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별세]'부친 유산' 극복해야 하는 이재용·이부진 남매
영민 기자 2020.10.25. 17:20
© ⓒ중앙일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진 삼성전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진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인해 아들인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제 명실공히 삼성의 총수가 됐다. 일단 이재용 부회
장이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 계열, 두 살 아래 동생인 이부진(50) 호텔신라 대표가 호텔·면세점 위주로 독립 경영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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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준법' 삼성 만들어야 하는 과제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은 아버지 시대 유산을 이어받으면서도 ‘준법 경영’을 확립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올 5월 대
국민 사과에서 이 부회장은 부친이 고집했던 '무노조 경영'을 공식 폐기했다. 승계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성 논란에도 그
는 "더는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발
행,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 생전 고인이 특검 조사까지 받은 사건에 대해 수혜자 격인 아들인 이 부회
장 차원의 첫 공식 사과였다.
이 부회장 시대 삼성은 법을 뛰어넘는 행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전망이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위원장 김
지형 전 대법관)와 각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후원금·내부거래 등에서 발생하는 '한국적 관행'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 같은 일이 재발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막겠다는 것이 이 부회장의 의지라고 한다.
© ⓒ중앙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2년만에 베트남을 찾아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면담한 뒤 스마트폰, TV,
디스플레이 등 주요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2년만에 베트남을 찾아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면담한 뒤 스마트폰, TV, 디스플레이 등
주요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뉴스1]
삼성준법위에는 김지형 전 대법관, 봉욱 전 대검 차장 등 법조인뿐 아니라 삼성에 비판적 시각을 내비쳤던 시민사회 인
사까지 참여해 있다. 이날 추도 성명을 통해 삼성준법위는 "삼성이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더 높이 비상해 나가는 것이
고인이 남긴 뜻으로 본다"며 "이를 위해선 삼성에 바람직한 준법문화 정착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는 고인이 우리에게 남
긴 과제"라고 밝혔다.
사업 측면에서 볼 때도 이 부회장과 이부진 대표는 각각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부회장은 현재 '시스템반도체 2030년 세계
1위' 비전을 내놓고, 삼성의 인적·물적자원 상당수를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도
투자하고 있다.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만으로는 성장성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이미지센서 등 비메모리 부문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선 세계 1위이지만, 파운드리 시장
에서 대만 TSMC(점유율 약 50%)를 뒤쫒는 2위 업체다.
© ⓒ중앙일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올 3월 서울 중구 삼성전자 장충사옥에서 열린 제4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사
봉을 두드리며 총회 성립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 호텔신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올 3월 서울 중구 삼성전자 장충사옥에서 열린 제4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총회 성립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 호텔신라]
이부진 대표에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변수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여행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적자에 빠진 호텔신라의 실적을 반등시켜야 한다. 호텔신라는 올 1분기(1~3월)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손실(670
억원)을 기록했고, 2분기에도 비슷한 규모(약 63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분 상속 역시 이 회장 가족에게 남겨진 숙제다. 생전 고인이 보유했던 삼성 계열사 지분은 3세 경영인들이 상당부분
물려받을 전망이다. 삼성생명 지분 20.8%(약 4152만주)에 삼성전자 지분 4.2%(약 2억4930만주), 삼성물산 지분 2.9%(약
543만주) 등이 포함된다. 시가로는 약 18조2000억원 규모다.
© ⓒ중앙일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보유 주식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보유 주식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현행법에 따르면 증여액이 30억원을 넘으면 최고세율(50%)을 적용받는다. 최대주주 지분에 적용하는 할증세율(20%)까
지 더할 경우, 세율은 60%까지 오른다. 재계에선 이재용 부회장이 10조원 가량을 상속세로 내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
다. 상속세 자진 신고에 따른 공제(3%)를 적용해도 10조6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상속세는 규모가 큰만큼 분할 납부할
가능성이 크다. 이 부회장에 앞서 구광모 ㈜LG 대표는 5년 분할 납부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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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추정치만 10조원가량
지배구조 역시 상속 과정에서 일정 부분 변화가 불가피하다. 삼성생명의 대주주(20.8%)였던 이 회장은 생전 삼성생명을
토대로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부친과 달리 삼성생명으로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높이진 않을 방침이다. 스스로도 올 5월 대국민 사과에
서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고, 국내 환경 역시 삼성생명을 지렛대로 삼성전자를 지배
하는 방식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규제 환경은 금융회사가 비금융회사를 지배하는 행위(금산복합)에 대
해 엄격하게 대응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 회장 가족이 일부 계열사 지분을 팔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생전 고인이 보유했던 삼성생명 지분을 매
각할 경우,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가 된다. 삼성 입장에서도 '금산분리' 요구에 부합하
게 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삼성물산은 지분 매각 가능
성이 아무래도 낮겠지만, 삼성생명 지분은 일정 부분 처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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