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야권 판' 흔들기 안간힘…국민의힘은 시큰둥
송고시간 2020-11-09 11:42 나확진 기자
김종인 "당 밖 정치인 소리에 휩쓸릴 당 아니다"
정진석 "스스로 구심점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들과 구체적 논의 진행하겠다"
최고위원회의 참석하는 안철수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11.9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이동환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신당창당론'을 내세워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모습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5개월 앞두고도 야권 내 뚜렷이 부각되는 주자가 없는 '인물 부재론' 속에 안 대표가 소수정당(3석)
의 한계를 넘어 야권 판도를 좌우하려는 포석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대로는 야권의 장래도, 대한민국의 장래도 없다"면서 사실상 '신당 창당'과 같은 의
미로 제시한 '야권 혁신 플랫폼'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권은희 원내대표도 "이번 주 국민의힘 의원들과 구체적 논의를 진행하겠다"며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그동안 '대권 의지'를 고수했던 안 대표는 최근 들어서는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역할이든 할 각오"라며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발언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1.9 toadboy@yna.co.kr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안철수식 야권재편론'에 불과하다며 거리를 두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 당이 어느 한 정치인이 밖에서 무슨 소리를 한다고 그냥 휩쓸리는 정당
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에도 "들을 가치가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의원들 상당수는 '오버', '착각', '간보기' 등으로 깎아내렸다.
안 대표가 신당론을 처음 제기했던 지난 6일 국민미래포럼에 참석했던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에 "정계
재편 맥락에서 신당을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맞지 않는다"라며 "스스로가 구심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
라고 말했다.
안 대표와의 연대에 우호적인 시선을 보냈던 초선 의원들도 당혹해하는 표정이 감지된다.
포럼에 참석했던 한 초선의원은 "주변의 다른 의원도 '신당 창당'이라는 말을 듣고 말실수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 전했
다.
재선인 성일종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합당'을 예로 들며 "헤쳐모이면 성공 가능성이 있
나. 정말로 산화할 각오가 돼 있다면 어디든 두려움 없이 뛰쳐 들어가 스스로 개척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옛 안철수계'인 국민의힘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MBC라디오에서 "야권 재편 주도권을 안 대표가 갖겠다고 생각하
는 게 아닌가. 시기적으로 너무 앞선 이야기"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제안에 호응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 3선 장제원 의원은 "국민의힘 당세만으로는 보궐선거와 대선에서 승리하기 힘들다. 안 대표의 야권재편론에 대해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조경태 의원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신당론을 무시할 필요는 없다. 우리 당이 고려하는 것 중 하나가 될 수는 있을
것"이라며 "야권 단일 대오를 목표로 어쨌든 이기는 선거를 해보자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일부 의원들이 안철수 이야기에 동조하는지 안하는지에 저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ra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11/09 11: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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