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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검토 요약자료≒與 민부론 팩트체크'

인주백작 2019. 11. 13. 06:18

아시아경제

'기재부 검토 요약자료≒與 민부론 팩트체크'

최일권 입력 2019.11.11. 11:14


기재부, 한국당에 민부론 검토 요약자료 제출..문구·표현 상당부분 겹쳐

한국당 "'與 팩트체크는 정부 내부자료' 보여주는 것"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기획재정부가 최근 자유한국당에 민부론 검토자료 요약본을 제출했는데,

내용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작성한 '자유한국당 민부론 팩트체크'와 거의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

다. 민부론은 한국당이 지난 9월 '소득주도성장 폐기' 등을 골자로 발표한 경제정책이다. 기재부는

그동안 여당에 내부 검토자료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자료가 팩트체크와 같은지에 대

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야당에 제출한 정부의 요약본 내용이 여당 자료와 거의 대부분 겹치면

서 '민주당이 정부의 내부자료를 그대로 인용한 것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11일 기재부와 한국당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 7일 '민부론 검토자료 주요 내용'이라는 제목의

답변서를 한국당에 제출했다. 한국당은 지난달 기재부가 여당에 건넨 내부검토자료를 제출해줄

것을 요구한 바 있는데, 기재부는 "내부자료가 공개되면 업무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

가 있다"며 요약자료만 건넸다.

 

이날 아시아경제가 기재부 요약자료를 입수해 민주당 팩트체크 자료와 비교한 결과 상당부분에서

문구가 일치했다. 일례로 민주당은 팩트체크 자료에서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양극화 등 구조적 문

제 해결 및 지속가능 성장 위해 반드시 가야 할 방향'이라고 명시했는데, 기재부는 요약본에서 '구

조적 문제 해결 위해 가야 할 방향'이라고 언급했다. 법인세 인하 주장에 대해 민주당은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25%)은 경제규모가 유사한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주장했고 기재부도 '경

제규모가 유사한 국가들과 비슷, 대부분 기업은 20% 이하 세율 적용'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상속ㆍ증여세 부담 완화,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 완화 등에 대해서도 여당과 정부는

상당히 비슷한 문구로 반박했다. '대기업에 대한 일정수준의 규제는 과도한 지배력 확대 등 대기

업의 도덕적 해이를 막고 시장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필요'라는 문구는 양측 문건에서 똑같이

서술됐다.

 

기재부는 한국당에 제출한 요약자료가 민주당의 팩트체크와 거의 똑같다는 지적에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당은 기재부에서 제출받은 요약자료가 여당의 발표 내용과 거의 유사하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기재부가 넘긴 검토자료를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자료 제출로 팩트체크에

명시된 한국당 비판 내용이 기재부 내부자료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판단이다. 팩트

체크에는 민부론에 대해 '전반적으로 팩트는 외면, 정책은 균형감 없고 재탕'이라는 평가가 담겨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민감한 표현을 없앴지만 결과적으로 여당 팩트체크는 정부의 내부자료라

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기재부에 재차 내부자료 제출을 요구할 방침이다. 당 관계자는 "정부가 내부자료라고

제출하기 어려운 경우는 검토중인 사안일 뿐"이라면서 "여당에 건넨 만큼 이미 '내부자료'라는

성격은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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