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ezday.꽃편지.카스.명언.365

친구를 보내며

인주백작 2021. 4. 4. 10:30

친구를 보내며

 

친구를 보내며

달이 떴소 팔월 보름 둥근 달이 차갑게 떳소

너무 밝아 보기 거북하다던 저 달이 아직도

차갑게 떠 우릴 보고 있는데 어찌 그리 서둘러 떠났소

그리도 세상 짐이 버거웠던 거요

 

이 풍진 세상에서

마음 한 번 편안히 눕히지 못하고 삭아 내린

삭신을 이끌며 살더니 인연 모두 던져 버릴 때

애린 가슴은 없던 가요 목이 쉬도록 불렀던 神은

거기서 기다리고 계시던가요

 

돌아올 수 없는 먼-길을 떠날 줄 알았으면

자네가 좋아하는 막걸리라도 대접하는 걸 깊은

주름에 때가 절은 소매 너풀거리며 뒤돌아서는

모습이  마지막이 되었구려

 

한 번만 꼭 한 번만 더 찾아 주시구려

어느 여류시인의 울음소리가 희미한 달빛 속에

출렁거리고 있소 그녀의 가슴이  다 타고나면

세상의 시간도 기울어 달도 지고 흐느낌만 남아

재(災)만큼이나 캄캄해지리다.

 

                  - 이룻 : 이정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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