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봄바람이 머물고 간 자리마다 싹이 트고 잎이 돋듯
당신이 걸어온 길마다 꽃이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그토록 소망하는
기쁨의 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만큼은 당신과 동화의 나라에서
꽃들과 새들과 숲 속의 오솔길을 거닐고 싶습니다
하늘 한 번 쳐다볼 사이 없이
땅 한 번 내려다볼 사이 없이
나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세월은 빠르고 쉬이 나이는 늘어갑니다
포기하고 잊어야 했던 지난날이 오랜 일기장에서
쓸쓸히 추억으로 저물어가고 있어도
오늘만큼은 당신과 나폴나폴 나비의 날개에 실려
꽃바람과 손잡고 봄 나들이를 하고 싶습니다
메기의 옛 동산에서 철없던 시절의 아지랑이도
만나고 늘 먼발치에서 몰래 보았던 옛님의 향기처럼
싱그럽게 불어오는 3월의 그 아늑한 꽃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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