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둘레 남성 35, 여성 31인치..이 숫자 넘기면 '이 병' 의심
이에스더 입력 2021. 02. 13. 05:00
서울아산병원과 함께하는 가족 건강 챙기기④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평범한 일상에 갑자기 많은 제약이 생기
면서 우리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을지 모릅니다. 고향 방문과 친지 모임이 어려운 이번 설 연휴, 놓치고 있던 나와 가
족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챙겨봅시다. 의학적인 지식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 분야별 명의의 도
움을 받아 가족별 ‘건강 이상 징후, 그냥 넘기지 마세요’ 체크리스트 5가지를 정리했습니다. 네번째는 고지혈증입니다. 한
기훈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혈관 건강 지키는 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코로나 발생 이전과 이후 우리의 생활습관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보니 매끼마다 식사를 차려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우리의 식탁은 점점 가공식품과 배달음식으로 채워지고 있는
지 모른다. 문제는 변하는 밥상 뿐이 아니다. 줄어든 외출로 신체활동량도 전보다 훨씬 줄었다. 그 사이 겉으로 보이는 배
뿐만 아니라 몸속을 순환하는 혈액에도 지방이 쌓이고 있다. 혈액 속에 지방이 넘쳐나는 상태인 고지혈증은 방치되면 동
맥경화(혈관 내벽에 지방이 달라붙어 동맥이 좁아지고 탄력을 잃는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뇌졸중과 심근경
색 등 심각한 심혈관질환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새로운 한 해의 시작과 함께 혈관 건강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당뇨·고혈압·고지혈증을 앓는 중년 여성에게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리는 증상이 이어지면 심장질환을 의심해
야 한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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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 치료의 시작은 간단한 피 검사
고지혈증이란 혈액 속에 지방이 많이 들어있는 상태를 말한다. 고지혈증 치료의 시작은 스스로가 고지혈증이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심한 고지혈증이 아니면 고지혈증 자체의 증상이 없으므로 피 검사를 받아야만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지를 알 수 있다. 혈액 검사는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다. 저녁 식사까지 하고 굶은 상태에서 다음날 아침 검
사를 받으면 된다.
검사 결과 콜레스테롤 또는 중성지방의 수치가 높다면 동맥경화의 발생 위험이 몇 배 높아질 수 있다. 콜레스테롤 중에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이 동맥경화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 수치가 190mg/dl 보다 높다면 바로 고지혈
증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이보다 낮은 수치라도 △고지방 위주의 식습관을 장기간 갖고 있거나 △고혈압·당뇨·흡연·비만
등의 심장병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거나 △부모가 심장병 또는 고지혈증이거나 △연령이 40대 이상이거나 △이미 심장병
을 앓은 적이 있다면 반드시 관리가 필요하다.
고지혈증
이와 반대로 콜레스테롤 중에는 동맥경화를 예방시키는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이 있다. 이 수치가 충분히 높다
면 혈관의 청소차 역할을 해주지만 40mg/dL 미만으로 수치가 정상 이하라면 혈관에 지질이 쌓이기 쉽다.
또한 중성지방은 늘어난 뱃살이나 과식과 함께 늘어난다. 이 때문에 중성지방 수치도 되도록 낮게 200mg/dl 이하로 유
지하는 것이 좋다. 특히 당뇨병이나 심혈관병, 콩팥병 등을 갖고 있다면 LDL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수치는 낮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을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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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섭취는 하루 총 열량의 30% 미만으로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는 생활 습관들은 과식과 과음, 고지방식, 흡연, 운동 부족 등이 대표적이다. 우선
앞으로 이어질 코로나 시대에 체중이 더는 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허리둘레가 남성 35인치, 여성 31인치가 넘었다
면 고지혈증을 넘어 일생 당뇨병이나 심장병 뇌졸중을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체중만 제대로 유지할 수 있다면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으로 하루 총 열량의 3분의 1 이상을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이를 무게로 바꾼다면 5분의 1 이하가 된
다. 콜레스테롤은 하루 300mg으로 제한한다. 계란 한 개 정도의 양이다. 포화지방은 동맥경화의 주범인 LDL 콜레스테롤
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기름이 많이 낀 소고기나 돼지고기 부분, 닭껍질, 육가공식품(소세지, 베이컨, 햄) 반찬들을 주
의한다. 또 다른 주범인 트랜스지방은 인스턴트 가공식품에 (프림, 라면, 과자류등) 많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몸에 좋다는
식물성 기름도 과도하게 섭취하면 과식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조리할 때 튀기거나 부치는 대신 굽거나 찌거나 혹은 삶는
게 좋다.
밥, 고구마, 떡, 국수, 빵 등 탄수화물은 혈당 수치를 높일 뿐 아니라 몸에서 지방으로 바뀔 수 있다. 설탕, 꿀, 물엿, 사탕,
케이크, 콜라, 사이다 등 단순 당을 비롯해 과일의 과당도 혈액 내 혈당 수치와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므로 주의한다. 알코
올 섭취도 하루 1~2잔 이하로 조절하자.
좋은 방법의 하나는 포화지방 및 트랜스지방이나 단당류 탄수화물 대신 통곡이나 잡곡류, 두류, 생선류, 채소류 등 비타
민과 무기질(칼슘, 포타슘, 마그네슘), 섬유소가 풍부한 식사로 바꾸어보는 것이다. 고지혈증뿐 아니라 고혈압과 당뇨, 심
장병, 뇌졸중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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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0분 일주일에 3번 유산소 운동
서울아산병원 한기훈 교수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5회의 조깅(빠르고 큰 보폭의 걷기)을 해보자. 유산소 운동은 고지혈증의 예방관리뿐 아니라
체지방 감소와 심혈관 및 심폐 기능 향상, 고혈압 조절에도 효과적이다. 코로나 유행 시기에는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는
한적한 공원과 산책로를 찾아서 걷기만 해도 큰 도움이 된다. 외출 대신 집에서 고정식 자전거나 트레드밀(러닝머신)을
이용해도 된다. 일단 규칙적으로 운동해보자. 운동 강도는 숨이 어느 정도 차고 땀이 배어날 정도로 해야 효과적이다. 새
해의 시작이라고 해서 밀린 숙제처럼 서두르진 말자. 무리하지 않으면서 서서히 운동량을 늘리는 게 좋다. 고지혈증은 저
절로 사라지는 질환이 아니다. 언제든 다시 생길 수 있으므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행복한 마음과 함께 건강한 식사
를 하고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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