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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광화문광장 고치겠다는 박원순, 이번엔 "시민 뜻 담았다"

인주백작 2020. 2. 14. 13:06


또 광화문광장 고치겠다는 박원순, 이번엔 "시민 뜻 담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에서 열린 시당 청년위원회와

서울시 청년청의 청년 당정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이 '새 광화문 광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2년 만이다. 이번엔 "시민 뜻을 담았다"고 했다. 2018년
그는 왕복 10차로인 광화문 앞 세종대로를 6차선으로 줄이고 광화문 광장을 넓히는 안을 내놨었다. 
 
일제 강점기 시절 훼손됐던 경복궁 앞 월대 복원까지 포함하는 '박원순식 광화문 광장' 계획은 당시 행정안전부 등의
반대에 부딪혀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2년 사이 절치부심한 박 시장의 새 광화문 광장은 어떤 그림을 담고 있는지 들여
다봤다.
 

"전면 보행하는 광장, 단계적으로 추진"

"전면 보행광장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월대 복원은 문화재청과 협의한다." 
 
서울시가 13일 내놓은 '새로운 광화문 광장 시민소통 결과 발표'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광화문 광장이 국가의
중심 공간인 만큼, 광화문 일대를 아우르는 종합 발전계획을 올해 안에 수립하겠다는 것이 이번 발표의 주요 내용이다.
 
큰 틀에서 보면 2년 전 발표한 '넓은 광장, 월대 복원'안은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달라진 것은 방식이다. 박 시장은
지난해 9월 '시민소통'을 내세웠다. 국제 설계 공모까지 마치고 지난해 1월 설계안을 내놨지만, 정부와 시민단체의
반대를 경험하자 나온 대안이다. 당시 지적받은 교통체계 문제와 소통 부재를 보완하겠다는 취지였다.  
 
이번 발표에 광장 건설 계획과 관련한 구체적인 청사진보다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대한 언급이 주를 이루는
이유다. 시민의 뜻이라는 방패를 앞세워 일단 '새 광화문광장' 조성과 관련한 분위기를 띄우고 관련 여론을 타진해보
려는 포석으로도 비쳐진다. 
 
[사진 서울시]

[사진 서울시]

"시민, 세종문화회관 쪽 도로 광장화 선호"

서울시는 새 광화문 광장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시민대토론회'와 '공개토론'을 비롯해 '현장소통', 온라인
소통을 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이 광장 인근 5개동을 직접 찾아갔고, 종로구청에서 주민 260여 명과 '끝장 토론'도
했다고 설명했다. 
 
설문조사도 했다. '시민 대토론회'의 시민 토론단 268명과 일반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서울시는
"응답자의 70~80%가 현재 광장의 문제점과 광장 개편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또 "차도로 단절되지 않고 누구나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전면 보행광장'을 최종목표로 하는 것에 대부분의 시민
의견이 일치했다"고도 했다. 서울시는 "다만 전면 보행광장을 한 번에 조성한다면 시민 불편 등 현실적 문제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시민대토론회에서 참석자의 64.9%가 '세종문화회관 쪽 도로를 광장화하는 '서측편측광장'을 단기적 추진
방안으로 선호했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광화문광장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딥 서피스’ 투시도. [사진 서울시·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광화문광장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딥 서피스’ 투시도. [사진 서울시·뉴스1]

 

서울시 "세종대로, 시민 뜻 반영해 설계안 확정"

서울시는 "당초 사직로를 광장으로 전환하고 정부서울청사를 우회하는 U자형 우회도로를 계획했지만, 차량정체
심화에 대한 시민 불편 최소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현재 노선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세종대로에 대해선 "시민 뜻을 반영해 전문가와 함께 구체적 계획안을 마련해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설계안을
확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넓어질 광화문 광장에 대해서는 "꽃과 향기, 숲과 그늘, 아름다운 풍경과 시민의
다양한 활동이 어우러져 채울 수 있는 공원 요소가 담긴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구상안을 내놨다.
 
[사진 서울시]

[사진 서울시]

광화문 집회와 시위…4월부터 이동시설물 설치

서울시는 주말마다 집회와 시위가 이어지는 점을 고려해 오는 4월부터는 세종대로 편도방향에 가변식 이동시설물을
두기로 했다. 양방향으로 언제든 버스 통행이 가능하도록 하고, 경찰청과 협의해 광장과 세종대로 연접부에 차단시설
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광화문 광장 일대의 집회와 시위로 인해 지역 주민이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4월부터 버스노선도 신설한다.
집회에 따른 '소음'문제와 관련해선 오전 0시부터 해뜨기 전까지 옥외 집회 또는 시위를 제한할 수 있는 법 개정안을
국회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집회와 시위 금지장소에 '특수학교'를 넣어, 100m 이내에선 집회나 시위, 행진을 할 수 없도록 해 학생들의 학습권
을 보장하겠다는 내용도 포함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 운영 시민위원회'를 구성해 광장 비움의 날 신설과 확대, 대규모 관 주도 행사의 단계적
축소방안, 현행 10원(㎡·시간)인 광장사용료 현실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 소통의 결과를 담아 전문가 등과 구체적 계획을 마련해 나가고, 필요하면 시민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며 "많은 시민이 문화적으로 즐길 수 있는 행복한 공간, 대한민국의 국민에게 자랑스러운 공간으로서 거듭
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사진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또 광화문광장 고치겠다는 박원순, 이번엔 "시민 뜻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