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팩트체크

[팩트체크] "기지국 정보 수집 불법" 전광훈 측 주장 따져보니

인주백작 2020. 8. 26. 22:01

[팩트체크] "기지국 정보 수집 불법" 전광훈 측 주장 따져보니

이가혁 기자 입력 2020.08.24. 21:46수정 2020.08.24. 22:46


[앵커]
어제(24일) 전광훈 목사 측이 기자회견을 열어서 방역당국을 고발하겠다고 밝혔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직권남용, 강요

죄 등을 거론했는데요.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와 법적으로 따져보겠습니다.

이가혁 기자, 우선 예배방해죄 주장을 저희가 이미 팩트체크를 해 드린 바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전 목사 측의 주장을 먼저 들어보시죠.

[고영일/사랑제일교회 변호인 (어제) : 아무런 권한 없이 수도권 모든 교회의 예배 금지를 강행한 것은 직권남용, 강요 그

리고 예배방해죄의 중범죄에 해당한다.]

영상 보신 대로 아무런 권한이 없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서 보건복지부 장관 또 지자체장은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해서 예배를 제한, 금지할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30일 팩트체크 시간에도 전해 드렸습니다마는 특히 예배방해죄는 행정 집행을 막기 위해서 적용돼온 법이 아

닙니다. 판례도 공권력과는 무관한 교회 내 소란이나 난동 같은 것들뿐입니다.

[앵커]
그러면 방역당국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라는 주장은 어떤가요?

[기자]
역시 그 주장도 먼저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고영일/사랑제일교회 변호인 (어제) : 8월 15일 광화문 일대 휴대전화 개인정보 및 위치정보를 불법 수집한 후 이 정보

를 바탕으로 특정 국민들에게 질병 검사를 강요하기로 한 것이다.]

정리하면 방역당국이 집회 참석자 기지국 정보를 수집한 게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것이고 그래서 직권을 남용했다

이런 주장입니다.

이렇게 얻은 정보로 사람들에게 연락을 일일이 해서 검사받으라 안내하는 건 일종의 협박을 통한 강요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감염병예방법이라는 특별법상의 근거를 모두 무시한 주장입니다.

근거는 말씀드린 감염병예방법 제76조의 2에 나옵니다.

이 감염병 예방이나 전파되는 걸 차단하기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 보건복지부 장관, 지자체장이 경찰을 통해서 이동통신

사업자에 개인, 위치정보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사업자도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합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규정도 물론 나와 있습니다.

방역 목적 외에 사용 금지 또 업무 끝나면 바로 파기. 이런 규정 안 지키면 감사 또 처벌 대상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애초에 방역상 필요하니까 국회가 이런 특별법을 만든 거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메르스 사태 때인데요. 메르스 사태가 한창 진행 중이던 2015년 6월에 법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법 개정 과정을 살펴보면요. 당시 야당에서 인권 침해 이런 우려가 나왔지만 권준욱 당시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입장이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국회에서 만든 특별법이 근거라는 건데 그러면 고발이 실제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방역당국에 대한 처벌까지

이루어지기는 어렵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다만 현재 방역당국의 기지국 개인정보 취득이 필요 이상으로 좀 과도하다 좀 부작용 생기는 거 아니냐 이런 취지에서

헌법소원이 제기된 상태입니다.

방역상 필요하다, 이 개념이 좀 너무 포괄적이라서 남용할 수도 있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2년 전에 헌법재판소는 통신비밀보호법에 근거해서 수사기관이 통신사로부터 개인, 위치정보를 확보하는 이른바

기지국 수사에 대해서 헌법 불합치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후의 어떤 요건을 강화해서 그러니까 어떤 요건에서 기지국 수사를 할 수 있는지 더 구체적으로 법이 고쳐졌습니다.

물론 검경 수사상 필요성과 지금 상황인 방역상 필요성은 단순 비교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 헌법소원 진행은 좀 더 지켜

봐야 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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