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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중국인 감염자 치료 때문에 내 건보료 오른다?

인주백작 2020. 2. 8. 07:58

JTBC

[팩트체크] 중국인 감염자 치료 때문에 내 건보료 오른다?

by. 이가혁 기자 입력 2020.02.06. 21:42 


 

국내 1번 확진자, 중국 여성 오늘 퇴원

'무상 치료'가 알려지며 나오는 반응은…

"건보료 또 오르겠네"

 

외국인 감염자 치료해주면 건보료 오를까?

 

[기자] 

우리나라로 여행을 왔다가 국내 첫 확진자가 된 중국 여성이 오늘(6일) 18일 만에 퇴원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우리가 낸 건강보험료로 중국인이 치료받았다" "건보료 올라가는 소리 들린다.

치료비 받고 퇴원시켜라" 같은 반응이 적지 않았습니다.

 

[앵커] 

네, 진짜 건보료와 상관있는 것인지, 이가혁 기자하고 팩트체크를 해 보겠습니다.

일단 우리나라가 치료비 다 댄 것은 맞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주 팩트체크에서도 저희가 정리를 해드렸는데요. 

감염병 환자 치료는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환자 개인에게 치료비를 부담시키지 않는 것이 국제보건

규칙상의 원칙이고요.

 

또 우리 법에도 명시가 돼 있습니다. 

감염병예방법 제67조 9항 '외국인 감염병 환자의 경비'는 국고 부담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뭐냐? 인터넷에만 봐도 질병관리본부가 펴낸 감염병 관리 지침을 잘 볼 수가 있는데, 감염병이

타인에게 전파되는 걸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니까 돈 부담 때문에 병에 걸려 놓고도 제때 신고를 하지 않

거나 숨기면, 오히려 감염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국고 부담이라고 돼 있으니까, 우리 건보료하고는 관계가 없는 게 맞다고 보면 되겠네요?

 

[기자] 

그렇죠. 관계가 없습니다. 

여행 목적으로 왔다가 확진된 이 감염환자 치료비는 애초에 우리 건강보험재정에서 빠져나가는 게 없습니다.

 

국고와 건보재정은 서로 다릅니다. 

국고는 예산, 그러니까 국회가 짠 나랏돈입니다. 

격리 치료비로 29억 원 같이 복지부 방역 대응 예산이 이미 짜여있고요.

 

모자라면 정부 예비비를 씁니다. 

반면에 건보재정은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직장 또는 지역 가입자가 내는 건보료로 만듭니다. 

건강보험 가입자를 위해 쓰는 목적 외에 정부가 다른 용도로 손댈 수 없는 돈입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 치료가 끝나고 어떻게 병원에 치료비가 지원되는지 그 절차를 보면 더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내국인 또는 건보에 가입한 외국인일 경우를 먼저 보면요. 

의료기관에서, 그러니까 병원에서 "치료비를 달라" 이렇게 신청서를 관할 보건소를 통해 국가에 냅니다.

 

그러면 이 중에 보험처리가 되는 항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심사를 해서 건보재정으로 병원에 지급을

하고요. 나머지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국고에서 지급을 합니다. 

하지만, 오늘 퇴원한 중국인 환자처럼, 건보 가입자가 아닌 외국인의 경우에는요, 건강보험과는 상관없이,

중앙정부가 예산으로 병원에 바로 지급합니다.

 

다른 것을 알 수 있겠죠? 

이렇게 치료비 지원 비용이 어디서 빠져나가는지를 보면, '외국인 감염자 치료 때문에 건보료 오른다'

이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어쨌든 감염병 치료비가 느는데, 건보료도 늘 수 있지 않겠냐" 이런 우려도 할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 볼 수가 있는데요. 

이번 사태 환자 규모가 어떻게 될지 아직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례를 참조하면요, 당시 내·외국인 합쳐서 국내 발생 환자가 4700여 명이었고요,

이때 건보재정에서 메르스 치료비로 나간 돈이 118억 원입니다.

 

이건 이 2015년 전체 지출한 건보료 48조 원의 0.02% 수준입니다. 

전체 재정에 미칠 영향이 극히 미비한 수준입니다. 

현재 위험 수준만 놓고 보면, 이 정도 치료비 지출로 건보료 재정이 나빠진다거나, 그래서 건보료를 인상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건 무리가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한마디로 감염자 무상치료는 건보료 인상하고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죠?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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