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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바람난 년들 /권나현

인주백작 2021. 4. 20. 06:08

봄 바람난 년들 /권나현

보소!

자네도 들었는가?
기어이 아랫말 매화년이 바람이 났다네.
고추당초보다 매운 겨울살이를 잘 견딘다 싶더만
남녁에서 온 수상한 바람넘이 귓가에 속삭댕께
안넘어갈 재주가 있당가?

아이고 ~ 말도 마소!
어디 매화년 뿐이것소. 봄에 피는 꽃년들은
모조리 궁딩이를 들썩대는디 아랫말은 난리가

났당께요. 키만 삐쩡 큰 목련부터 대그빡 피도

안마른 제비꽃년들까정 난리도 아녀라

워매 워매 ~ 쩌그 진달래년 주딩이 좀 보소.
삘겋게 루즈까정 칠했네 워째야 쓰까이 ~
참말로 수상한 시절이여!
여그 저그 온 천지가 난리도 아니구만!

그려 ~
워쩔수 없제. 잡는다고 되것어? 말린다고 되것어?
암만 고것이 자연의 순리라고 안혀라.
보소! 시방 이라고 있을 때가 아니랑게
바람난 꽃년들 밴질밴질한 낮짝이라도
귀경할라믄 우리도 싸게 나가 보드라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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