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직 살아 있어야 하는 이유
불꽃같은 인생
바람 앞에 흔들리며 움츠려드는 삶 환상의
낙조가 아름답다 하지만 인생을 마무리 하는
모습이다
숨 가쁘게 달려온 길
자식들 다 짝지어 살림 내어주고 이제 할 일을
다 했다고 어깨 짐을 내려놓았다는 안도의 숨도
채 쉬기 전에 뒤에서 회오리바람이 투두둑!
어깨를 치고 지나간다
앗 불사!
뒤 돌아보니 앞으로 내가 지고가야 할 나만의 짐
남편이란 짐이 소리 없이 묵묵히 앉아 있다
순간! 뇌리에 혼곤한 필림이 스치고 지나간다
남은 삶에 남편의 모습이.....
잠시 나 자신이 눈 감은 세상 그 속을 들여다 본다
이 자식 저 자식 새끼들 집에도 내 집같이 선 듯
들어 갈 수도 없고 출입문 벨도 내 소유물이 아니다
자식들 집 주위만 뱅뱅 돌다 서러움만 한 아름 안고
돌아서야 하는 부정(父精)
어느 자식 전화 한 통도 없고 사람이 그리워 외로움에
몸서리치며 애긋은 전화통만 처다 보며 기다리다 지친
곪아 터져 농가진 핏 눈물 처철한 빈 가슴 애(哀)만 끓고
자식 키우느라 청춘을 다 바쳤건만
하루해가 지루해
지하철 무임승차권을 쥔 손은 저리기만 하고
할 일 없이 어슬렁거리며 공원 벤치에 앉아 황새목이
되어 초점 잃은 흐릿한 눈으로 가는 사람 오는 사람 따라
눈길만 왔다 갔다 하며 보내야 하는 시간
끼니도 제때에 먹지 못해 쪼르륵 쪼르륵 시위에
눈시울 젖어드는 서러움 입은 옷은 때 꼬장 물 얼룩이
백납병 중증이다. 배고픈 서러움과 스스로 가여움에
눈가에 눈물이 마를 날이 있을까~
친한 친구 하나 둘 떠나고 말동무 길동무 옆에 있어 줄
친구도 없어 하루 종일 말 한마디 없이 붙어 버린 입
어느 날!
외로움과 무서움에 떨다 세월의 도둑이 훔쳐간 뇌
며느리 보고도 여보~
옆집 순돌이네 보고도 여보~
앞이 캄캄하고 머리가 쩔래쩔래 흔들어 진다
여보!
사람이 떠나는 순서는 없다고 하지 않았소
긴 이별은 너무 가혹하오
당신과 나 우리는 서로 건강을 위 해 노력하여
긴 이별이 아닌 짭은 이별로 곧 같이 만날 수 있도록
합시다. 사랑합니다.
- - - 素野/이금란의 인생 이야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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