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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서 딴짓한 트럼프...“다자협의 불필요”

인주백작 2020. 11. 23. 06:56

G20 정상회의서 딴짓한 트럼프...“다자협의 불필요”

기사입력 2020.11.22. 오후 4:27

 

각국 정상 "코로나 백신 공평 배분"
존슨 영국 총리 "힘 합쳐야 극복"
트럼프는 자화자찬 후 골프장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한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20개국(G20)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

나19) 사태를 조기 극복하기 위해 백신을 공평하게 배분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일부 국가가 독점해선 전염병을 완전히

종식시킬 수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G20 정상들은 21일(현지시간) 화상 방식으로 열린 회의에서 “코로나 백신의 적당한 가격과 공정한 접근을 보장하기 위

해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각국이 사람들의 생명과 일자리, 소득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하고, 개

발은행들이 각 정부의 코로나 대응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 의장국은 사우디아라비아로, ‘모두를 위한 21세기 기회 실현’이 주제다. 1999년 창설된 G20는 세계 인구의 3

분의 2, 경제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다자 협력체다.

정상들은 코로나19 정보를 적기에 투명하게 공유해야 한다는 내용도 성명에 담기로 했다. 별도로 기후 변화를 포함한 환

경 문제를 가장 긴급한 과제로 규정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보건 위기로 G20가 시험대에 올랐다”며 “백신 배분 방식을 조율하는 등 세계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힘을 합칠 때만 코로나를 물리칠 수 있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에서 개발한 ‘스푸트니크V’ 백신을 다른 나라에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백신의 공정하고 효율적인 배포를 촉구하면서 온라인 플랫폼 등 비대면 경제를 더 활성화시킬

것을 제안했다. 앞서 시 주석은 전날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선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가입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회의에 참석해 자국 제약사들의 백신 및 치료제 개발 현황을 소개했으나 글로벌 협력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내 임기 동안 경제적으로나 전염병 대처에 있어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을 해냈다”며 “백

신을 희망하는 미국인은 모두 백신을 맞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러스 억제 수단으로서 경제 봉쇄를 거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발언 직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을 대참시켰고, 버지니아주의 한 골

프장을 찾았다. 트럼프는 전염병 대유행에 초점을 맞춘 정상들의 세션에서 빠졌다.

트럼프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9분가량 개회사를 하는 동안 ‘개인 업무’를 본 점도 구

설수에 올랐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윗에 “대규모의 전례 없는 투표 사기를 보여줄 것” 등의 글을 띄웠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부터 G7(주요 7개국) 등 다자 협의체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 왔다. 2018년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

의 때 먼저 자리를 떴고, 귀국 비행기 안에서 공동성명을 승인한 적이 없다는 트윗을 올렸다. 작년 프랑스의 G7 정상회의

를 앞두고는 참모들에게 왜 이 회의에 참석해야 하냐고 회의론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세계 코로나 확진자는 누적 기준 5850만 명, 사망자는 139만 명에 달한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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