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크림 발랐더니 얼굴 터질듯 부풀어"..中 '호르몬크림' 파문
김수현 입력 2021. 01. 11. 11:53
유아 크림에 '호르몬 함유' 판명..당국 판매 중지·조사
호르몬 함유된 유아용 크림 발라 얼굴이 부풀어 오른 중국 생후 5개월된 유아. 사진=바이두 캡처
중국에서 유아용 크림을 바른 후 아기의 얼굴이 크게 부풀어 오르는 부작용 발생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해당 크림
을 바른 아기들에게서는 얼굴 부종뿐 아니라 급성 비만 등 이상 증세가 연이어 나타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11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 따르면 중국 시중에서 판매되는 유아용 피부 크림을 사용한 한 생후 5개월 된 유
아의 얼굴이 마치 풍선처럼 붓고 털이 많아지는 등 이상 증세가 담긴 동영상이 퍼지면서 중국 네티즌의 제조사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이 유아는 과도하게 체중이 늘고 성장 발달이 지연되는 부작용도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아의 부모가 병원을 찾아 검사한 결과 성장과 발육을 촉진하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함유된 크림을 사용했기 때문으
로 밝혀졌다. '카이신산린(開心森林)' 등 문제의 유아용 피부 크림들을 전문 기관에 보내 검사한 결과 습진 등을 치료하는
스테로이드제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서 문제가 된 유아용 크림. 사진=중신경위 캡처
문제는 이들 제품이 모두 위생 판매 허가를 정상적으로 받은 제품이라는 것. 이 유아의 부모가 이런 내용을 웨이보 등을
통해 공개하자 문제의 유아용 크림 제조사가 있는 장저우(장<삼수변章>州)시 위생건강위원회도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우선 해당 업체에 문제의 제품을 즉각 회수하도록 하고 현장에서 확보된 샘플과 포장 재료 등을 국가 기구에 의뢰해 검
사하도록 했다. 이어 문제가 된 제품의 판매를 중지시킨 뒤 해당 업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도 중국 내 저질 유아 크림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피해 부모들은 "크림을 바른 후
아기들에게서 다모증과 얼굴 부종, 급성 비만 등의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고 호소하고 있다. 네티즌들도 웨이보에 "어른
들이 적어도 우리의 미래인 유아의 식품이나 약품을 가지고 장난을 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크림을 바르기 전(왼쪽)과 후(오른쪽). 사진=바이두 캡처
이들이 강하게 분노를 표출하는 이유는 유아를 대상으로 한 식품 등의 사고가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 지난해 5월에는
후난(湖南)성 천저우시 융싱현의 영유아들이 가짜 분유를 먹고 두개골이 기형적으로 커지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
가짜 분유를 먹은 일부 영유아는 키와 지능, 행동 능력이 일반 영유아보다 현저히 떨어지고 심각한 경우 장기 손상 증상
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는 2008년에도 인체에 유해한 화학 물질인 멜라민이 함유된 분유가 널리 유통돼 적어도 6명의 영유아가 사망하
고 30만명이 피해를 입었다. 업체들은 단백질 함량을 속이기 위해 멜라민을 분유에 첨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에도
이 분유를 먹은 영유아들이 머리가 기형적으로 커지는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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