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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세단 과 할머니들

인주백작 2021. 3. 7. 11:01

벤츠세단 과 할머니들

 

저희 어머니는 팔순이 넘으셔서 귀가 어둡다.

 

하루는 어머니가 노인정에 마실을 가셨는데

어머니가 싫어하는 약국집 할머니도 오셨다.

 

그 분도 귀가 안 좋으신듯.

약국집 할머니는 그 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자랑을 늘어놓으셨다.

 

“아구! 우리 아들이

최고급 ‘벤츠 세단’을 샀는디 을매나 좋은지 몰러”

 

하지만 귀가 어두운 우리 어머니

“어휴~! 저 할망구는 별것도 아닌 걸루 맨날 자랑질이여…

인자는 허다허다 안되니께 ‘배추 세단’ 산 것가지고 자랑질하구

자빠졌어”

 

약국집 할머니도 귀가 어두운 관계로 저희 어머니

실수도 모르고 “암만 조응께 자랑을 허지,

그 벤츠가 얼메나 비싼 줄 알어?”

 

“아이고~ 그까짓 배추가 좋아봤자 배추지, 뭐.

배추에 금테라도 둘렀남?”

 

요렇게 티격태격하고 있는 그때.

옆에서 묵묵히 장기 두시던 노인정의 최고 어르신

왕 할아버지가 시끄러웠는지 버럭 소리를 치르시며

 

“아 시끄러! 

이 할마시들이 그냥 아까부터 왜 자꾸

 

‘빤스 세장’

갖구 난리들이여. 그냥 적당히 입고살어!

내 성난 이거시기 어쩔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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