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김종인 사과 후 4달만에 사면론..2030 쓴소리 많았다"
유경선 기자 입력 2021. 04. 22. 09:01
"국민이 '이제 먹고 살 만한가보다' 할 것..'탄핵 부당' 의견 극히 일부"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최근 등장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사과 이후 불과 4개월 만"이라며 "당이 과거로 회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라고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사면론을, 그것도 선거 끝난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나서 꺼내는 건 국민께 '저 당이 이제 좀 먹고 살 만한가보다'는 인상을 주기가 너무 좋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20대·30대 지지자분들도 저에게 굉장히 많이 연락을 해주셨다"며 "다시 옛날 당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 이번에 한번 믿고 투표를 해봤는데 역시나 당신들은 또 과거로 돌아가려고 한다는 쓴소리를 굉장히 많이 해주셨다"고 전했다.
또 당내에서 사면론이 우세하다면서도 "두 대통령께서 연로하고 건강도 좋지 않으시고 좀 안타깝다는 여론 때문"이라며 "사면은 '안타깝다'는 문제이기 때문에 찬성하는 분들이 제법 있지만, 탄핵 자체를 부정하는 분들은 극히 일부라고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저를 포함해 많은 국민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됐다고 알고 있다"며 탄핵의 정당성 자체를 거론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이 같은 의견이 "극히 일부"라고 했다.
이어 "보수정당이라고 했을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가치가 '법치주의'이고, 4년 전에 우리가 직접 탄핵에 참여했던 정당"이라며 "우리가 존중해야 되는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무시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에서 '한명숙 재수사'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우리 당에서 일관되게 이야기하는 게 '이미 끝난 판결을 왜 다시 끄집어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느냐'는 비판"이라며 "그 비판이 그대로 우리 당 앞에 향하게 되는 것"이라고도 짚었다.
김 비대위원은 전날(21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전직 대통령 사면을 건의한 것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며 "두 시장이 대통령을 만나서 사면 얘기만 했다(고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당내에서 차기 당권과 합당 문제 등이 불거지자 김종인 전 위원장이 '아사리판'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김 비대위원은 "당권도전이나 사면은 민생과는 조금 동떨어진 문제들이다. 결국 우리 안의 문제"라며 "지도부 내에서는 경각심을 굉장히 높게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선거 승리를 자축하지 않고, 철저히 지난날을 반성하고 복기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를 고민하지 않으면 대선은 1년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든지 국민은 국민의힘을 심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비대위원장의 고언에 관해 김 비대위원은 "10개월 동안 이런 것을 끊임없이 막으려고 노력을 해 왔는데, 나가자마자 바로 이런 정치적인 움직임들이 보이니까 좀 화가 나신 것 같다"며 "애정을 가진 정당으로서 태클을 걸어주고 비판을 해줘야 이 당이 좀 더 잘 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마는 "열화와 같은 성원이 있으면 나갈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생각이 없다"고 했다.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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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실 일 없게.." 8일의 티타임, 그날 김종인·국힘 틀어졌다
현일훈 입력 2021. 04. 22. 05:01 수정 2021. 04. 22. 06:30
국민의힘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간의 관계가 목불인견이다. 4·7 재보선 승리 바로 다음 날 감사패와 함께 박수로
배웅했는데, 그 직후부터 “당이 아사리판”(김종인), “김종인은 뇌물 전과자”(김병준) 등 공방 수위가 다신 안 볼 지경에 이
른 모양새다. 양측엔 당최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그 내막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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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김종인 재추대론
21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재보선을 전후해 당 일각에서 ‘김종인 재추대론’이 제기됐다고 한다. 현 체제 그대로 내
년 3월 대선까지 치르자는 주장이었다. 김 전 위원장이 당 회의를 마지막으로 주재한 지난 8일 오전 당 비대위 티타임 때
도 관련한 얘기가 오갔는데, 당시 상황은 이랬다.
선거 승리로 들뜬 분위기 속에 비대위원들이 “이대로 떠나시면 안 된다”고 요청하자 김 전 위원장은 말없이 웃었다. 하지
만 그 직후, 주호영 당대표 대행이 당 상임고문 자리를 제안하자 김 위원장은 “관심 없다”고 잘랐다. 여기에 주 대행이
“앞으로 모실 일 없게 당이 잘하겠다”고 하자 표정이 굳어졌다고 한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당 관계자는 “좋은 취지로 자
리를 제안하고 앞으로 고생시키는 일 없도록 잘하겠다고 한 건데, 자존심이 강한 김 전 위원장 입장에선 서운했던 것 같
다”고 전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월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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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안철수 합당
김 전 위원장은 당을 떠날 즈음 주변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안 대표가 제1야당을 자신의 대
선 캠프로 쓸 수 있으니, 통합론에 휩쓸리지 말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그가 떠나자마자 주 대행을 중심으로 당이 합당을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자 크게 실망했다는 게 김 전 위원장 측의 전언이다.
실제로 김 전 위원장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난 합당하기로 약속한 적 없다” 등 쓴소리를 쏟아내더니, 급기야 지난 20일
언론 인터뷰에선 주 대행을 겨냥해 “안철수를 서울시장 후보로 만들려고 작당했다”고 직격했다. 이에 두 사람(주호영·안
철수)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3월 4일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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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윤석열 쟁탈전
김 전 위원장의 최근 인터뷰 발언을 보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언급하며 새로운 정치 세력을 연결짓는 경우가 잦다. 지
난 19일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도 내년 대선 관련 “별의 순간을 잡은 윤석열이 새 정치 세력을 갖고 출마하는 것도 가능
하다”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성공을 모델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2017년 의석은 없지만 중도 지
향 세력을 표방한 신당을 만들어 집권한 마크롱 사례를 거론하는 식으로, 윤 전 총장에게 정치 진로를 코칭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을 만날 것인지 묻는 말에 대해선 수차례 “만나고는 싶지만 먼저 연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익명을 원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까지 김종인 전 위원장이 몇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윤 전 총장측의 반응이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이 지난해 총선 과정에서 주변에 “윤석열에 대한 유권자의 반응
이 좋다. 선거 운동할 때 윤석열 얘기를 많이 하는 게 좋겠다”라는 말을 했고 총선 뒤 실제로 지인을 통해 접촉을 타진했
지만, “검찰총장이 야당 대표를 만나긴 어렵다”며 윤 전 총장이 주저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도 바빠졌다.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과 먼저 만난다면 향후 대선 정국에서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중이다. 이에 다음 주 원내대표-이후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일정과는 별개로 ‘윤석열 당겨오
기’의 물밑 작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익명을 원한 당 관계자는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윤 전 총장과
소통을 하고 있지만 당 공식 루트가 아니기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며 “당의 새 지휘부가 구성되는 대로 공식회동부터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키를 쥔 윤 전 총장은 “내가 어떻게 할지 정리가 되면 정치인을 만나겠다”(13일 언론 인
터뷰)고만 밝힌 채 공개 행보를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현일훈 기자 hym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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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대통령보다 감옥생활 길다"..사면론, 국민의힘 '대세'로
김성진 기자 입력 2021. 04. 22. 14:24
이명박 전 대통령(왼쪽)과 박근혜 전 대통령(오른쪽)/사진=뉴스1
4·7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한 국민의힘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하지만 당내 반발도 만만
치 않고, 사면 자체는 찬성하더라도 두 전직 대통령 구속 자체를 부정하는 여론 반발을 의식해 내부 단속하는 모양새다.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사면의 필요성은 과거부터 생각하고 있었
다"며 "죄의 유무를 떠나, 과거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전직 대통령도 이렇게 오래 감옥에 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근식 비전전략실장도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전직 대통령 두 분이 감옥에 가 있
고, 고령이고, 몸도 안 좋은 상태"라며 "국민적 감정이나 통합의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
다.
앞서 박형준 신임 부산시장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직접 사면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두 전직 대통령
이 지금 저렇게 계셔서 마음이 아프다. 오늘 저희 두 사람을 불러주셨듯 큰 통합을 재고해주기 부탁드린다"고 말한 것으
로 전해졌다.
당내 공감대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전직 대통령 사면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 온 김재섭 전 비상대책위원조차 CBS라디
오 인터뷰에서 "'이제 사면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여론이 (당내에서) 우세한 것 같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반대 여론이 사라진 건 아니다. 김 비대위원은 20~30대 지지자를 중심으로 "한 번 믿고 (국민의힘) 투표했는데 역
시나 과거로 돌아가려 한다는 쓴소리를 굉장히 많이 한다"며 "사면 얘기는 보수 정당이 존중해야 할 법치주의를 정면으
로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역시 전날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임기 말 문 대통령이 국민 통합에 관해 메시지
를 낼 때가 올 것이고, 그때 (사면 얘기를) 먼저 꺼내게 놔뒀어야지 왜 야당이 먼저 꺼내느냐"며 "전술적 실패"라 평가했
다.
특히 사면에서 한 발 나아간 '탄핵 불복' 주장에는 반감이 더 크다. 당내 최다선(5선) 서병수 의원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
의에서 "과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될 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는지, 사법 처리돼 징역형에 벌금과 추징금을 낼 만큼
범죄를 저질렀는지 보통 상식을 갖는 나는 이해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무시해도 될 정도의 극히 일부"(김재섭 비대위원) "'대통령 탄핵'도 역사"(조수진 의원), "사면과 탄
핵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연동되선 안 된다"(김근식 실장) 등의 반론이 쏟아졌다.
한편 여권에선 국민의힘의 사면 언급이 부적절하다는 기류가 대세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인
터뷰에서 "선거 직후에 곧바로 사면론을 꺼내는 게 맞느냐"며 "국민적 공감대가 중요한데, 국민의힘 몇 분이 '(박 전 대통
령은)무죄'라 주장하고 있다. 이런 부분들이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데 장애 요인이 될 것"이락 평가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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