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잎따라 가는 인생 청계 정헌영
들국화 향기 그윽한
가을 길을 걷노라면
소슬바람 품속을 파고들고
알알이 익어가는 대추 알
한 알 따서 입에 넣으면
달큼한 그 맛에 가을이 녹는다
고추잠자리 귀뚜라미 누런 호박이
주렁주렁 매달린 어릴 적 고향 집
먼 길 가신 부모 형제자매 애달픈 사연만
가슴을 아리게 후벼 파고드는데
낙엽 따라 곁에 있던 사람이 하나둘
먼 길 떠나고
남아있는 사람들마저 멀어져가는
면면을 파란 하늘에 그리노라면
석양빛에 소진해가는
내 인생의 가을이 얼마나 남았을까
갈잎에 젖어가는 가련한
아! 인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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