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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장모 사건..김건희 씨도 깊숙이 개입

인주백작 2020. 3. 15. 10:57

뉴스타파

윤석열 장모 사건..김건희 씨도 깊숙이 개입

by. 심인보 입력 2020.03.13. 19:03수정 2020.03.13. 19:56

 


지난 9일, MBC <스트레이트>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 모 씨가 관계된 여러 의혹을 보도했다.

뉴스타파도 윤석열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 사건에 이어 윤 총장의 장모 최 씨와 관계된 의혹

들을 취재해왔다. 취재 결과, 윤 총장 장모 최 씨 관련 사건들에 윤 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도 깊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 "윤석열 아내 김건희, 주가조작 연루 의혹" 경찰 내사 확인)

 

김건희 씨는 이른바 ‘정대택 사건’에서 윤 총장 장모에게 유리한 결정적 위증을 한 법무사에게 (해당 법무사는 나중에

뇌물을 받고 위증했다고 양심선언했다.) 자기 명의의 아파트를 넘겨주었을 뿐 아니라, 1억 원을 직접 전달하려고 시도

했다. 이른바 ‘잔고 증명서 위조 사건’에서도 김건희 씨는 윤총장 장모 최 씨의 동업자 안 씨에게 접대비 명목으로 천

5백만 원을 건넸다. 또 문제의 가짜 잔고증명서를 만든 장본인은 당시 김건희 씨 회사의 감사로 재직했던 것으로 드러

났다. ‘정대택 사건’은 김건희 씨가 윤석열 총장과 결혼하기 전, ‘잔고 증명서 위조 사건’은 결혼 뒤에 발생했다.

 

▲ 윤석열 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 뉴스타파는 김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한 경찰의 내사 보고서에 등장한

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이번에는 김 씨가 자신의 모친과 관련된 여러 사건에 깊이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었다.


정대택 사건 : 5달 만에 53억 차익 올린 윤석열 장모와 동업자

 

윤석열 총장의 장모 최 씨와 사업가 정대택 씨가 관련된 사건은 지난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사건을 편의상

‘정대택 사건’이라 부르기로 하자. 당시 정대택 씨는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있는 한 스포츠 센터에 걸려 있는 근저당부

채권을 매입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감정가 300억 원 상당인 이 스포츠 센터에는 근저당부 채권 152억 원이

잡혀있었는데, 해당 채권을 싼값에 매입한 뒤 스포츠 센터가 누군가에게 팔리면 그 채권을 근거로 배당을 받아 차익을

올리고자 했던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현실화 하기 위해서, 정 씨는 해당 건물에 걸려있는 각종 권리를 분석했고, 채권

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사업 계획을 세웠다. 채권을 매입하는 데에는 99억 원 가량이 필요했는데 10억 원의 초기 투자

금만 있으면 나머지 89억 원은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2003년 4월, 정대택 씨는 지인의 소개로 ‘재력가’라는 여성을 만났다. 현재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인 최 씨다. 두 사람

은 함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 씨가 세워놓은 사업 계획에 최 씨가 동참해 초기 투자금 10억 원을 대기로 한 것.

계획대로 성사될 경우 수익은 반씩 나누기로 했다. 법무사가 참여한 가운데 약정서도 체결했다. 약정서 작성에 참여한

백 모 법무사는 정대택 씨의 중학교 동창이었다.


▲ 자신의 사건이 왜곡됐다고 주장하는 사업가 정대택 씨와 윤석열 총장의 장모 최 모씨


이들의 사업 계획은 성공했다. 2003년 6월 28일 이들은 스포츠센터에 걸린 근저당부 채권을 99억 천만 원에 사들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매를 통해 건물이 팔렸다. 11월 28일, 이들은 보유한 채권에 의해 낙찰 대금 가운데 무려

152억 원 2천만 원을 배당받았다. 5개월 만에 무려 53억 천만 원의 차익이 발생한 것이다. 약정서에 따르면, 정대택

씨는 이 가운데 26억 5천 5백만 원을 나눠받아야 했다.

 

 

▲ 정대택씨와 윤석열 총장의 장모가 근저당부 채권을 사들였던 서울 오금동 스포츠 센터 자리에는 현재 대형 교회가 들어서 있다.


윤석열 장모, “돈 못 준다” 소송.. 법무사의 결정적 진술

 

자신의 명의로 배당을 받은 윤석열 총장의 장모 최 씨는, 그러나 정대택 씨에게 약속한 돈을 주지 않았다.

정대택 씨는 자신이 받기로 했던 26억여 원에 대해 가압류를 걸었다. 2003년 12월 24일, 최 씨는 정대택 씨를 강요와

사기 미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최 씨 본인은 약정서 체결을 원하지 않았지만 정대택 씨의 강요로 약정서를 체결했

다는 주장이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법무사 백 씨는 최 씨에게 유리한 진술을 했다. 자신은 약정서 체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결정적

인 진술이었다. 최 씨는 강요의 증거라면서 도장이 지워진 약정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2004년 3월 31일, 검찰은 넉 달

간의 수사 끝에 정대택 씨를 기소했다.

 

 

▲ 왼쪽이 정대택 씨가 주장하는 약정서 원본, 오른쪽이 윤총장 장모 최 씨가 정 씨를 고소하면서 검찰에 제출한 약정서 사본

이다. 장모 최 씨가 약정서를 무효로 하기 위해 도장을 지우는 등의 조작을 했다는 게 정대택 씨의 주장이다. (정대택 씨 제공)


법무사 백 씨는 이어진 재판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해 최 씨에게 유리한 진술을 했다. 자신은 약정서 작성에 참여한

사실이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이다. 백 씨의 결정적인 증언 때문인지, 정 씨는 재판에서 패했다. 2004년 11월

29일, 정대택 씨는 강요 및 사기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 유예 3년, 유죄 판결을 받았다.

 

형사 재판의 결과는 민사 재판으로 그대로 이어졌다. 이듬해인 2005년 1월, 정대택 씨는 윤석열 장모 최 씨와의 민사

재판에서도 패했다. 정 씨가 약정서에 따라 본인 몫으로 받기로 했던 26억 여 원은 고스란히 최 씨의 수중에 들어갔다.

 

법무사에게 건네진 현금 2억 원

 

이렇게 끝날 뻔 했던 사건은 극적인 반전으로 이어진다. 정대택 씨는 자신이 고소당한 형사 사건 재판에서 윤 총장

장모 최 씨가 위증을 했다며 고소를 했는데, 검찰은 이 고소 내용 중 일부를 ‘무고’로 인지해 정 씨를 기소했다.

(최 씨는 정 씨가 고소한 위증죄 사건에서 일부 혐의를 인정 받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그런데도 검찰은 고소 내용

가운데 일부가 허위라는 이유로 정 씨를 무고죄로 기소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데 2005년 9월 22일, 정대택 씨의 무고죄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법무사 백 씨가 과거의 진술을 뒤집었다.

검찰 수사와 재판에서 윤 총장 장모 최 씨에게 유리한 증언으로 일관했던 법무사 백 씨가 양심 선언을 한 것이다.

정대택 씨와 윤총장 장모 최 씨가 이익을 나누기로 한 약정서를 자신이 직접 작성했으며 약정서를 작성할 때 어떤

강요도 없었다는 취지였다.

 

법무사 백 씨가 더 많은 것을 털어놓았다. 윤 총장 장모 최 씨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기로 하고 최 씨에게 유리한 거짓

진술과 증언을 했다는 것이었다. 백 씨는 윤총장 장모 최 씨가 일이 잘 끝날 경우 원래 정대택 씨의 몫이었던 26억

가운데 13억 원을 주기로 약속했다고도 주장했다.

 

윤 총장 장모 최 씨가 실제로 법무사 백 씨에게 현금 2억 원을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최 씨는 2004년 6월 법무사

백 씨에게 8천만 원을 수표로 지급했고, 2004년 8월에는 7천만 원을 줬다. 또 2005년 2월에는 5천만 원을 건넸다.

 

변호인 : 증인이 최00으로부터 2억 원이나 되는 돈을 받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수사과정에서의 조사나 법정에서의

증언에서 최00에게 유리하게 잘 진술해달라는 취지로 거액을 약속받은 후 받은 것이지요

법무사 백 씨 : 최00이 “이 일이 잘 끝나면 사례할 금액을 특정하고 있었는데 그것의 일부다”라고 하면서 주었습니다.

변호인 : 일이 잘 끝나면 사례하겠다는 이야기는 언제 하였나요.

법무사 백 씨 : 2004년 초 경으로 기억합니다.

 

- 2004.9.22 법무사 백 씨의 법정 진술 중

 

▲ 윤석열 총장의 장모가 법무사 백 씨에게 건넨 수표 중 천만 원 권 한 장


김건희 명의 아파트도 뇌물로 건네졌나?

 

최 씨의 딸이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아내인 김건희 씨는 사건이 벌어진 2004년 당시 서울 가락동에 아파트를 한 채

보유하고 있었다.

 

▲ 윤석열 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가 보유하고 있던 서울 가락동 아파트. 김 씨는 아파트의 소유권을 법무사 백 씨의 아내에게

넘겼다가 백 씨가 진술을 번복한 뒤 소송을 통해 다시 되찾아왔다.


해당 아파트의 등기부 등본을 보면, 김건희 씨는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 명의로 2001년 11월 5일 이 아파트를 매입

했다. 그리고 2005년 1월 11일, 원 모 씨에게 아파트를 매도한 것으로 되어있다.

 

▲ 윤석열 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가 개명전 이름인 김명신 명의로 소유했던 서울 가락동 아파트의 등기부 등본. 2005년 1월

매매를 통해 소유권을 이전받은 원 모 씨는 법무사 백 씨의 아내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김건희 씨 소유의 아파트에는 원래 2억 4천만 원의 근저당이 걸려있었는데, 아파트를

원 씨에게 매도한 이후에도 근저당이 계속 김건희 씨 앞으로 남아있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대출이 끼어있는 아파

트를 매매할 때는 원소유주, 즉 매도자가 아파트 매매대금으로 대출을 상환해 근저당을 없애든가, 아니면 대출액을

제외한 차액만 매매대금으로 받은 뒤 매수자에게 대출에 대한 채무를 승계한다. 그런데 김건희 씨의 경우에는 아파트

를 팔고도, 해당 아파트에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채무를 계속 지고 있었다. 정상적인 거래가 아니라는 반증이다.

 

▲ 소유권이 2005년 이전된 뒤인 2008년까지 근저당권의 채무자가 김명신(김건희) 명의로 되어있다. 이 근저당권은 김건희

씨가 아파트 소유권을 되찾아 온 이후에야 말소됐다.


이 수수께끼를 푸는 단초는 김건희 씨의 아파트를 매입한 것으로 되어있는 원 씨가 바로 법무사 백 씨의 아내였다는

점에 있다. 윤 총장 장모 최 씨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한 진술을 해준 법무사의 아내에게, 그 딸인 김건희 씨가 비정상

적인 방식으로 아파트를 매도한 것이다.

 

김건희 씨는 2005년 8월 11일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에 출석해 ‘어머니 최 씨가 법무사 백 씨에게 2억 3천만 원에 아파

트를 팔았으나 대출이 2억 원 끼어있었으므로 3천만 원만 받았다’고 진술했다. 채무자 변경을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서는 이렇게 설명했다.

 

김건희 : 저희 엄마가 위 00아파트를 백00에게 넘겨준 후에 제 명의로 위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은 2억 원에 대한

자가 제 통장에서 계속 빠져나가기에 제가 짜증을 내면서 왜 아파트를 넘겨 주었냐고 하였더니 어머니께서 저더러

직접 백00을 만나 채무자 변경을 부탁해보라고 하기에 제가 직접 백00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 2005.8.11 김건희 검찰 진술조서 중

 

2005년 5월 5일, 김건희 씨가 법무사 백 씨를 직접 찾아가 채무자 변경을 요구했지만 백 씨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놀라운 것은 백 씨가 추가로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이다. 정상적인 거래였다면 상상할 수 없는 적반하장이다.

백 씨가 이렇게 배짱을 부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김건희 씨에게 자신의 말에 따라 ‘사건이 뒤집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건희 : 지금 엄마가 정대택을 상대로 승소한 사건에서 백00 자신이 관여하면 사건이 뒤집히고, 지금까지 법무사로

서만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검사 : 백00이 어떤 일을 하였기에 법무사로서만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한 것인가요?

김건희 :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는데, 백00이 말 한마디면 사건을 모두 뒤집을 수 있고….

- 2005.8.11 김건희 검찰 진술조서 중

 

김건희, 법무사 백 씨에게 1억 원 전달 시도

 

채무자 변경 요구를 관철시키기는 커녕 거꾸로 돈 요구를 받은 김건희 씨는 어떻게 했을까? 정상적인 거래였다면

소송을 해야 마땅했을 것이다. 그러나 김건희 씨는 20일 뒤, 1억 원을 마련해 법무사 백 씨를 찾아갔다.

 

김건희 : 2005년 5월 24일, 제가 어머니인 최00에게 부탁하여 제일은행 강동지점장으로부터 1억 원짜리 수표 한장을

받아 백00의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검사 : 백00에게 위 1억 원을 주었나요?

김건희 : 백00의 부인이 갑자기 와서 1억 받아가지고는 못해주겠다, 처음에는 최소 10억 원 이상 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채무자 변경을 못해주겠다고 하여 제가 가지고 있던 1억 원을 그냥 들고 나왔습니다.

검사 : 진술인은 어머니인 최00이 불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백00에게 유리한 진술을 이끌어내기 위해 최00의

지시에 따라 위 1억 원을 백00에게 주려고 한 것 아닌가요?

김건희 : 저는 그 목적보다 백00(법무사)을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이 자존심에 너무나 심한 상처를 받았다고 하여 순수한

마음에서 위로하기 위해서 사과의 마음으로 백00에게 1억 원을 가지고 갔던 것입니다.

- 2005.8.11 김건희 검찰 진술조서 중

 

등기부 상에는 매매일자가 2005년 1월로 되어있지만, 법무사 백 씨 가족이 해당 아파트에 들어가 살기 시작한 것이

2004년 8월이었다는 김건희 씨의 진술도 주목할만하다. 윤 총장의 장모 최 씨가 정대택 씨를 고소한 형사 사건의

재판에 법무사 백 씨가 출석해 최 씨에게 유리한 법정 진술을 한 것이 2004년 7월 26일이었으니, 바로 그 직후에

아파트를 판 것이다.

 

김건희 : 제가 2004년 7월말 경 이사를 가고 2004년 8경부터 백00이 위 00아파트 000호에 살고 있었고..

검사 : 왜 진술인 명의로 된 아파트를 백00에게 팔았나요?

김건희 : 저는 잘 모르겠고 어머니가 백00에게 팔았기 때문에 그 사정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 2005.8.11 김건희 검찰 진술조서 중

 

법무사 백 씨는 이후 진행된 다른 사건의 재판 과정에서, 아파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변호인 :최00은 증인(법무사 백 씨)이 부근 부동산중개소에서 위 아파트가 2억 3천만 원이라고 하니 2억 3천만 원에

위 아파트를 매매하기로 하였다는데, 어떤가요

법무사 백 씨: 증인이 그냥 주더라도 외형상 매매 형식은 갖춰야 하니까 현실에 맞는 돈으로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하였습니다.

- 2010.12.16 법무사 백 씨 법정 진술 중

 

최 씨가 법무사 백씨에게 돈과 아파트를 건넨 시점을 꼼꼼히 따져보면 더욱 대가성이 의심된다. 2004년 3월 31일,

법무사 백 씨의 거짓 진술에 힘입어 정대택 씨가 기소된다. 윤 총장 장모 최 씨가 백 씨에게 처음으로 8천만 원을 건넨

시점은 두 달 뒤인 6월 1일이었다. 법무사 백 씨가 법정에 나와 최 씨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고 나서 3주 뒤 뒤인 8월 1

9일, 7천만 원이 건너갔고 곧이어 백 씨 가족이 김건희 명의의 아파트에 입주했다. 아파트의 소유권이 정식으로 이전된

것은 윤 총장 장모 최 씨가 정대택 씨와의 민사 소송에서 승소한 지 나흘 뒤였다. 최 씨가 법무사 백 씨에게 마지막 5천

만 원을 건넨 시점은 그로부터 약 한 달 뒤였다. (자세한 내용은 기사 하단 <윤석열 장모 - 법무사 백씨의 금전 거래 일

지> 참고)

 

검찰, 위증 자백한 법무사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기소

 

2005년 9월 22일 법무사 백 씨가 정대택 씨의 재판에서 진술을 번복하자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진다. 검찰이 백 씨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기소한 것이다.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백 씨가 최 씨에게 법률 상담을 해 준 대가로 2억 원과 아파트

를 받았고, 전직 검찰 공무원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것이다. 백 씨는 진술을 번복한 지 8일만인

2005년 9월 30일 구속되었고, 재판 과정에서 “최 씨가 부장검사 출신의 전관 변호사도 800만 원에 선임을 했는데 일개

법무사인 내게 2억 원을 주고 법률 상담을 받았겠느냐”며 항변했지만 결국 유죄를 선고받아 2년의 실형을 살았다.

 

법무사 백 씨가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되고 20일 뒤, 김건희 모녀는 백 씨에게 소송을 걸었다. 백 씨에게 건넨 2억

원이 빌려준 돈이며, 김건희 명의 아파트는 채무자 변경을 하지 않았으니 모두 돌려달라는 취지였다. 법원은 2억 원이

빌려준 돈이라는 김건희 모녀의 주장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단, 백 씨의 아내에게 건네진 김건

희 명의의 아파트에 대해서는 채무자 변경을 하지 않았으므로 아파트를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해당 아파트의 등기부

에는 법원의 확정 판결로 소유권 이전이 취소된 흔적이 남아있다.

 

▲ 김건희 씨 모녀는 법무사 백 씨가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된 이후 소송을 통해 법무사 백 씨 아내 원 씨에게 넘겨줬던

아파트를 되찾았다. 원씨에게 넘어갔던 소유권 이전 등기가 확정 판결로 인해 말소된 흔적이 남아있다.


2년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법무사 백 씨는 이듬해인 2008년 8월 22일, 자신이 정대택 사건에서 모해 위증을 했다며

송파경찰서에 자수했고, 정대택 씨 역시 이에 근거해 윤석열 총장의 장모 최 씨와 김건희 씨 등을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관련 사건을 모두 불기소 처리했다. 법무사 백 씨는 2012년 3월 사망했다. 백 씨가 사망하기 1년 반 전 검찰에

제출한 자술서에는 이런 얘기가 씌여있다.

 

▲ 법무사 백 씨가 숨지기 1년 반 전인 2010년 9월 검찰에 제출한 자술서


지난날 수많은 진술과 대질을 통하여 이미 실체적인 사실 관계는 모두 밝혀졌다고 판단이 됩니다. 단지 그것이 외압

이든 자의적인 판단이든 간에 검찰은 해가 서쪽에서 떠서 동쪽으로 진다고 기소하고, 법원은 물이 낮은 데서 높은 곳

으로 흐른다고 판결하였을 뿐입니다…

감언이설과 금품의 유혹에 눈이 멀어 중학교 동창인 40년 죽마고우를 욕되게 하고 인생을 망치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

을 했음을 뼈아프게 참회하는 바입니다.

- 2010.9.10 법무사 백 씨 자술서 중

 

정대택 씨는 윤석열 장모 최 씨와 그 측근들을 수차례 위증과 사문서 위조 혐의 등으로 고소했으나 검찰은 이를 모두

불기소했다. 검찰은 정대택 씨의 고소 내용이 허위라며 4차례나 그를 무고 혐의를 기소했으며 그 가운데 2번은 실형을

살았다. 정대택 씨가 두 번째로 징역 1년 실형을 받고 구속된 것은 지난 2017년 10월,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석

열 총장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낸 지 한달 만이었다.

 

잔고 증명서 위조 사건 : 위조 당사자, 김건희 회사 감사로 재직

 

MBC <스트레이트>가 보도한 또다른 사건은, 지난 2013년 윤석열 총장의 장모 최 씨가 경기도 성남시 도촌동 땅을

동업자 안 모 씨와 함께 매입하는 과정에서 신탁회사 등에 제출한 350억 원짜리 가짜 잔고 증명서를 둘러싼 의혹이다.

장모 최 씨는 동업자 안 씨를 사기죄로 고소했는데, 재판 과정에서 가짜잔고 증명서 위조와 관련해 이렇게 얘기했다.

 

판사 : 증인은 피고인에게 잔고증명서를 교부한 사실이 있지요?

장모 최 씨 : 예

판사 : 이것은 누가 만들었나요?

장모 최 씨 : 제가 김00에게 부탁했습니다.

판사 : 그러면 김00이 만들었나요?

장모 최 씨 : 예

판사 : 김00은 신안상호저축은행의 직원인가요?

장모 최 씨 : 아닙니다.

판사 : 이것은 다 허위이지요?

장모 최 씨 : 예

- 2016.4.14 윤석열 장모 최 씨 법정 증인신문 중

 

윤석열 총장의 장모 최 씨에게 가짜 잔고증명서를 만들어 준 김 모 씨의 역할은 이것뿐이 아니었다. 최 씨는 동업자

안 씨와 함께 도촌동 땅을 매입할 당시, 자신의 명의를 쓰는 대신 ‘한국에버그린로지스틱스’라는 법인의 명의로 절반의

지분을 인수했는데 이 법인을 최 씨에게 소개해 준 사람 역시 같은 인물, 김 씨였다. 뿐만 아니라 김 씨는 최 씨가 도촌

동 땅을 담보로 신안저축은행의 대출을 받을 때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렇듯 김 씨의 이름은, 최 씨가 동업자 안

씨와 함께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전 과정에 등장한다.

 

그런데 뉴스타파 취재 결과, 윤석열 총장의 장모 최 씨에게 가짜 잔고증명서를 만들어 준 김 씨는 사건 당시 김건희

씨가 운영하는 전시 기획사 ‘코바나 콘텐츠’의 감사로 재직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코바나 콘텐츠’ 등기부 등본을

보면, 김 씨는 2012년 3월 31일 감사로 취임해 2015년 3월 31일 퇴임한 것으로 되어 있다. 윤총장의 장모 최 씨가 동업

자 안 씨와 도촌동 땅을 절반 씩 매입한 게 2013년 10월이고, 동업자 안 씨 몫의 지분마저 경매로 낙찰받은 게 2016년

7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 씨의 재직 기간은 도촌동 땅 매입 기간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 씨에 앞서 코바

나 컨텐츠 감사를 맡았던 사람은 윤총장의 장모 최 씨다. 최 씨가 감사직에서 퇴임한 20012년 3월 31일, 김 씨가 곧바로

감사직을 이어받았다.

 

▲ 윤석열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가 운영하는 전시 기획사 ‘코바나 컨텐츠’의 등기부 등본. 가짜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장본인 김 모 씨가 2012년 3월 31일부터 2015년 3월 31일까지 감사를 맡은 것으로 등재되어 있다.


김건희, 동업자 안 씨에게 접대비 명목 천 5백만 원 송금

 

윤석열 총장의 장모 최 씨와 동업자 안 씨는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데는 세 차례의 시도가 있었다. 두 번의 실패 끝에

세 번째에야 비로소 땅을 매입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2013년 1월 두 사람은 매입 계약을 체결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당시 이들이 내세웠던 차명 명의자가 토지거래허가 신청 절차에 협조하는 것을 거부해 계약금 4억여 원을

떼였다. 같은 해 6월, 2번째로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번에는 동업자 안 씨가 약속한 잔금을 마련해오지 못해 잔금 납부

에 실패하고 또 다시 계약금을 떼였다.

 

두 번째 시도가 실패한 직후인 2013년 9월, 동업자 안 씨는 윤 총장의 장모 최 씨에게 “관계자들을 접대해 떼인 계약금

을 되찾아 오겠다”며 접대비 명목으로 천 5백만 원을 요구했다. 그런데 이 때 안 씨에게 천 5백만 원을 보낸 사람은 장

모 최 씨가 아니라 김건희 씨였다. 안 씨는 자신의 약속대로 계약금을 되찾아오는 데 실패하자 김건희 씨에게 다시 천

5백만 원을 돌려줬다. 동업자 안 씨의 계좌 내역에는 김건희 씨와의 자금 거래 내역이 그대로 남아있다.

 

▲ 윤석열 총장 장모 최 씨의 동업자 안 씨의 계좌 내역. 2013년 9월 12일 김건희 씨가 천 5백만 원을 입금한 내역과 2013년

 12월 31일 김건희 씨에게 천 5백만 원을 송금한 내역이 남아있다.


동업자 안 씨는 MBC <스트레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김건희씨와 수십 번 만났으며, 김건희 씨가 ‘자금 융통을

내가 다한다’라고 말했다” 라고 밝혔다. 안 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앞에서 밝힌 가짜 잔고은행 증명서 위조는 김건희

씨의 가까운 지인이, 자금 융통은 김건희 씨 본인이 도맡은 셈이어서 도촌동 땅 매입 과정 전반에 대한 김건희 씨의

개입 비중이 결코 작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김건희 씨는 이에 대해 <스트레이트> 제작진에게 “안 씨와 딱 한 번 만나

인사를 했을 뿐 도촌동 땅 문제를 논의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정대택 “ 내 사건이 왜곡된 이유는..”

 

정대택 씨는 2004년부터 최근까지 무려 16년 동안 억울함을 풀기 위해 송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그가 윤총장 장모

최 씨와 그 측근을 고소한 사건은 번번이 불기소 처분이 났고, 거꾸로 정대택 본인은 5차례나 기소를 당했다. 재판에

서도 번번이 패소했고 그 결과 두 차례나 실형을 살아야 했다. 그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윤석열 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가 결혼 전인 2003년부터 2008년까지 교제한 검사 양 모 씨와 그와 친분이 있는 법조계의 이른바 ‘00고등학교 마피

아’들이 사건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윤석열 총장이 김건희 씨와 교제하기 시작한 2009년 경부터는 윤석열

총장이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건희 씨와 양 모 검사의 교제 사실에 대해서 정대택 씨는 출입국 기록과 송금 내역, 두 사람을 목격한 김건희 씨

친인척의 진술 등을 증거로 제시하고 있으며, 김건희 씨와 윤 총장의 교제 시점에 대해서는 장모 최 씨의 검찰 진술

내용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윤 총장의 장모 최 씨는 2011년 5월 25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의 딸인 김건희

씨가 “2011년 11월에 결혼할 예정이며, 결혼할 사람은 00호텔 조00 회장이 소개시켜준 사람으로 2년 정도 교제했습

니다”라고 답했다. 답변 시점을 기준으로 역산하면 윤 총장과 김건희 씨의 교제 시작 시점은 2009년경부터로 추정된다.)

 

정 씨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정 씨의 사건에 관여한 수많은 경찰과 검찰 수사관, 검사, 판사들이 모두 그 두 사람

의 영향력 아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정대택 씨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자 정대택 씨는 “저한테 그렇게 말씀하시면

혀를 깨물고 죽고 싶다”면서 “간첩 누명 씌우듯이, 강기훈 유서대필이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처럼 국가가

나에게 조작으로 누명을 씌웠다”고 답했다.

 

 

뉴스타파 심인보 inbo@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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