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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을 리 없어, 내 표 어서 찾아내"..트럼프, 선거책임자 1시간 통화하며 압박

인주백작 2021. 1. 5. 07:08

"졌을 리 없어, 내 표 어서 찾아내"..트럼프, 선거책임자 1시간 통화하며 압박

나주석 입력 2021. 01. 04. 11:35

 

트럼프, 라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부 1시간 통화
조지아주 선거 뒤집을 수 있도록 재검표 등 회유
미 법학자 "트럼프 기소될 수 있는 사안"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대통령 선거 패배를 부인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경합주 선거 관계자를 상

대로 선거 결과를 뒤집도록 회유ㆍ압박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브래드 라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부 장관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과 브래드 라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부 장관 사이의 1시간2분가량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통화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라펜스퍼거 장관을 상대로 위협하고, 달래

면서 조지아주 선거 결과가 뒤집는 데 필요한 표를 찾아내라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원하는 것은 단순하다.

내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1만1779표 차이로 패배했다. 선거 결과를 뒤집는 방법을 찾아내라

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인단 232명을 확보해 30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 비교적

큰 차이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지아주(선거인단 16명) 선거 결과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지아주는 공화당 우

세 지역으로 지난 28년간 민주당 대선후보가 승리한 적이 없는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주 사람들은 모두 분노하고 있고, 국민도 분노하고 있다"면서 "다시 선거 결과를 재검표하겠다

고 해도 아무도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라펜스퍼거 장관은 "대통령이 갖고 있는 데이

터가 잘못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졌을 리가 없다"면서 "우리는 수십만표 차이로

이겼다"고 반박했다. 대화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풀턴 카운티에서 찾지 못한 수천장의 투표용지를 찾지 못한다면 "형

법을 위반한 것으로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대목도 등장했다.

 

통화 후 트럼프 대통령과 라펜스퍼거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서 논박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라펜스퍼

거 장관은 물론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를 상대로 '정치적 부패'를 거론하며 공격했다. 이에 라펜스퍼거 장관은

"대통령 당신의 말이 거짓"이라며 반박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과 라펜스퍼거 장관 사이의 통화 내용을 두고서 법률적

으로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표를 찾아내라'는 요구와 협박은 선거 결과 조작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에드워드 폴리 오하이오대 법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부적절하고 한심하다"면서 "검사의 판단에 따라 기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

다. 칼 토비아스 리치먼드 대학 교수는 "이번에 보도된 내용은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유죄를 받을

수 있다"면서 "만약 사법부나 연방 또는 지역 검찰이 주선거법 위반을 판단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소될 수 있다"고 말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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