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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래가보다 1억 올려 내놔도 팔려요"..집값 상승 1위 의왕 가보니 [르포]

인주백작 2021. 4. 16. 07:05

"실거래가보다 1억 올려 내놔도 팔려요"..집값 상승 1위 의왕 가보니 [르포]

김현정 입력 2021. 04. 15. 06:03

전국서 최근 3개월 집값 상승률 가장 높아
개발호재·교통망 확충에 업계 "가격 더 오를 것"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보유하던 `의왕내손e편한세상` 단지 모습. [사진 = 김현정 기자]


"실거래가보다 5000만원에서 1억원을 올려서 매물을 내놔요. 어떻게 이렇게 내놓지 싶은데 그게 또 팔리더라니까요."14

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인근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대표들은 최근 아파트 시세 상승 속도에 혀를 내둘렀다. 매물

은 많지 않지만 이해가 안 갈 정도로 높은 호가에 매물이 나오고 있는데, 거래가 이뤄지니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라고 했

다. 이 일대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보유했던 아파트 인근이다.

올해 들어 아파트 가격이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의왕시 내손동 인근 부동산에서는 작년부터 이곳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A공인중개사 대표는

"예전에는 아파트가 거래가 되고 실거래가가 뜨면 몇 천만 원 정도 올려서 내놓는 게 기본이었고, 단지별로 가격 갭이 있

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예상하기 어렵다"며 "손님들이 저희보다 정보를 더 많이 알고 있어서 알아서 실거래가보다

5000만원에서 1억씩 올려서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너무 비싼 가격에 의아하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호가로 접수는 한다"며 "그런데 실제로 거래가 되고 거래가가

형성이 되니 (손님에게)비싸다고 말도 못하겠다"고 말했다.

의왕시 최근 3개월 간 집값 상승률 12%...경기도 규제지역 가운데 최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월 29일까지 전국에서 가장 집값 상승률이 높은 곳이 의왕이다. 의왕시는 불과 3개월 만에

11.9% 상승했다.

홍 부총리가 보유하던 `의왕내손e편한세상` 단지 인근 포일자이 아파트 모습. [사진 = 김현정 기자]


B공인중개사 대표는 "2년 전에 이곳에서 살고 있던 34평 아파트를 6억6000만원에 팔고 나왔는데 최근 다른 부동산에서

11억원에 거래됐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이 동네가 다 그렇다"고 했다.


홍 부총리가 보유하다가 작년 팔아치운 내손동 아파트 역시 최근 가격이 폭등했다. 홍 부총리는 해당 아파트를 작년 8월

9억2000만원에 팔았는데, 같은 전용면적(97㎡) 아파트가 지난 1월 10억9000만원에 매매됐다.

C공인중개사 대표는 "홍 부총리가 살았다는 그 아파트가 지금 시세가 13억원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세 가격이

폭등하니 매매가격 역시 폭등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6년엔 의왕시에 포일 센트럴 푸르지오 등이 입점하며 공급량이 많아지니 전세가가 3억5000만원선

까지 폭락했던 적도 있었다"며 "보통 4억8000만~5억원 선에 거래되던 전세가가 최근에는 6억5000만~6억7000만원선까

지 뛰었다"고 말했다.

의왕시 추가 집값 상승 기대감 고조...매물 품귀현상도


특히 개발 호재와 교통망 확충 기대감이 집값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의왕시는 월곶~판교 복선전철(월판선)과 수도권광

역급행철도(GTX) 수혜 기대감이 크다. 인덕원~동탄(인동선) 복선전철 역시 올해 하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의왕시 아파트 시세는 최근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으나 주민들은 앞으로 집값이 더 많이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 내손동

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의왕시 집값이 많이 올랐다고 하는데 인근 과천에 비하면 오른 것도 아닌 것 같다"며 "교통망 호재

가 있어서 웬만한 서울보다 더 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의왕시 집값이 폭등하며 매물 품귀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A공인중개사 대표는 "예를 들어 7억원대 아파트 여러 곳 중

한 곳이 팔리면 나머지 아파트도 7억원 수준에서 매매가 이뤄지는 게 보통인데 갑자기 8억원으로 가격이 뛴다"며 "그런

데 8억원으로 가격이 뛰어도 또 다 팔리니 매물이 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hj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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