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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도 체포했다..홍콩 당국, 민주인사 53명 '새벽 급습'

인주백작 2021. 1. 7. 07:18

미국인도 체포했다..홍콩 당국, 민주인사 53명 '새벽 급습'

이유정 입력 2021. 01. 06. 19:15 수정 2021. 01. 06. 19:24

 

6일 오전 경찰 1000명 투입, 72곳 압수수색
'우산 시위' 홍콩대 前교수·美변호사 체포
당국 "지난해 국회 선거서 정부 전복 시도"
블링컨 차기 美국무장관 "中 탄압 반대" 트윗

 

홍콩 경찰이 민주화 활동가를 6일(현지시간) 체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당국이 6일(현지시간) 홍콩 국가보안법(보안법) 위반 혐의로 민주화 인사 53명을 무더기 체포하며 새해 첫주를 대

대적인 민주화 인사 탄압으로 시작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부터 약 1000여 명의 경찰이 동원돼 72곳을 압수수색하고 53명

을 체포했다. 체포 인사 중엔 홍콩 민주화 시위의 상징인 ‘우산 시위’를 주도해 온 베니 타이(戴耀廷) 전 홍콩대 법대 부교

수도 포함됐다. 또 야당 인사들을 변호한 미국인 변호사 존 클랜시도 체포됐다고 SCMP는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체포 작전을 ‘새벽 급습(dawn raid)’으로 묘사하며 “중국 당국이 지난해 6월 홍콩 보안법을 도입한 이

후 가장 규모가 큰 단속”이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존리 홍콩 보안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작전은 정부를 전복하려는 범죄에 연루된 혐의자들을 검거하

기 위한 것”이라며 “이들은 홍콩 정부의 법 집행 의무를 심각하게 파괴하려 했다”고 밝혔다. 홍콩 경찰 측은 “추가 체포가

있을 수 있다”고 알렸다.

 

경찰청 국가보안국 리 콰이와 총경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지난해 홍콩 입법회(국회) 선거에서 민주화 진영은 친중 성향 여당을 꺾고 의석 과반 이상(35석+α)을 확보하기 위해

단일화를 위한 예비선거(6월)를 실시했다.

 

예비선거에서 조슈아 웡(黃之鋒) 등 반중 후보들이 약진하자, 홍콩 당국은 9월로 예정됐던 선거를 코로나19를 명분으로

연기시켰다. 이후 웡은 보안법 위반으로 체포 됐고 현재 수감 중이다. 경찰은 이날 웡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예비선거

자금 160만 홍콩달러(약 2억 2400만원)도 동결했다.

 

지난해 홍콩 보안법 제정을 비판했던 미국은 조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홍콩 문제로 중국과 충돌할 조짐을 보이

고 있다.

 

존 클랜시 미국 변호사가 6일(현지시간) 홍콩 당국에 의해 연행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차기 미 정부의 국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앤서니 블링컨 내정자는 이날 “민주화 시위자들에 대한 전면적인 체포는 용감하

게 보편적 권리를 옹호했던 이들에 대한 공격”이라는 비판 트윗을 올렸다. 블링컨 내정자는 또 “바이든·해리스 정부는 홍

콩 시민들과 함께 할 것이며, 중국의 민주주의 탄압에 맞설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홍콩 당국이 미국 국적자를 체포한 것과 관련해 CNN은 “홍콩 여권을 소지하지 않은 외국인이 보안법으로 체포된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라며 “가뜩이나 긴장 관계인 미·중 사이에 중대한 외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앤서니 블링컨 차기 국무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홍콩 사태와 관련해 ″중국의 민주주의 탄압을 반대한다″는 비판 글을

올렸다. [트위터 캡처]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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