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교실

[질병백과]“천의 얼굴, 루푸스를 아시나요?”

인주백작 2020. 6. 16. 17:59

[질병백과]“천의 얼굴, 루푸스를 아시나요?”

2017.12.19 09:56 입력

 

7년 간 환자 50% 급증, 평범한 일상 어렵고 막대한 진료비 부담돼

 

- 증상 다양해 진단조차 어려운 루푸스, 환자 90%는 가임기 여성, 일상 생활 제약 많아

-‘자가면역질환’ 루푸스, 증상 다양해 ‘천의 얼굴’로 불려

 

[왓처데일리]루푸스는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으로, 면역체계가 외부항원이 아닌 신체의 결합조직, 피부, 관절, 혈액 등 정상기관을 침범해 발생한다. 전신홍반성루푸스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 면역, 환경적 인자, 호르몬 이상 등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푸스 증상은 다른 질환에서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한 경우가 많아 진단이 쉽지 않다. 루푸스가 처음 발생할 때 주요 증상은 38도 이상의 고열, 피로감, 다발성 관절통, 다발성 근육통, 피부발진, 탈모증 등 다양하다. 환자의 90% 이상은 관절에서 염증, 부종, 관절 통증, 근육통 등을 경험한다. 또한 15개월 내 전신홍반루푸스로 진단 받은 환자 29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서 신체 손상이 없었던 260명 중 115명(43.4%)이 5년 후 신체 손상이 생겼다. 이외에도 나비 모양의 뺨 발진이나 햇빛에 노출될 때 발진이 나타나는 광과민성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호흡기계, 심혈관계, 신장질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이 뇌와 말초신경에도 발생해 인지기능장애, 정신병, 뇌출혈 등은 물론 우울증과 신경불안증도 발생할 수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7개국 23개 센터에서 9,54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한 전신홍반루푸스 코호트 연구에서 전신홍반루푸스 환자의 사망률은 일반 인구 대비 2.4배 높게 나타났으며, 40세 미만 환자의 경우 일반 인구와 비교해 사망률이 10배 가까이 높았다.

 

대부분 젊은 가임기 여성 환자, 평범한 일상생활 어려워

 

전세계적으로 전신홍반루푸스 환자는 35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국내 전신홍반루푸스 환자는 2016년 기준 22,715명으로 2010년 15,437명 대비 47% 가량 증가했다. 또한 2014년 <류마톨로지 인터내셔널>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2010년 기준 국내 루푸스 유병률은 10만 명 당 26.5명으로 2006년 20.6명과 비교했을 때 28% 가량 증가했다. 전신홍반루푸스 환자의 약 90%는 여성으로, 대부분 15-44세의 가임기 여성이다.

 

이외에도 전신홍반루푸스 환자는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측면에서 삶의 질 저하를 겪고 있다. 미국에서 전신홍반루푸스 환자 98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36%의 환자가 진단 후 10년 내에 일을 그만뒀다. 또한 국내 연구에서 모집된 전신홍반루푸스 산모 25명의 총 37회 임신 중 12회(32.4%)에서 자연유산 또는 사산의 기왕력이 있었으며, 루푸스 산모로부터 태어난 29명의 신생아 중 루푸스로 진단된 환아 또한 11명(37.9%)에 달했다. 루푸스 환자들은 신체 내외적으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면서 사회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잃을 뿐만 아니라 경제활동이나 인간관계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경제적인 문제도 상당하다. 루푸스의 주요 증상인 피부 발진을 비롯해 관절증상, 신장손상, 혈액학적 이상 등의 합병증으로 류마티스내과 뿐 아니라 피부과, 신장내과, 혈액내과, 정형외과 등 여러 과의 진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어 막대한 진료비 부담을 안을 수 있다.

 

특히 질환에 대한 부족한 인식은 전신홍반루푸스 환자의 일상을 제약하는 것은 물론, 대표적 증상 중 하나인 뺨 발진을 다른 질환으로 착각해 치료를 뒤로 미루는 등 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스테로이드 부작용은 루푸스 치료의 가장 큰 장벽

 

전신홍반성루푸스 치료의 목적은 낮은 질병 활성도 유지, 증상과 악화 관리, 장기 손상 감소다. 일반적인 치료약물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 항 말라리아제를 주로 사용하며 질병 활성도가 심한 경우 면역역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는 미열, 피로감, 관절염 등의 증상에, 항 말라리아제는 루푸스 환자의 관절염, 피부질환, 구강궤양, 심막염 등에 사용되며 단독보다는 다른 약제와 병용해 쓰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치료법은 한계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항 말라리아제를 사용해 장기적 관해를 이룬 전신홍반루푸스 환자는 1613명 중 38명(2%)에 불과했으며, 그 중에서도 23명(60%) 이상은 재발과 완화를 반복했다. 표준요법 사용 시 위장장애, 간 기능 장애, 시력저하, 체중증가 등의 다양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는데, 특히 전신홍반루푸스 환자에서 스테로이드로 인한 신체손상 여부를 분석하기 위해 진행된 연구 결과 539명의 환자 중 60%의 환자가 신체손상을 겪었다.

 

반 세기만에 등장한 치료제 ‘벤리스타(성분명: 벨리무맙)’, 루푸스 반응지수 낮추고 스테로이드 줄여

 

스테로이드를 통한 전신홍반루푸스 치료가 시작된 지 반 세기 만에 전신홍반루푸스 치료를 위한 최초의 생물학적 제제인 벨리무맙이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2013년 허가 받았다. 벨리무맙은 표준요법으로 치료 중인 자가 항체 양성인 활동성 전신홍반루푸스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다.

 

벨리무맙은 전신홍반루푸스만을 위해 특별히 개발되고 승인된 최초의 생물학적 치료제로, 다양한 임상을 통해 SRI(전신홍반루푸스반응지수) 반응률 증가와 심각한 플레어 완화 측면에서 효과를 확인 받았다. BLISS-52와 BLISS-76 연구에서 질병활성도가 높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하위그룹을 분석한 결과, 52주차 시점에서 벨리무맙 병용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군 305명의 SRI 반응률이 51.5%로 나타나 위약 투여군 287명에서의 31.7%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p<0.001) 또한 벨리무맙 투여군의 심각한 플레어(악화) 발병률은 19%로 나타나 위약 투여군(29.6%) 대비 유의하게 낮았다.(p=0.004) BLISS-76 후속 연구 중 7년 시점에서 벤리무맙의 SRI를 측정한 결과 119명 중 90명(75.6%)의 환자가 치료에 반응을 보였으며, 7년의 오랜 벨리무맙 투여기간에도 불구하고 267명 중 55명(20.6%)의 환자만이 심각한 플레어(악화)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벨리무맙 사용 시 환자는 스테로이드 용량 감소라는 부차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다. 7년간 진행된 BLISS-76의 후속 연구 중 스테로이드제인 프레드니솔론을 투여 받은 환자 77명은 프레드니솔론 용량을 베이스라인으로부터 평균 47.1% 줄일 수 있었다. 스테로이드는 전신홍반루푸스 표준요법 중 하나지만 장기 사용 시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스테로이드의 용량 감소는 전신홍반루푸스의 치료 목표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

 

심각한 부작용 때문에 표준요법으로 조절이 어려운 경우 벨리무맙을 추가할 수 있지만 벨리무맙은 승인 후 수년이 지난 후에도 건강보험급여를 적용 받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생활이 어려운 대다수 환자에게는 벨리무맙의 실질적 처방이 어려운 상황이며, 치료를 받고 있다 하더라도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자료출처:GSK>

 

김태수기자 watcher@watcherdaily.com

<저작권자 © 왓처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