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우편함
세상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마음속에 우편함을 하나씩 두고 있다.
그 속에는 개개인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누군가는 우편함 속 이야기를 전부 꺼내 보여 주기도 하고,
누군가는 우편함밖으로 아무것도 새어 나오지 못하게 꾹 닫아 놓는다.
우편함을 열어 보여 줄지 말지는 주인 마음인데,
우리는 왜 그토록 그 속의 내용을 궁금해할까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독이 되어 그의 우편함이 영영 안 열릴지도 모를텐데.
그래서 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우편함이 열릴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시간 말이야.
우편함 속에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쌓일 때마다 묵혀 왔던
이야기들이 하나씩 풀어 내야 우편함 속 어딘가에
'공감'이라는 공간이 생길 테니까. 꽁꽁 묶어 넣어 두었던
너의 이야기를 꺼내 봐.
눈물로 번져 알아보기 힘든 슬픈 기억도 괜찮아.
상처로 찢겨 꺼낼 엄두도 못 냈던 아픈 기억도 괜찮아.
그저, 너와 내가 가득 찬 우편함을 열어 조금씩 흘려
내려보낼 수 있게.
그렇게 비워진 공간에 행복한 기억들을 채울 수 있게.
혹시라도 남은 공간에 나의 공감도 자리하게 해 줘.
또 다른 나쁜 기억이 숨어 들어가지 않도록.
- 전승환 '나에게 고맙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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