년 2월부

터 2018년 2월까지 약 1년간 수감생활을 했고, 올 1월에는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 부회장이 94일만에 법

원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번 재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그리고 삼성물산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해 첫

공판이었다. 당초 지난 25일에 예정됐으나 이 부회장이 급성 충수염으로 응급수술을 받으면서 미뤄졌다.

이날 이 부회장은 '공소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인정할 수 없습니다"라고 직접 답했다. 이 부회장 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합법적이며 정상적인 기업경영 활동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옥의 모습/뉴스1 © News1


그러면서 이 부회장 변호인은 기업의 모든 경영 활동을 '범죄집단'처럼 취급하는 검찰의 주장에 억울함을 쏟아냈다.

이 부회장 변호인은 "검사들은 피고인들이 합병 및 회계와 관련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범행을 쉼없이 저지른 것처럼 말

한다"면서 "마치 (삼성을) 범죄단체로 보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업경영 과정의 모든 행위가 범죄로 취급되는 상황이 억울하고 답답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오너인 이 부회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동안에 해외에선 반도체 선도적 기

업으로서 삼성전자의 위상이 부각되기도 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를 설립한 모리스 창(Morris Chang) 전 회장이 공개적으로 삼성전자

에 대해 "강력한 경쟁상대"라고 언급한 것이다.

디지타임스 등 대만 현지언론에 따르면 창 전 회장은 지난 21일 대만 경제일보가 타이베이국제회의센터에서 개최한

'2021 마스터 싱크탱크 포럼'에 강연자로 나서서 "삼성전자는 강력한(formidable) 경쟁상대"라고 말했다.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를 창업한 모리스 창 전 회장(왼쪽) © AFP=뉴스1


창 전 회장은 "삼성전자는 웨이퍼 제조 분야에서 예전에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이제는 TSMC의 강력한 상대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무엇보다 창 전 회장은 지난달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선언한 미국의 인텔에 대해선 "아직까지 그렇게 두려운 상대가 아

니다"라면서도 삼성전자에 대해선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간 TSMC가 내심 삼성전자를 적잖게 견제하고 있다는 업계 안팎의 분석은 많았으나 공식적으로 회장까지 지낸 창업자

가 경쟁사로서 삼성전자의 입지에 대해 언급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성장배경에 대해서도 창 전 회장은 우수한 인재 풀과 고도로 발달된 물류 등이 밑바탕이 됐을 것이라

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두 취급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인 것과 달리 TSMC는 외부 고객사의 주문

에 맞춰 자신들의 설비에서 맞춤형 반도체를 생산하는 '순수 파운드리'(pure-play foundry) 업체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파운드리사업부를 별도로 신설한 뒤부터 시스템 반도체 육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사업부 신설 당시 10%에도 못 미쳤던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말 기준으로 17%까지 늘

어 세계 2위에 올랐다. 하지만 TSMC와의 점유율 격차는 여전히 37%p(포인트)에 달한다.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의 기업 로고 © AFP=뉴스1


최근에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로 파운드리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TSMC와 삼성전자의 몸값이 치

솟는 양상이다.

지난 12일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반도체 CEO 서밋'에 해외 반도체 기업으로서 1~2

위 업체인 TSMC와 삼성전자가 참석한 것에서도 파운드리 사업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를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앞다퉈 협

력을 전제로 한 반도체 신규 투자를 압박하는 가운데, 중차대한 의사결정권을 가진 총수는 수년째 '사법리스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사업은 이 부회장이 직접 챙겼던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라는 점에서,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이 부회장이 2019년 4월에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도 1위에 오르겠다"는 '비전

2030'를 발표할 당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동행했다.

최근 들어 경제·정치·사회·종교 등 사회 각계에서 이 부회장 사면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글로벌 반도체 패

권 경쟁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면 삼성전자 오너이자 재계 리더인 이 부회장의 역할이 절실하다는 이유에서

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선 최고 투자유치 대상이면서 동시에 글로벌 반도체 업계를 이끄는 삼성전자가 국내에

선 수년째 검찰 수사와 재판으로 총수가 사법 리스크에 휘둘리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번째)이 2020년 10월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업체

ASML를 방문,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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