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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51km로 왕복 8265km 여행한 큰고니 이동경로 찾았다…위치추적장치로 추적

인주백작 2020. 11. 25. 07:05

시속 51km로 왕복 8265km 여행한 큰고니 이동경로 찾았다…위치추적장치로 추적

이기환 기자 입력2020.11.24. 오전 9:00 수정2020.11.24. 오전 10:45

[경향신문]

 

위치추적장치로 파악한 큰고니의 이동경로.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평균시속 51㎞로 왕복 8265㎞를 날았다. 주남저수지를 떠나 북한-중국 단둥-내몽골-러시아 예벤키스키군 습지-러시아-

내몽골-주남저수지로 돌아왔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겨울을 보내는 큰고니(천연기념물 제

201-2호)의 이동경로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소측이 큰고니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해 이동경로를 추적한 결과 3월2일 주남저수지를 떠나 약 석 달에 걸쳐 북한-

중국 단둥-내몽골-러시아 예벤키스키군 습지(번식지)로 이동했다. 큰고니의 평균시속은 51㎞ 정도였고, 북한 해주시를

지나 약 923km를 비행하여 다음날(3일)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단둥(丹東)의 하천에 도착했다. 이후 14일간 휴식을 취하

다가 다시 365km를 이동했고, 18일 중국 내몽골자치구 퉁랴오(通遼) 인근 습지에서 16일간 휴식을 취했다. 4월 3일에 다

시 이동을 시작한 큰고니는 내몽골자치구 후룬베이얼(呼倫貝爾) 습지와 러시아 부랴티야 지역의 호수 등에서 머물다가 6

월 7일 최종적으로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예벤키스키군 습지에 도착했다.

큰고니에 부착한 위치추적장치.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9월 29일까지 예벤키스키군 습지에 머물던 큰고니는 다시 긴 여정에 나선다. 러시아 부랴티야 지역의 바이칼호 인근 습

지와 내몽골자치구 퉁랴오에서 머물다 11월 9일 출발하여 37시간을 비행 후 11월10일 주남저수지에 도착한다. 큰고니의

이동경로를 거리로 측정해보니 갈 때는 4036㎞, 돌아올 때는 4229㎞였다.

큰고니는 왕복 8265㎞를 오간 것이다. 이성경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학예연구사는 “번식지로 간 큰고니가

겨울을 나기 위해 다시 같은 장소를 찾는다는 것을 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해 증명을 한 첫 사례”라고 의미를 두었다. 이번

큰고니의 이동경로 연구는 국립문화재연구소 주관으로 농림축산검역본부 역학조사과와 한국환경생태연구소, 창원시 푸

른도시사업소 주남저수지과가 협업으로 진행했다.

큰고니에 부착된 위치추적장치는 국내에서 개발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한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이동통신

시스템 기반의 야생동물 위치추적기(WT-300)를 이용하였다. 이 기기는 배낭형식의 태양광 충전방식을 사용하며 2시간

에 한 번씩 위치를 확인하여 1일 1회씩 일괄 좌표를 알려주고 있다.

이기환 선임기자 lk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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