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 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 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 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 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 한 가슴 속살을 저며 놓는다 해도
수긍해야할 일 어차피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일
상투적으로 말해 삶이란 그런 것 인생이란
다 그런 것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혼자가 주는 텅 빈것의 그 가득한 여운
그것을 사랑하라 숭숭 구멍 뚫린 천장을 통해 바라보는
밤하늘 같은 투명한 슬픔 같은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라
별들은 멀고 먼거리, 시간이라 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 넘어 저 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가을날 길을 묻는 나그네처럼,
텅빈 수숫대 처럼 온몸에 바람소릴 챙겨 넣고
떠나라. 저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 좋은 글 중에서 -
'좋은 글 중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버님 제사상 위의 곰보빵 (0) | 2020.02.04 |
---|---|
여보시오 이 글 좀 보고 가소 (0) | 2020.02.04 |
나눔이 있어 좋은 친구 (0) | 2020.02.01 |
아버지가 이들, 딸에게 보내는 편지 (0) | 2020.01.31 |
사람 냄새가 그리운 날은 (0) | 2020.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