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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찬란 단풍 속 하늘 찌를 듯 솟은 '한국의 장자제'

인주백작 2020. 10. 30. 06:40

오색찬란 단풍 속 하늘 찌를 듯 솟은 '한국의 장자제'

남호철 입력 2020.10.28. 18:43

 

강원도 동해·강릉의 새롭고 희귀한 비경

 

강원도 동해시 무릉계곡 ‘베틀바위전망대’에서 본 장엄한 베틀바위. 빨갛고 노랗게 물든 단풍에 싸여 삐죽 솟은 암봉이

아침 햇빛을 받아 황금빛을 띠고 있다.


강원도 영동 지방의 대표 도시 강릉시와 그 바로 아래 동해시에 올해 새롭고 희귀한 볼거리가 생겼다.

먼저 동해시. 삼화동 무릉계곡(명승 37호)에 베틀바위와 두타산성을 잇는 ‘베틀바위 산성길’이 지난 8월 부분 개방했다.

무릉계곡관리사무소~박달계곡 등산로 총 4.7㎞ 가운데 무릉계곡관리사무소~두타산성 입구 2.7㎞ 구간이다.

 

무릉계곡관리사무소를 지나 다리를 건너면 바로 베틀바위로 가는 길이다. 입구에 큼지막한 ‘베틀바위 산성길’ 표지판이

서 있다. 베틀바위전망대까지 1.5㎞, 편도 1시간으로 안내돼 있다. 새로 잘 다듬어진 길이라 걷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이

정표가 잘 마련돼 있어 길을 찾기도 쉽다.

 

거대한 암봉으로 이뤄진 베틀바위 아래 회양목 군락지가 나온다. 베틀바위와 미륵봉 일원 33만여㎡에 퍼져 자란다고 한

다. 회양목 군락지를 지나 아득한 나무 계단을 오르면 베틀바위전망대다. 눈앞에 하늘을 찌를 듯이 삐죽 솟은 기암절벽이

펼쳐진다. ‘한국의 장자제(張家界)’로 불릴 만하다.

 

베틀바위전망대 바로 뒤 코끼리 형상의 바위.


베틀을 닮은 거대한 바위에 전설이 서려 있다. 하늘나라 질서를 위반한 선녀가 벌을 받고 내려와 이곳 무릉계곡에서 삼

베 세 필을 짜고 잘못을 뉘우친 뒤 승천했다고 한다. 그 베틀을 삼베 대신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단풍이 알록달록 치장하

고 있다. 베틀바위 건너편 풍경도 장관이다. 멀리 하얗게 빛나는 중대폭포가 아침 햇살을 받아 더욱 반짝인다. 그 왼쪽으

로 학소대, 관음폭포 등 두타산·청옥산 무릉계곡이 빚어내는 절경이 이어진다.

 

이곳에서 두타산성까지 가는 길에는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먼저 전망대에서 바로 뒤 바위를

올려다보면 코끼리바위가 보인다. 200m를 가면 미륵바위다.

 

‘산성12폭포’ 옆 바위에 올라앉아 있는 거북바위.


베틀봉 갈림길에서 수도골로 내려서면 거북바위에 닿는다. 바위 위에 거북 한 마리가 올라앉아 있다. 그 뒤로 ‘산성12폭

포’ 옥빛 물줄기가 가파른 암반을 타고 떨어진다.

 

임진왜란 때 많은 사람들의 피난처였던 두타산성.


바로 아래에는 동석산성(動石山城)으로도 불리는 두타산성이다. 두타산 북쪽 능선 험준한 산지와 깊은 계곡을 최대한으

로 이용해 쌓은 포곡식 석성이다. 신라 파사왕 23년(서기 102년)에 처음 쌓았다고 전해진다. 조선시대 태종 4년(1414년)

에 삼척부사로 왔던 김맹윤이 높이 1.5m, 둘레 2.5㎞의 산성을 다시 쌓았으며 1592년(선조 25년) 임진왜란 때 많은 사람

들이 이 산성으로 피난왔다고 한다.

 

바위 틈에 어렵게 뿌리내린 소나무 옆에 ‘백곰바위’가 있다. 이곳에서는 한국화 비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기암으로

이뤄진 절벽, 댕기 모양의 폭포 물줄기, 오색찬란한 단풍으로 물든 산…. 총 천연색 수채화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강릉에서는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 선생이 태어난 오죽헌의 명물인 ‘검은 대나무’오죽(烏竹)이 꽃을 피웠다. 대나무는 ‘나

무’로 불리지만 볏과 식물이다. 수술의 꽃밥이 벼의 그것을 쏙 빼닮았다.

 

강릉시 오죽헌에 핀 신비의 오죽꽃. 볏과 식물 답게 수술이 벼와 닮았다.


대나무는 씨앗이 아닌 땅속 뿌리로 번식하기 때문에 꽃을 피우는 자체가 매우 드물다. 60~120년 만에 핀다는 주기설이

전해질 만큼 보기 쉽지 않아 ‘신비의 꽃’으로 불리며 행운과 희망의 징조로 여겨졌다.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무릉계곡에 가려면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동해나들목에서 빠져 7번 국도로 갈아타고 삼척 방향으

로 간다. 이어 효가사거리에서 정선 방향으로 우회전 후 42번 국도로 갈아타고, 다시 삼화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무릉계

곡 주차장이다.

 

대중교통으로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버스가 운행중이다. 동해시종합버스터미널에서 도보로

280m 이동해 동해감리교회 정류장에서 111번 일반버스를 이용하면 무릉계곡 정류장에 갈 수 있다.

 

묵호항 활어센터에서는 직접 해산물을 골라 먹을 수 있다. 동해에서 꼭 맛보아야 할 물곰탕(곰칫국)은 바닷가 사람들의

소울 푸드다. 신 김치를 넣고 얼큰하게 끓여 국물이 시원하다.

 

무릉계곡 입구에 친환경 힐링센터인 동해 무릉건강숲이 있다. ‘웰니스 관광지’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되찾기 위해 몸과 마

음의 휴식을 찾는 교육 체험프로그램, 체류형 힐링 치유프로그램 등이 운영 중이다.

 

동해·강릉=글·사진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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