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백신 안 맞아도 된다는 서울대팀 논문이 나왔다?
최재원 기자 입력 2021. 02. 08. 21:08
서울대 연구팀이 낸 논문 하나가 국제 학술지에 실렸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련된 논문인데요.
일주일 전 보도가 많이 나왔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없어도 이미 항체 만들 준비 돼 있다'는 제목인데, 바로 이해가 되시나요?
최근 이 보도들 소셜미디어 통해 퍼지면서 이런 반응 나옵니다.
"코로나 걸린 적 없는 사람도 항체가 있다면 백신 맞을 필요도 없는 거 아니냐"
"그런데도 왜 백신 맞으라고 강요하는 거냐" "방역 가이드 바꿔라" 등입니다.
이 논문, 과연 백신 안 맞아도 된다는 내용이 맞을까요?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1년 넘게 이렇게 괴로워할 이유가 없겠죠.
논문도 어렵고 기사도 어렵지만, 핵심은 이렇습니다.
우리 몸을 바이러스로부터 지키는건 항체입니다.
이 항체 몸에 만들어 두려면 백신을 맞아야 합니다.
또 하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다면 항체가 생깁니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 비감염자 10명을 조사해보니 6명에게 특징적인 면역 세포가 있었습니다.
이 세포는, 나중에 코로나19에 걸려도 바이러스와 싸우는 항체를 더 잘 만들어내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이 세포 때문에 코로나19에 안 걸린다는 게 아니고요.
걸리더라도 과거 사스나 메르스 때에 비해 사망자는 적고 경증 환자가 많은 이유를 알려준다는 설명입니다.
논문 쓴 연구팀에 직접 들어봤습니다.
[정준호/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 : 메르스 바이러스나 사스 바이러스 같은 경우에는 10명 중에서 3명이 돌아가시거
든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는 걸려도 돌아가시는 분들의 숫자가 적은 거죠. (면역세포 때문에) 질병의 중증도가 조금 약
해질 가능성이 있는 거죠.]
메르스의 경우 치명률이 30%를 넘어가지만, 코로나의 경우 2% 수준이라는 것, 이미 알려져 있죠.
이 논문은 이런 상황이 왜 일어나는지 답을 줍니다.
그런데도 논문을 놓고 "백신을 안 맞아도 된다는 뜻"이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연구팀에 전했습니다.
답변을 들어보시죠.
[정준호/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 : 이런 면역세포가 있다고 백신 접종을 안 하는 것은 완전히 큰 오해라고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오히려) 백신 접종을 하셔서 이 세포가 그 항체를 잘 분비할 수 있는 변화가 되게 도와줘야 되고요.]
설명해 드린 서울대 연구팀 논문은 안 맞아도 될 백신을 맞힌다는 음모론, 또 가짜뉴스로 소비되고 있습니다.
확인 결과 이 연구, 지금의 백신 접종 계획이나 방역 체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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