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중에서

나무의 연서 / 나동수

인주백작 2022. 10. 5. 10:04

시인의 마을 - [나무의 연서 / 나동수]

나무는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계절이 다 가도록
하지 못한 말들은 결국
엽서에 담겨 보내진다.

그녀를 사랑했던 마음
숨겨왔던 그 마음은
붉은 엽서에 담겨 보내지고,
그녀를 원망했던 마음은
갈색 엽서에 담겨 보내지고,
그녀를 그리워했던 마음은
노란 엽서에 담겨 보내진다.

어느 가을 어느 땅에서
색색깔의 엽서를
그녀가 받아 보겠지만,
그녀가,
그녀가 나무의 언어를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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