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진단키트' 각광받자 해외서 업체 해킹 시도까지
홍지은 입력 2020.03.31. 20:01
韓 진단키트 몸값 치솟자 각종 해킹 위험 노출
수출입 대금 송금하는 무역 사기 사건도 발생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 '사기 주의 권고문' 발송
자국 정보기술 보호 조치 시급하단 목소리 나와
국정원·산자부·개발 업체 등 모인 정보보호TF 추진
[브레시아=AP/뉴시스]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브레시아의 한 병원 밖에 마련된 임시 응급진료소 앞에서 한 의료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키트를 들고 있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코로나19 사망자가 전날 대비
168명 급증한 631명으로 잠정 파악됐으며 확진자 수는 977명 늘어난 1만14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20.03.11.
[서울=뉴시스] 홍지은 송연주 기자 = 전 세계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 요청이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외국에서 한국 진단키트 제조업체의 기술을 노린 해킹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31일 확인
됐다.
한국형 진단키트의 유명세가 해킹 위험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정보 싸움이 치열한 코로나 진단키트의
국내 기술 보호를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자국 정보 보호를 위한 TF(태스크포스) 발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생산업체 A에 대해 해외에서 해킹하려는 시도가
확인됐다. 해당 업체는 최근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급증에 몸값이 치솟으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해커들의 정체는 불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튼튼한 방어벽에 해킹을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형 진단키트 유명세에 금전적 손해가 발생한 무역 사기 사건도 있었다.
[서울=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하기 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 물품이 인천
공항 근처 물류 창고에 보관돼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photo@newsis.com
거래업체로 위장한 해커는 한 업체에 이메일을 보내 계좌번호가 바뀌었다면서 해커의 임시계좌로 수출입 대금을
송금케 했다.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는 이에 지난 20일 분자진단, 백신·치료제 개발 등 코로나19 관련 생명공학 업체들에 '이메일
무역사기 주의 권고문'까지 발송했다. 이 협회는 국가 핵심기술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07년 산업통상자원
부와 국가정보원의 도움으로 설립된 협회다.
협회는 "분자진단키트 개발생산 업체에서 이메일 사기 사건이 발생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각별한 주의가 필요
하다. 이메일 무역사기는 국내와 해외 등 최소 3개국 이상을 경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후대응이 쉽지 않아 예방
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에선 이번 해킹 사건을 계기로 국정원·산업통상자원부와 코로나19 관련 제품 개발 업체 등이 모인 TF 발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해당 TF에서는 산업스파이에 대응할 수 있는 내부 정보 유출방지나 자국 기업 기술 보호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보안 지원과 컨설팅 대책 마련에 대해서도 다룰 예정이다.
진단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진단업체는 영세해서 보안 체계에 취약한 상황"이라며 "전 세계에 긴급하게 우리 제품과
기술이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 업체들이 일일이 기술보호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
했다.
현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민간 기업 등에 해킹 시도가 포착될 경우, 이를 바로 인지해 해킹 경로를 차단하고 해당
기업에 알린다. KISA는 해외로부터의 해킹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실시간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diu@newsis.com,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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