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승에도 구심력 잃은 국민의힘..'도로 김종인' 얘기까지
김일창 기자 입력 2021. 04. 12. 06:10
국민의당과 합당-홍준표 복당-주호영 거취-초선 출마 등 얽히는 상황
'안철수 반대' 김종인 떠나자마자 합당 고삐..자중지란이면 金 재등판?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정책협의회에서 모두발
언을 하고 있다. 2021.4.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재·보궐선거의 후폭풍이 압승한 국민의힘에서도 감지되는 모습이다. 차기 지도부 선출로 재
·보궐선거의 승기를 내년 대선까지 이어간다는 심산이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자중지란'이 재현되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차기 전당대회는 Δ국민의당과의 합당 Δ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의 거취 Δ초선 의원의
출마 Δ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같은 문제는 당 일각에서 제기하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
위원장의 재등판 전망과도 맞닿아 있다.
당대표 출마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진 주 권한대행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질문에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가 마무
리돼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당 대표 후보군으로는 주 권한대행과 정진석, 조경태, 김태호, 서병수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이 거론된다.
이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거론되는 대표 후보군을 보면 대선 후보만큼이나 적임자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에 자만하지 않고 당을 한데 모아 대선으로
나아가려면 중진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당선 가능성이 가장 큰 인물은 주 권한대행으로 알려졌다. 당원투표 70%가 반영되는 선거인 만큼 당 장악력이 중요한데,
주 권한대행의 영향력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주 권한대행은 여기에 국민의당과의 합당으로 대표되는 안철수 대표의 영입과 보수야권 대선주자 지지도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을 압박하며 정치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한 당내 인사는 "대표 권한대행으로 선거승기의 스포트라이트가 주 원내대표에게 집중되고 있다"며 "주 원내대표 입장
에서는 이를 더 끌고가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초선 의원들이 견제에 나섰다. 초선들은 "이번 선거의 승리는 문재인 정권의 패배이지 우리가 잘해서 거둔 승리
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지적과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주 권한대행을 비롯한 당 중진들의 당권 장악이 쇄신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짙은 모습이다.
초선들의 움직임이 가시화하자 이번에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중진들은 홍 의원의 복당을 받
아들여 대선 국면에서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야 한다는 입장이나, 초선들은 쇄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7재보선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
하고 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승리에 취하지 않고 당을 개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1.4.8/뉴스1 © News1 신
웅수 기자
홍 의원은 전날(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의) 복당 문제에 대해 일부 계파 초선의원들이 반대한다고 하
길래 대선 후보 경선 때 나를 반대하고 다른 후보 진영에서 일하면 되지 한국 보수의 적장자인 나를 들어오는 것조차 반
대할 이유가 있느냐"며 "참 어이없는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는 이달말이나 돼야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재보궐선거의
의미를 복기하는 데 약 2~3주의 시간은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그 후에 합당 논의가 이뤄져야 하고 합당하더라도 안 대
표의 당대표 출마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위원장이 합당에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주 권한대행과의 갈등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주
권한대행은 김 전 위원장이 자연인으로 돌아가자마자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합당에 비판적인
김 전 위원장의 의견에는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다"라며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권을 두고 자중지란에 빠진다면 김 전 위원장의 재등판론이 불거질 수 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럴 일은 없다"며 이를
부인하나 당 안팎에서는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당내 인사는 "만약 당권을 두고 혼란스러운 모습이 연출되면 김 전 위원장의 재등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라며 "대선 후보 경선이나 후보 선출 이후 전권을 쥔 경선관리위원장, 선대위원장으로 모시는 것도 불가능하지
는 않아 보인다"고 했다.
변수는 김 전 위원장과 윤 전 총장의 관계다. 윤 전 총장이 대권 도전에 나서고 김 전 위원장이 돕는다고 한다면 재등판
은 보다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 정치학자는 "국민의힘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김종인과 윤석열이 반
드시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4.7 재보궐선거를 마지막으로 퇴임하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
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21.4.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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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지게.. " 떠나면서 안철수 때린 김종인의 노림수
백상진 입력 2021. 04. 12. 00:06
향후 야권 대통합 과정에서
안 대표의 무게감 축소 의도 분석
당권 경쟁 움직임에 경고 해석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9일 서울 광화문의 개인사무실에서 한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한 독설을 이
어가고 있다. 안 대표를 선거 승리의 주역 중 한 명으로 꼽으며 합당 논의에 무게를 두는 국민의힘과 달리, 김 전 위원장
은 연일 ‘자강론’을 강조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11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이 확실시된 뒤 한 말을 거론하며 “안
대표가 ‘야권의 승리’라고 했다. 어떻게 건방지게 그런 말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이 승리
한 것이고 유권자들은 ‘국민의힘 오세훈’을 찍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승리를 축하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선거 전 연일 안 대표를 비판한 이유는 국민의힘 후보 띄우기에 주력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했지만 선거 뒤에도 안 대
표를 겨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선 이는 야권 대통합 과정에서 ‘안철수 변수’로 인한 국민의힘 내부의 혼란을 줄
이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결합을 모색하며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 전 위원장이 당의 체질개선보다 당권 경쟁에 몰두하는 움직임에 재차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김 전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우선 보궐선거 압승으로 애써 확보한 국민적 지지가 성과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한순간에
지지율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민의힘 중진과 초선을 가리지 않고 ‘당권 경쟁’에 뛰어
들면서 과열 조짐이 보이는 데다, 야권 통합 역시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에 치중하다 보니 정작 내부 혁신 논의는 뒷전
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오 시장과의 부동산 정책 협의 후 김 전 위원장 발언과 관련해 “각자 생
각이 다를 수 있다”며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합당 이야기가 있었으니 확인해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대통합 과정에서 안 대표의 무게감을 줄이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과정에
서도 안 대표를 향해 ‘정신 나간 사람’ 등 발언을 하며 대립했다. 야당 내에선 이런 견제가 오세훈 시장이 야권 단일후보
가 되는 데 일부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많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대표가 선거 끝나면 합치겠다고 약속을 했으면 조건을 따지지 말고 (국민의힘으로) 들어오면 된
다”며 “안 대표가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는 것에 대한 김 전 위원장의 불쾌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전 위원장의 ‘자강론’은 향후 가시화될 윤 전 총장과의 결합에 앞서 국민의힘이 먼저 변화해야 한다는 메시지에 힘을
실은 것이란 관측도 있다. 기성 정당에 곧바로 합류하기가 부담스러운 윤 전 총장으로선 국민의힘이 중도층을 아우르며
유의미한 변화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합류 명분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이 들어올
만한 정당으로 변모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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