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1발로 워싱턴-뉴욕 동시 타격.. 北 '다탄두 ICBM' 개발 우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입력 2019.12.17. 03:01 수정 2019.12.17. 04:12
동창리서 출력 센 신형엔진 시험.. 탑재 중량 늘리면 탄두 여러개 가능
한국국방硏도 개발 가능성 경고
북한은 7일과 13일 평북 동창리 발사장에서 실시한 ‘중대 시험’이 각각 전략적 지위 변화와 전략적 핵전쟁 억지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시험이 대미 핵·미사일 전력강화의 결정적 계기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번 시험이 다탄두(MRV)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동창리 시험은 화성-14형(ICBM급)·15형(ICBM)에 사용된 ‘백두 엔진’보다 출력이 센 신형 액체연료 엔진의 테스트가
유력하다. 화성-14·15형 등 북한 ICBM의 탄두 중량은 500kg가량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탄두 소형화 기술을 감안할
때 1개의 핵탄두만 실을 수 있다. 하지만 탄두 중량을 1∼1.5t으로 늘리면 2, 3개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한 차례
발사로 동시다발적 핵 타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 핵강국의 ICBM은 최소 3개 이상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도 다탄두
ICBM을 ‘최종 관문’으로 여길 수 있다. 이를 위해 엔진 추력을 최대한 키워서 탄두 중량을 늘리는 수순을 밟고 있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1발로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 타격할 수 있는 ICBM의 전력화를 최종
목표로 삼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산하 한국국방연구원(KIDA)도 16일 발간한 ‘2020 국방정책 환경 및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 결렬 시 북한이 다탄두 ICBM 개발 등의 노력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동창리 엔진 시험 이후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 재진입 기술도 갖췄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성-12형(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북한의 기술 수준이면
ICBM용 재진입체(RV) 역량도 확보한 걸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것. 물론 아직은 가능성의 영역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ICBM용 재진입체의 지상시험을 하려면 음속의 20배와 최대 섭씨 1만 도의 고열 상태를 구현하는 대규모 설비가
필요하다. 북한은 이런 시설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런 설비에서 테스트를 한 후에는 실전검증도 거쳐야 한다. ICBM을
정상 각도로 발사한 뒤 재진입체를 회수해 탄두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미국이 반세기 전 개발한 미니트
맨3(ICBM)를 지금까지 시험 발사하는 것도 재진입 기술의 신뢰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한이 2017년에 보여준 화성-14·15형의 고각 발사로는 재진입 기술 검증이 불가능
하다”며 “현재로선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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