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팩트체크

[팩트체크] 29일로 다가온 임기종료, 20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

인주백작 2020. 5. 26. 18:31

[팩트체크] 29일로 다가온 임기종료, 20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
김혜민 입력 2020.05.25. 08:39

YTN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20년 5월 23일 (토)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출연 : 송영훈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팩트체크] 29일로 다가온 임기종료, 20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

- 역대 가장 많은 법안 처리수 8900여건에도 불구하고, 법안처리율은 최저

- '동물국회' 논란 낳아 이미지만은 최악일 수도

◇ <김양원 PD>
지난 한 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해 보는 시간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송영훈 팩트체커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송영훈 팩트체커>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PD>
자, 오늘 첫 번째로 팩트체크해볼 뉴스는요?

◆ <송영훈 팩트체커>
오는 29일 4년의 임기를 마치는 20대 국회가 최악의 국회였다는 주장입니다.

◇ <김양원 PD>
네, 저도 포털에서 그 기사를 봤습니다. "최악의 국회였던 20대 국회가 끝나간다" 이런 내용이었는데, 송 기자님이 이걸 들고 오신 걸 보면, 최악이 아니라는 건가보네요?

◆ <송영훈 팩트체커>
네, 일단 이번 20대 국회는 여야의 극한대치가 두드러진 국회였습니다. 보이콧도 많았고, 국회의사 진행을 못하게 한 사건도 있었죠.

◇ <김양원>
'동물국회' 라는 말이 나올만큼?

◆ <송영훈>
그렇다보니 우선적으로 협상과 타협 등이 필요한 국회에 대한 이미지 자체가 별로 안 좋았습니다. 이미지는 최악이 맞는 것 같습니다(웃음). 하지만 이미지만 갖고 사실이다 아니다를 팩트체크할 순 없습니다. 보통 최악의 국회 근거로 많이 드는 게 일을 안 했다는 것입니다. 국회은 법을 만드는 곳이니까 얼마나 많은 법률안을 만들었냐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좀 애매합니다. 20대 국회는 지난 20일 마지막 본회의서 과거사법 등 141개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코로나19 관련 후속 대응법안', '텔레그램 n번방 방지 후속법안', 공인인증서 폐지를 담은 '전자서명법 개정안' 등 133건의 법률안을 포함한 141개의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마지막 본회의를 마쳤는데요.

이렇게 20대 국회는 마지막 본회의 133건을 포함해 총 8904건의 법안을 처리했습니다. 역대 국회 중 가장 많은 법안이 처리됐습니다.

지난 17대 국회에서는 4194건, 18대는 7104건, 직전인 19대에서는 7822건이 의결됐습니다. 최악이라는 이번 20대 국회가 역대 최다 법안 처리를 기록한 것이죠.

◇ <김양원 PD>
그럼 역대 국회 중에서 가장 열심히 일한 건데, 왜 결론이 애매하세요?

◆ <송영훈 팩트체커>
최악의 국회라는 근거는 법안 처리 건수가 아니라 '법안처리율'이어서 그런 건데요. 20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은 37%대로, 지금까지 '최악'이었다는 19대 국회 법안 처리율 41.7%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법안을 많이 만들었거나 발의만 하고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해석이 될 수 있겠죠.

4년간 발의된 법안 2만4천여 건 가운데 처리된 법안은 8천 8백여 건입니다. 개별 의원들의 노력에 비해 국회, 즉 정당들이 제 역할을 못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관심을 모았던 종부세법 개정안,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안', 부모나 자식 등에 대한 부양 의무를 게을리하면서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하는 일명 '구하라법' 등이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20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됩니다.

◇ <김양원 PD>
참 말도 많았고, 관심도 높았던 종부세법, 구하라법... 다 통과를 못했군요. 아쉽습니다. 법안처리수로는 가장 많았지만, 법안처리율은 최악이었던 20대 국회, 그래서 애매하지만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안고 문을 닫게 된 20대 국회... 이제 곧 새로 문을 열게 될 21대 국회에서는 다시금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자, 다음 팩트체크할 뉴스는요?

◆ <송영훈 팩트체커>
지난 월요일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40년이 된 날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정부 주도 기념식 등 각종 행사가 열렸는데, 5.18을 폄훼하는 주장과 가짜뉴스가 이어졌습니다. 사실 해마다 5.18일 되면 반복되고 있는데요.

◇ <김양원 PD>
매번 똑같은 주장, 이런 가짜뉴스가 되풀이되는 건가요?

◆ <송영훈 팩트체커>
정파적으로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해주는 유튜브 채널이 늘고, 경쟁이 붙어 그렇다는 생각입니다. 그간 대표적으로 제기된 5.18 관련 가짜뉴스, 가장 먼저 북한군 개입설인데요. 이건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근거없다고 국방부에서 확인이 된 사항이고요. 전두환씨 조차도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했습니다.

또, 5.18 유공자들의 특혜 시비가 제기됐지만 막상 법률적으로 따져보면 다른 국가유공자들과의 형평성과 차이가 없고요. 이렇다보니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소송이 제기됐지만 국가보훈처나 법원에서는 사생활침해를 이유로 불가하다는 답변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전에 없던 새로운 주장이 나왔습니다.

◇ <김양원>
새로운 주장이라, 어떤 건가요?

◆ <송영훈>
이번에 기밀 해제된 미국의 5·18 관련 문서에서 새로운 내용이 나왔다는 것인데요. 지난주부터 유튜브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 <김양원>
새로 기밀이 해제됐다?

◆ <송영훈>
네, 우선 유튜버들이 언급하는 기밀문서는 모두 이미 23년 전에 5.18사료편찬위원회가 책으로 엮어서 공개한 것들입니다. 새로운 게 아니죠. 5.18기록관 홈페이지에도 전자책 형태로 올라와 있습니다.

새로운 주장은 세 가지 정도인데, 먼저 1980년 6월 3일 주한미국대사가 본국에 보낸 문서에 폭동, 공산당 요원과 김대중 추종자가 부추겼다는 표현이 있다는 것입니다. 유튜브 영상에서는 슬쩍 빼고 언급했는데, 출처가 계엄사령부입니다.

같은 문건에서 주한미대사는 신군부의 발표가 신뢰도가 낮다, 결론으로 널리 받아들여질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 <김양원 PD>
주장만 있고 출처와 평가를 뺀 셈이군요.

◆ <송영훈 팩트체커>
네. 두 번째는 민주화운동 기간 중에 시민들이 인민재판을 벌이고 실제 처형된 기록이 있다는 것인데, 해당 내용이 있는 문서 다음 날 나온 보고서에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니 주의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당시 신군부의 역조작정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 <김양원 PD>
마지막 주장은요?

◆ <송영훈 팩트체커>
당시 시민들이 먼저 무장을 하고 헬기에도 직접 발포했다는 기록이 미국 기밀문건에 나온다는 건데요. 문건 원문을 보면 한국의 방송 뉴스에 뭐가 나오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정리한 내용입니다. 당시 언론보도는 신군부가 통제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습니다.

◇ <김양원 PD>
정리하면 그나마 이번에 새로 나온 주장들도 내용의 앞뒤를 자르거나, 당시 상황을 유리한 쪽으로 왜곡한 거군요.

◆ <송영훈 팩트체커>
네. 유튜브 등의 영상물의 특징이기도 한데요. 활자 매체는 읽으면서 잠깐씩 생각을 하고 판단을 할 수 있는데, 즉 주도권이 읽는 나에게 있는데 영상매체는 아무래도 말하는 이가 주도할 수밖에 없죠. 보는 이는 보고 듣는 데에 집중하게 되니까요. 그래서 유튜브에 가짜뉴스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건 제 의견입니다.

◇ <김양원 PD>
사실과 의견을 확실하게 구분해 주시네요.

◆ <송영훈 팩트체커>
네.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야 하는 것은 시청자나 독자 분들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양원 PD>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송영훈 팩트체커>
네 감사합니다.

◇ <김양원 PD>

지금까지 송영훈 팩트체커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 YTN PLUS.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