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본 이슈

백신 부작용에 공급 우려까지..집단면역 '경고등'

인주백작 2021. 1. 20. 07:25

백신 부작용에 공급 우려까지..집단면역 '경고등'

이혜영 기자 입력 2021. 01. 19. 15:17

 

노르웨이서 백신 접종 후 33명 사망 "직접 연관성 확인 못해"
고령·기저질환자 세부조정 가능성.."부작용시 국가가 보상"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1월18일(현지 시각) 기준 노르웨이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한 고령자가 33명으로

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르웨이 당국은 "백신과 사망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EPA·연합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집단면역' 형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접종을 먼저

시작한 국가에서 고령자들의 사망 사례가 연이어 나온 데다, 공급부족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방역 당국

은 확산세를 최대한 차단하는 동시에 백신 접종 대상·절차와 물량 계획까지 재검토 해야하는 난제를 맞닥뜨렸다.

 

노르웨이, 백신 접종 후 사망자 33명으로 늘어

 

19일 방역 당국은 노르웨이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접종한 이후 사망자가 잇달아 발생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관련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

 

노르웨이 보건 당국은 18일(현지 시각) 현재까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접종 후 사망한 사람이 총 33명이라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노르웨이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4만8000여 명 수준이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공중보건원은 "지금까지 접종 뒤 사망한 13명을 정밀 분석한 결과 이들은 모두 고령층

이고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었다. 사인과 관련해서는 아직 어떤 분석도 나오지 않았다"며 백신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에는

선을 그었다. 노르웨이 당국은 자국의 요양원에서 일 평균 45명이 사망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백신 접종 뒤 사망자의 비

율이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고령의 기저질환자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감안한 뒤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백신이 몸 속에

들어가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의 병세를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백신이 정상적인 면역 반응을 유도해 감염 예방 효과를 내지만, 건강이 악화한 사람들은 면역 체계

형성 과정에서 부작용이 동반되고 이에 따라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은 중증 환자나 고

령자에 대한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개인별 건강 상태를 더욱 면밀히 살펴 접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 방역 당국도 노르웨이를 포함한 백신 접종 이후 사망 사례들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백신 우선순

위 접종자를 발표했는데, 이 중에는 성인 만성질환자나 65세 이상 노인도 포함돼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에 대한 접종을

'핀셋'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특정 백신에 대한 개인 선택권이 없는 만큼, 개별 약품에 대한 임상 결과와

부작용 사례 등을 종합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국은 노르웨이에서 논란이 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3~4분기(1000만 명분) 내 들여올 계획이어서 영국 아스트

라제네카(1~3분기, 1000만 명분)와 코백스 퍼실리티(1~4분기, 1000만 명분)를 통해 들여오는 백신이 우선 접종에 투입

될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2~4분기, 2000만 명분)와 얀센(2~4분기, 600만 명분) 백신도 상반기 내 접종될 가능성이 크다.

 

1월18일 오전 서울역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우선접종' 대상 유지…부작용 발생시 국가가 보상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노르웨이 사례 등으로 백신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것에 대

해 "아주 고령이면서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에 대한 접종 등은 전문가와 협의를 진행해 해당 접종 대상자에 대해

(접종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노르웨이 사망자들) 대부분이 75세 이상이고 기저질환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백신 이상 반응이 기

저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서 노르웨이 전문가와 의약품 당국의 조사

결과를 계속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고령층에 대한 접종순위 조정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정 본부장은 "치명률이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상반

기에 우선 고위험군 중심의 접종이 적용돼야 한다"면서 "고령자에서 위중증 사례가 많고 사망률이 높다. 장기간 중환자

치료에 대한 의료계의 부담이 큰 점을 고려하면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접종을 시작하고, 특히 백신 물량이 제한적일 경우

에는 이런 고위험군이나 우선접종 대상자에게 우선순위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백신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는데, 한국 역시 이같은 상황이 전개될 수 있어 취약층에 대한 우선접종

이 더욱 필수적이란 뜻이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일부 국가에서는 1회 접종 이후 2회차 접종이 시작되면서 물량

부족 사태가 발생하며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있는 미 뉴욕주는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중앙정부를 건너뛰고 직접 제약사와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한국도 물량에 따른 1·2회차 접종 시기와 규모를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 물량이 국내로 정확히 반

입되는 시점과 유통·접종까지 차질없이 진행돼야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11월 집단면역 형성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백신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접종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부작용 발생 시 국가가 전적

으로 보상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백신) 이상반응 발생 가능성에 대해 질병청, 식품의약

품안전처 공동 감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범정부 협업을 통한 백신과 이상반응 간 인과성 조사 및 평가와 백신 봉

인, 접종 지속 여부 결정을 위한 신속 대응 및 피해보상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