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인 뉴스]'비례한국당' 카드에 허 찔린 與.. 창당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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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인 뉴스]'비례한국당' 카드에 허 찔린 與.. 창당 못한다?

by. 이창훈 입력 2019.12.22. 19:04수정 2019.12.22. 22:10

셈법 복잡해진 선거법 개정 논의 / 연동형 비례대표제 겨냥한 제안 /

'정당 설립'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 / 5개 시·도당 등 기준 충족땐 가능 /

"한국당, 선거운동 할 수 없다" 주장 / 과거 18대 총선때 '친박 연대' 존재 /

'법 테두리 안에서 지지 가능' 시각

 

여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의 연동형 비례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 협상이 자유한국당의 ‘비례한국당’(가칭) 카드라는 암초를 만났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비례한국당을

위해 한국당이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선거제 개혁을 좌초시키기 위한 허풍”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과 공직선거법 등을 근거로 비례한국당이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주장했

지만 18대 총선의 ‘친박연대’ 사례를 살펴봤을 때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한국당 ‘비례한국당 만들 수 없다?’→전혀 사실이 아님

비례한국당 추진을 둘러싼 여야 간 설전은 지난 19일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공식 언급하면서 공론

화했다. 심 원내대표는 “만일 민주당과 좌파연합 세력이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를 밀어붙인다면 ‘비례한국당’을 만

들 수밖에 없다”고 공언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될 경우 비례대표 의석수 확보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례대표만을 위한 정당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이에 “해괴한 방식의 괴물을

만들어 내놓겠다는 것이다.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의 비판에도 한국당의 비례대표용 정당 창당은 법적으론 막을 수 없다. 정당 설립의 자유는 헌법

제8조에서 보장되는 기본적인 권리이기 때문이다. 5개의 시·도당, 각 시·도당 별로 1000명 이상의 당원 수만 확보하면

절차적으로 가능하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꼼수가 아닌 부당한 선거제도 개악에 대한 합법적

대처방안”이라고 옹호한 이유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좌편향교과서

긴급진단'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당, 비례한국당 선거운동할 수 없다?→절반의 사실

정의당 이 의원은 지난 20일 선관위를 통해 “한국당이 소위 비례한국당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비례대표의 등록을

전면 포기해야 하고, 그렇다 하더라도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후보자와 선거운동원 관계자 등이 다른 정당의 후보자 당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

제88조를 근거로 한국당이 비례한국당의 선거 유세를 돕거나 지지를 호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에 “현실적으로는 공직선거법 테두리 안에서도 충분히 유권자에게 설득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친박연대는 제18대 총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친박계 의원들이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공천에서 배

제된 뒤에 만든 정당이다. 친박연대는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 꼭 살아서 돌아오라”는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와

‘친박 마케팅’에 힘입어 지역구 6명, 비례대표 8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한국당은 친박연대의 사례를 참고해 당의 간판급 비례대표 또는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신당을 창당하거나 다른

정당에 입당한 뒤 이들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비례한국당의 지지를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와 만나 “정의당이 오히려 비례한국당을 홍보해 주고 있다. 대박날 것 같다”며

“연동형 캡(cap)을 씌워도 비례한국당 만드는 것이 한국당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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