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보내며
친구를 보내며
달이 떴소 팔월 보름 둥근 달이 차갑게 떳소
너무 밝아 보기 거북하다던 저 달이 아직도
차갑게 떠 우릴 보고 있는데 어찌 그리 서둘러 떠났소
그리도 세상 짐이 버거웠던 거요
이 풍진 세상에서
마음 한 번 편안히 눕히지 못하고 삭아 내린
삭신을 이끌며 살더니 인연 모두 던져 버릴 때
애린 가슴은 없던 가요 목이 쉬도록 불렀던 神은
거기서 기다리고 계시던가요
돌아올 수 없는 먼-길을 떠날 줄 알았으면
자네가 좋아하는 막걸리라도 대접하는 걸 깊은
주름에 때가 절은 소매 너풀거리며 뒤돌아서는
모습이 마지막이 되었구려
한 번만 꼭 한 번만 더 찾아 주시구려
어느 여류시인의 울음소리가 희미한 달빛 속에
출렁거리고 있소 그녀의 가슴이 다 타고나면
세상의 시간도 기울어 달도 지고 흐느낌만 남아
재(災)만큼이나 캄캄해지리다.
- 이룻 : 이정님 -
'하루.ezday.꽃편지.카스.명언.365'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라는 큰 기적에 감사하세요 (0) | 2021.04.05 |
---|---|
사는 게 별건가 (0) | 2021.04.05 |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0) | 2021.04.04 |
서툰 애정 표현 (0) | 2021.04.04 |
부부의 정 (0) | 2021.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