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본 이슈

[단독]신천지 '이만희 직속' 위장교회 수십곳 명단 누락

인주백작 2020. 3. 7. 06:47

노컷뉴스

[단독]신천지 '이만희 직속' 위장교회 수십곳 명단 누락

by. CBS노컷뉴스 윤준호·서민선·김재완 기자 입력 2020.03.06. 05:03


이만희가 직접 관리..사실상 '심장부'

신천지 공개 명단서 위장교회 25곳 빠져

정부 "자료 검증해야"..신천지 행정조사


신천지 교주 이만희가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평화연수원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해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빌미를 제공한 이단 신천지가 시설 명단을 공개했만, 정작 핵심에

해당하는 이만희 직속 '위장교회' 수십곳을 누락한 정황이 확인됐다.


신천지가 보여주기식으로 명단 일부만 제공하고 주요 위장교회를 고의로 빠트렸다면 정부의 방역을 방해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물론 강제수사 필요성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6일 CBS 노컷뉴스가 내부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신천지 위장교회 명단 원본>에 따르면, 신천지는 2018년 12월

기준으로 전국에 총 63개의 위장교회를 운영하고 있었다.

 

위장교회는 신천지가 새로운 신도를 포섭하는 중간 단계 또는 이탈하려는 신도를 붙잡는 목적에 주로 쓰인다.

새신도를 일반 교회에 가는 척 속여 포섭한 다음 신천지로 넘어가거나, 마음이 돌아선 신도에게 일반 교회라도

다니자며 데려가는 식이다.

 

전국 각지에 퍼져 있는 63곳의 위장교회는 모두 이만희 교주가 직접 관리하는 곳으로 사실상 신천지의 심장부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의 증언이다.

 

앞서 신천지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되자 전국 1100개 시설 명단을 공개하면서 방역을 완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명단들을 비교·분석한 결과 신천지가 공개한 명단에서 이만희 직속 위장교회는 33곳에 불과했다.

현존 여부가 불확실한 5곳을 제외하면 절반에 가까운 25곳의 위장교회가 누락된 것이다.

 

명단에서 빠진 위장교회는 △경기 11곳 △서울 3곳 △인천 2곳 △광주 2곳 △전북 2곳 △전남 2곳 △부산 1곳

△울산 1곳 △충남 1곳 등으로 전국에 걸쳐있다. 교회 1곳당 신도수를 100명으로만 잡아도 2000명이 훌쩍 넘는다.

 

일반 신천지는 통상 건물 외관에 '신천지예수교'라는 이름이나 지파명을 써둔다. 포털사이트 검색으로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위장교회의 경우 겉만 봐서는 일반 교회와 구별이 어렵다. 신천지가 스스로 밝히지 않으면 파악하기

어려운 이유다.

 

오랫동안 신천지의 실체를 추적해온 전문가들은 신천지가 누락한 위장교회가 26곳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짐작한다.

 

신천지대책전국연합 관계자는 CBS 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자료가 작성된 2018년 12월로부터 1년 넘게 지난 현재까지

신도수가 많이 늘었다"며 "그만큼 위장교회도 덩달아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신천지가 위장교회를 고의로 누락했다면 방역당국의 정당한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인정돼 그 자체로 형사 처벌 대상

이 된다. 아울러 위장교회가 지금도 집회를 갖고 있다면 신천지발 슈퍼 전파의 재발 우려가 여전히 곳곳에서 도사리

고 있는 셈이다.

 

신천지는 지난달 22일 1100개 시설 명단을 공개했지만, 실제 신천지가 정기총회에서 발표한 부동산 갯수인 1529개와

차이가 있어 주요 시설들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신도수도 쪼개서 내놨다가 잇따른 문제 제기에 못이겨 제출

했다.

 

한편, 신천지의 계속되는 비협조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결국 전날 경기도 과천에 있는 신천지 본부를

직접 찾아가 행정조사를 벌였다.

 

김강립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은 "신천지로부터 제출받은 명단에 대해 일부 지자체 등에서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 자료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정조사 결과는 향후 자료 입수와 분석이 완료되는대로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윤준호·서민선·김재완 기자] yjh@cbs.co.kr 

저작권자ⓒ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