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의 무게]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은 실패? 성공?
남상호 입력 2020.06.29. 20:43
[뉴스데스크] ◀ 기자 ▶
사실은, 무겁습니다. 팩트의 무게.
정치권에서 '기본소득'이 화두로 등장하면서 국가 차원에서 처음으로 실험한 핀란드 모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패다, 아니다, 아전인수격으로 해석되고 있는데요.
<지난달 최종보고서 나왔던데요?>
네, 맞습니다. 핀란드 정부가 낸 건데요.
실패인지 아닌지 따져봤습니다.
진실의 방으로!
◀ 리포트 ▶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핀란드에 세계 최대 휴대폰 회사가 있었죠.
[영화 '트랜스포머'] "일본인을 존경해야 돼." "노키아는 핀란드 회사인데?"
네, 노키아입니다.
기본소득 실험은 노키아의 몰락과 연결돼 있는데요.
금융 위기까지 겹치면서 실업률이 치솟자, 실업수당만 받고 일하지 않는 실업자들을 어떻게 일하게 만들까 하는 고민에
서 탄생한 당근정책이 바로 핀란드식 기본소득입니다.
전 국민에게 똑같이 돈을 주는 이상적인 개념은 아니라는 거죠.
먼저 실업자 2천 명을 무작위로 뽑아 월 560유로, 월 76만 원 정도를 실업수당 대신 기본소득으로 지급했습니다.
기존 실업수당과 결정적 차이!
실업수당은 취업하면 끝이지만, 기본소득은 취업해도 월급에 얹어서 계속 지급한 겁니다.
[올리 캉가스/투르쿠대 교수(기본소득 연구 책임자)] "(상충되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취업을 해도 기본소득을 받을 수 있
어 일을 할 인센티브가 있다는 의견과 어쨌든 기본소득은 받으니 일을 할 인센티브가 없다는 의견이었습니다."
2017년, 2018년 2년 동안 실험했는데요.
첫해는 기본소득과 실업수당 집단이 일 한 날짜가 49일 정도로 비슷했고요, 이듬해엔 기본소득 집단의 취업 기간이 5일
정도 더 길었습니다.
학계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헤이끼 힐라모/헬싱키대 교수(연구 참가자)]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1년을 기준으로) 20일에서 40일 정도는 증가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삶의 질 개선이 관찰됐습니다.
보고서를 보면, 기본소득 받고 나서 스트레스 덜 받고, 인지 능력, 사회적 신뢰,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향상됐다고 나옵니
다.
[유하 예르비넨/기본소득 수급자] "기본소득은 정말 좋습니다. 기본소득은 신뢰감과 평온함을 주고, 사람들을 창조적으로 만듭니다."
휘바, 휘바, 기본소득 받으니까 좋다는 말 들으셨죠?
190페이지가 넘는 보고서엔 실패다, 성공이다, 단정적인 표현은 없었습니다.
[서현수/한국교원대 교수] "3~40년간 지속적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이런 정책제안과 토론, 이제는 아주 구체적인 정책 실
험 이런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측면을 봐주시길 바라고…"
2년짜리 실험을 통해 국민의 동의를 구한 것, 우리가 배울 교훈 아닐까요?
지금까지 팩트의 무게였습니다.
남상호 기자 (porcoross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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